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최선을 하지 않아도 좋아>

한창일 때 유행하던 광고의 문구가 기억난다.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물론 아직도 그러하다. 일등만 대접 받는 더러운 세상. 그리
많이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한동안 부자가 되는 법, 일등이 되는 법, 성공하는 법에 대한 책이 얼마나 유행했던가? 일등을 인정하는
세상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일등이 아닌 사람들을 생각하는 힘도 훨씬 넓어졌다는 것이 현재의 달라진 점인 거 같다. 일등은 대단하지만 소수의 일등이
아닌 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세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거라고 볼 수 있겠다.

작년 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텔레비전에서 얼핏얼핏 보았던 보노보노가 주인공인 책이 있었다. 나보다 오히려 아이들이 더 관심을 보였던 책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의 작가 김신희.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어린날의 감성도 떠올리면서 마음이 치유됨을 느꼈는데 작가의
신작이 새로 나왔단다. <아무 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인생에서 느끼는 긴장된 순간마다 이런 말을
해줄 이가 있었다면...하면서 말이다.

유교적인 가치관이 아직까지도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 나라에서 우리는 자신보다 타인에 대한 배려, 그리고 부모에 대한 효도, 나라에 대한
충성등 나를 위하기 보다 남을 위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교욱을 받고 자랐다. 틀린것은 아니지만 하나만 수정한다면 나보다 남을 먼저 챙기는
것에 대한 생각을 달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때가 되었다고 본다. 나보다 남을 위하는 것보다는 남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나를 챙기는
것이 너무너무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대가 높아지는 것이다. 지금의 50대 이하의 세대는 아마도 이러한 생각에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세상이 변하고
가치관이 변하면 생각도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게으른 것은 나쁜 것이다. 그건 나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남에게 보여지는 나보다 나를 위한 시간과
생각이 필요하고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작가는 하나씩 이야기하고 있다. 나 역시 그에 동감한다. 나를 위한 삶을 사는 것이 먼저이지 남에게
보여지는 나를 위한 삶이 먼저는 아니니까 말이다.
고양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뒹굴뒹굴 나또한 그러한 표지의 모습을 연출하면서 살기도 한다. 그 시간이 얼마나 행복하고 따뜻한지 모른다.
남에게 보여지는 것보다 나를 위한 한가로움 때로는 게으름도 필요하다. 나를 충전시키면서 더 나은 삶을 위해 살아가는 것, 그게 바로 사회에서
모나지 않게 어울려 사는 방법이기도 하니 말이다. 이제는 인정해야 할 때가 아닌가.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