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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의 무섭고 징그럽고 끔찍한 동물들 ㅣ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40
로알드 달 지음, 김수연 옮김, 퀸틴 블레이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어쩔 수 없는 어른인가봐~]
우리 집에서 로알드 달의 인기는 그야말로 대단하다. 아이들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알게 된 로알드 달의 작품에 열광하면서 초등1학년 때 벌써 로알드 달의 베스트 시리즈를 다 읽어 버렸다. 사실 그의 대단한 상상력에도 불구하고 엄마인 나는 조금씩 감이 안잡히는 대목들을 접하게 된다. 이번 작품에서는 여지 없이 '난 어쩔 수 없는 어른인가봐~'를 연발하고 말았다.
이번 작품은 로알드 달의 독특한 발상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무섭고 징그럽고 끔찍한 동물들로 과연 어떤 것을 생각하는가?
너무도 영리해서 자아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햄이나 베이컨이 되는 자신의 운명을 알아채고 먹이를 주러오던 주인을 잡아 먹어 버리는 돼지, 아이를 잡아먹는 악어, 바로 지금 너를 잡아먹으려는 사자와 침대 안에서 슬글슬금 기어올라오는 전갈, 못된 녀석을 잡아먹는 개미핥기, 먹을 걸 달라고 졸라대는 뱃속의 괴물까지...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폭소를 자아내면서 낄낄 거리고 웃게 만들기도 하는데..어른들에게만 유독 끔찍한 동물로 확실하게 느껴지는건 왜일까? 로알드 달은 틀에 박혀있고 정형화된 어른들의 상식에 여지없이 돌을 던져버린다. 아이들은 받아들이지만 어른들은 왜? 라고 묻게 만드는 상상력을 유창하게 드러내고 있다. <달팽이가 된 두꺼비>에서는 확실한 목소리로 작가는 말한다. 두꺼비를 타고 여행을 하고 그 두꺼비가 달팽이로 멋진 새로 변한다는 사실을 어른들은 왜 경험하지 못하고 아이들만 경험하게 되는 걸까? 그 행간에 숨은 뜻은 "아이들의 멋진 상상력만이 모든 걸 경험하게 하지.."라고 말이다.
기발한 상상력인걸..대신에 '이게 도대체 뭐지?'라고 생각하고 만 나도 역시 어쩔 수 없는 어른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