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를 꿈꾸며 황종희의 명이대방록 Easy 고전 11
김덕균 지음, 이예휘 그림,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삼성출판사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백성이 주인되는 나라를 꿈꾸며...]

황종희라는 사람에 대해서 전혀 들은 바가 없었으나 동양의 루소로 불린다고 하기에 그의 진가를 알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황종희라는 인물은 모르지만 루소라고 하면 사회계약설을 통해서 왕의 절대적 권력을 비판했던 인물이 아닌가?

황종희는 명말 사람으로 반청운동을 하다가 막히자 [명이대방록]을 통해서 새사회의 청사진을 제시한 인물이다. 그가 쓴 명이대방록은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의 주인을 누구로 보는가 하는 것이다. 당시 모든 권력이 왕과 관료들에게 모였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민중은 왕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 발 아래서 허덕이고 있던 것이 비일비재했다. 황종희는 전제군주를 올곧게 비판하고 그대적인 안목으로 대안을 제시했다.

황종희는 군주는 손님이고 백성은 주인이라 표현하고 신하는 군주의 명령이 백성에게 합당한지 안한지를 비판해야 하는 인물로 군주와 신하가 백성을 매개로 계약된 사이라고 말한다. 즉, 백성이 주인인 국가라는 공동체가 있기에 군주와 신하의 관계나 존재도 성립된다는 것이다. 국가의 주인은 왕이 아닌 백성이라는 주장은 당시의 전제군주하의 획기적이면서 근대적인 사상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황종희는 치세와 난세가 반복 순환된다는 순환사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소극적으로 운명론에 빠지지 않고 현세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개혁과 실천을 준비하는 현실 중심의 실학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현실적인 문제를 냉정하게 파악하고 미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황종희는 중국의 근대시기 지식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었던 것이다.

처음에 책 소개를 보면서 동양의 루소 황종희라는 문구에 대강 이 사람이 국가에 대한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겠구나 짐작을 했다. 그러나 책을 통해 만나본 황종희는 동양의 루소라 불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다. 루소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사상으로 백성이 주인인 국가를 외친 인물이었던 것이다. 근대적 사관을 가지고 모든 백성이 주인되는 나라를 꿈꾼 황종희를 알았기에 이제는 루소를 서양의 황종희라고 불러야 되지 않을까 싶다. 서양중심의 세계사를 배우고 알게 모르게 그 교육에 익숙해진 우리 모습을 잠시 뒤돌아 보면서 서양이든 동양이든 과거든 현재든 사람사는 곳에서는 소수의 권력이 부당함을 느끼고 전체 백성이 나라의 주인임을 주창한 사람은 공존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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