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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달 세시 풍속 - 오천년 역사를 이어온
원영주 지음, 임양.김명곤 그림 / 계림닷컴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딸아이에게 1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때가 언제냐고 물으니 '생일', '어린이 날', '크리스마스'라고 한다. 이에 덧붙여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도 떠올리는데..
이런 모습을 보면서 요즘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주는 생활 문화는 과연 어떤 것인가 찬찬히 되돌아 볼 수 밖에 없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했던가? 아이들에게 서구적인 풍습과 얇은 상술로 만들어진 날들을 챙기게 하는 대신에 우리 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가슴 가득히 안겨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책은 우리 조상들이 생활 속에서 지켜내던 세시풍습을 살필 기회가 되어서 여간 기쁘지 않다.
농사를 짓고 살던 예전의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과 풍요로움일 것이다. 그런 풍요와 건강을 바라는 마음이 세시 풍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에서는 달별로 중요한 세시풍습을 소개하면서 농사짓던 생활에서 너무도 중요했던 절기도 함께 소개한다. 절기와 세시풍습을 구지 구분하자면 절기는 태양의 흐름에 따라 나눈 24절기이고 세시 풍습 역시 농사와 계절과 관계가 깊은데 우리가 흔히 아는 명절과 절기상의 주요한 풍습이 모두 이에 속하게 되는 것이다.
달별로 첫페이지에는 풍속도를 엿보여주는 듯한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든다. 각 월별로 행해지는 주요 세시풍속을 그림 속에 담아서 첫장에서 보여주고, 다음은 세시풍속과 연관되는 동화를 한 편 소개한다. 설날의 야광귀 이야기,단오에 창포로 귀신을 물리친 이야기,추석이 된 신라 여인들의 잔치 '가배'이야기 등을 이 부분에서 만날 수 있다. 설명보다는 이야기 중심의 부분이라서 저학년 아이들에게도 쉽게 다가올 대목이기도 하다.
달 별 이야기 소개 후에는 한 달에 2번 정도 들어있는 절기를 소개하고 다음에 세시풍속을 소개한다. 절기가 24개 있는건 알지만 정확하게 잘 몰랐는데 달별로 소개되니 기억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쉽다. 또한 세시풍속을 소개하면서는 사진자료와 더불어 행해졌던 놀이나 먹던 음식의 의미 등도 함께 살필 수 있다. 또한 중간에 숨은 정보로 아이들이 오방색동저고리를 입던 의미나 정조가 중화절을 만든 이유, 차례와 제사의 차이점, 나쁜 귀신을 막는 여러 가지 풍습은 책 속에 숨겨진 또 하나의 즐거운 정보 페이지이다.
1년 12달 계절에 의지하고 하늘에 의지하면서 농사를 짓던 우리 조상. 그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소중한 세시풍습을 편리함에 젖었다는 이유만으로 가볍게 여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우리 것이 얼마나 소중하며 그것을 지켜나가고 알려주어야 하는 의무가 우리 어른들에게 있음을 알기에 두고두고 살피면서 우리 아이와 함께 선조의 세시풍습을 찾게 될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