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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탐험대 8 - 테마로 보는 우리 역사_ 주거
김향금 지음, 이상미 그림, 한필원 감수 / 웅진주니어 / 2006년 12월
평점 :
[우리 선조의 주거 역사를 한 눈에 ]
책 장을 넘기면서 우와~를 연발하게 되는 엄마를 보고 아이는 뭐라고 할까? "그게 그렇게 재미있어?"라고 묻는 딸에게 "정말 너무 신난다, 얘~"라고 엉뚱한 말을 하고 말았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시야를 넓혀 줄 수 있도록 조금만 앞서 가자는 생각으로 책을 들여다 보는데 사실 엄마인 내가 배우는게 더 많다. 과학이나 역사 ,지리..모든 면에서 우리가 자랄 때보다 다양한 자료와 책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테마로 보는 우리 역사인 한국사 탐험대 시리즈 역시 새로움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관심을 갖고 보는 책이다. 이번 책은 우리 나라의 주거 변천사를 체험할 수 있는 알찬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우리 주거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온돌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물론 지금은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전통온돌은 자취를 찾기 힘들지만 말이다. 온돌문화가 시작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궁금증이 앞서면서 책에서 그 자취를 하나씩 더듬어 갔다.
구석기 시대의 사람들은 모닥불을 피우고 생활했고, 신석기에는 움집 안에 화덕을 놓아서 불이 번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사용했다. 그리고 고구려에 이르러 온돌의 조상이랄 수 있는 쪽구들이 나왔다고 한다. 고구려에서는 방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입식 생활을 했고 방 한쪽에 부뚜막을 길게 엮은 듯한 쪽구들을 만들어 놓고 신을 벗고 이 위에서 온기를 취했다고 한다. 방 한 쪽에 마련된 쪽구들이라니 지금 생각하면 여간 어색하지 않다..가만히 생각하니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주몽에서도 이런 쪽구들이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막연히 돌침대 같은 것이 구것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바로 쪽구들이었다는 것을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온돌과 마루집은 고려에 들어서 나타나기 시작했고 좀더 보편화 된 것은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라고 한다.
각 시대별로 특이한 주거문화를 소개하는 페이지 또한 이 책에서 찾는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고구려 때는 지금과는 달리 신랑이 신부측에 무릎을 꿇고 사정하여 신부를 얻고 답례로 돈과 곡식을 신부집에 주고 들어가 살았다고 한다. 이렇게 처가집 안에 마련된 사위집을 서옥이라고 하는데 지금과는 다른 이 결혼 풍습이 아이에게도 아주 인상적이었나 보다.
온돌과 마루의 유래 뿐 아니라 삼국의 기와와 별돌의 차이를 사진 자료로 섬세하게 비교할 수 있고 기와의 구조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이 나와서 각 부위의 명칭또한 익힐 수 있다. 대청 마루의 구조와 전통 한옥의 구조 또한 책 속의 탐험대와 함께 즐겁게 배울 수 있다. 아이들 책이라고는 하지만 우리 역사의 모르는 부분을 알아 가는 재미는 어른인 나에게도 커다른 즐거움을 준다. 예전에 이런 재미를 느끼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느끼면서 그래도 아이를 키우는 지금 그 재미를 아이와 함께 느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마지막으로 한국사 탐험대 주거편을 읽으면서 이 책이 단순히 정보 전달로 끝나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고 싶다. 마지막 아이들과의 주거 탐험을 마치면서 우리 나라의 전통 가옥 구조가 사라지고 대신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아파트. 그 아파트가 가족이 함께 모여 행복하게 사는 주거 공간이기보다 재산과 부를 상징하는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진정한 주거문화의 의미를 책 마지막에서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다는 점에 높은 점술를 주고 싶다.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한옥마을을 이번 봄에는 아이와 꼭 나들이 해보자고 다짐하면서 기분 좋게 책 한 편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