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세상에 혼자라고 느끼는 이들을 위한 위로>

 

처음 읽게 된 츠지무라 미즈키 작가의 소설이다. 일본에서 이미 대중적인 인기와 감동을 주었다고 알려진 소설이다. 600페이지가 넘는 묵직한 분량이지만 소설을 손에 쥔 순간 독자는 외톨이 소녀 고코로가 되어서 순신간에 거울 속 외딴 성에 빨려들고 말 것이다.

 

나도 이미 거쳤던 순간,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 아이도 거쳤던 순간, 학창시절 중에서 가장 힘든 순간을 떠올려보면 중학교 무렵이 아니었던가 싶다. 몸도 마음도 가장 혼란스럽고 자신의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시기, 그리고 나 아닌 누군가를 따돌리고 괴롭히는 문제가 가장 대두되는 때도 그때가 아닌가 싶다. 지나고 나면 다 그러려니 하지만 그 한가운데 있는 아이들에게는 세상이 무너질만큼 힘든 순간이 바로 그때가 아닌가 싶다.

 

소설 속의 주인공 소녀 고코로. 중학생이 되어서 한달만에 학교 가기를 거부할 만큼 학교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버린 아이다. 짐작하듯이 학교에서 누군가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마음을 상처를 입은 아이 고코로. 왕따를 하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별뜻 없이 한 말이다. 그냥 재미로 한 말이다. 라고 하는데 상대가 상처를 받으면 그건 폭력이 된다. 고코로 역시 누군가로부터 감정의 폭력을 당한 상태가 되었다. 얼마나 괴로울까? 느끼면서도 현실에서는 어른들의 관여로 그 상황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세상에서 자신만 외톨이라고 느꼈을 고코로는 방안의 커다란 거울을 통해 외딴 성으로 빨려들게 된다. 현실이 아닌 판타지의 세계를 선사한다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다. 그곳에서 또 다른 6명의 아이들을 만나게 되는 고코로. 거울 속 외딴 성으로 아이들을 초대한 이는 늑대가면을 쓰고 있는 소녀. 늑대가면 소녀는 아이들에게 일정한 시간을 주고 그 시간동안 성 안에 숨겨놓은 소원 열쇠를 찾는 사람에게 소원을 이뤄준다는 제안을 한다.

 

이곳을 받드시 다시 와야 하고 매일 와야한다는 규칙도 없지만 아이들은 하나둘씩 성안으로 모여들어 함께 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마치 학교에서 그렇게 하듯이 말이다. 서로 게임도 하고 비밀 이야기도 하고 그러면서 서로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 되고 친밀해져 간다. 그러던 중 모두가 한 중학교의 학생임을 알게 된다. 서로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고 싶은 아이들은 소원을 이루면 거울 속 성에서의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는 사실이 싫어서 함께 소원 열쇠를 찾지 말자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이곳이 사라지더라도 서로를 알고 싶은 마음에 함께 현실에서 만날 약속을 하게 되는데....

 

소설의 마지막이 가장 충격적이고 감동적인 반전을 주는 작품이다. 재미를 주는 판타지소설적인 요소와 더불어 청소년기 아이들이 갖는 외로움과 자존감의 상실을 다독여주는 감동을 주는 책이다. 작가는 어떻게 이런 상상을 했을까? 부모보다 친구가 더 중요해지는 때가 있다. 친구들로부터 거부당한다는 느낌을 받아 세상이 무너지고 혼자라고 느껴지는 외로움을 겪는 아이들이 있다면 츠지무라 미즈키의 <거울 속 외딴 성>을 보여주고 싶어진다. 세상은 너 혼자만이 아니라고, 그리고 정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건 바로 너라고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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