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시선을 가진 작가

바다의 풍경 1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7년 3월

너무도 유명한 작가지만 부끄럽게도 이번 책을 통해서 겐지로를 처음 만났다. 명성처럼 그의 글 속에는 기교가 아닌 사람 냄새로 가득 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표지만으로는 바다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소년의 모습에 서정적인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움에 대한 이야기이가 짐작했었다.
겐지로는 인간의 자연과의 조화로움..그 속에서 아버지의 자취를 따라 성장하고 이해하는 소년의 모습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자 했다.
아버지의 자취를 따라가는 소년 겐지로를 통해서 독자는 그의 아버지가 추구했던 자연 속에서 조화롭게 살고자 했던 것을 엿볼 수 있지만 소설을 읽다 보면 이 외에도 갖가지 생각해 볼 사회 문제를 만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학생들과 선생님간의 전체 토론 부분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커서 어부나 농부밖에 할 수 없다"는 선생의 말에 아이들은 '그래..공부 열심히 해야지..'혹은 자존심이 상하다는 것 대신에 토론을 통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가는 장면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자신을 비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지금 농업이나 어업에 종사하는 부모를 욕되게 한다고 항변하던가 자신은 그런 직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하는 부분, 더 나아가서 현실적으로 이런 직업이 격하되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고 그 원인부터 따져야 하지 않냐고 하는 아이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선생은 고개를 숙여 사과 할 수밖에 없는 과정..그리고 이런 토론을 통해서 선생과 학생의 소통이 부분적이라도 이루어 지고 있는 일본 교육의 면모도 엿볼 수 있었다.
일방 통행으로 이루어지는 우리의 교육과는 분명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더 부러웠는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소키치의 행로를 따라가면서 변화하는 현대화 사회에서 너무 평가 절하되고 있는 농어업의 가치를 알아야 한다는 사실과 현대화 속에 병들고 있는 자연을 조화로운 가운데 보존하고 공존해야 한다는 사실, 학교 교육의 문제점 등을 다양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

다소 설명적이고 교훈적이라는 느낌이 군데군데 스며들어 있지만 겐지로는 분명 따스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가꾸고자 하는 작가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