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 순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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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의 공간 한국의 산사를 만나다>

 

 

 

 

우리나라의 산사 7곳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소식은 반갑기 그지없다. 종교와 무관하게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 문화재를 좋아하는 사람들 모두 우리나라 사찰을 안가본이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한국인에게 산사는 자주 찿게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숨을  쉬면서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 언제든 찾아가면 만날 수 있는 경치좋은 곳에 위치한 우리나라 사찰에 대해서 소중함을 잘 몰랐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아름다운 산에 위치한 사찰 7군데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창비에서 출간된 이번 책은 특별판이라고 해야겠다. 그동안 모았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시리즈와 판형이나 표지도 다르지만 무엇보다 저자 유홍준 교수의 말처럼 산사를 위해서 다시 쓴 글이 아닌 기존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소개된 글 모음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역별의 모음집을 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사찰만 따로 모아서 만나는 것도 무척 반갑다.

 

 

201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이라는 이름으로 등재되었다. 처음 책을 접하면서 흥미로웠던 것은 기존에 익숙한 사찰이나 절이라는 명칭대신 '산사(Sansa)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이다. 같으면서도 뭐가 다른 느낌이 든다. 영어표기의 temple 대신 'Sansa'라고 하면서 수행공간의 의미를 강조하는 모나스트리(Monastery)라고 한 것도 인상적이다. 처음부터 산에만 사찰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 한국적 사찰로써 산사의 미와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나라마다 다른 사찰의 특색에 대한 설명도 서문에서 충분히 배울 수 있다. 사암이 많은 중국이나 인도에 석굴형의 사찰이 많고 일본에는 인위적으로 만든 정원식사찰이 있고 우리나라는 산세와 어우러진 곳에 사찰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등재된 7곳의 산사는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 봉정사, 부석사, 통도사이다. 해인사는 이미 등재되었고 화엄사는 일주문 안에 템플스테이 숙소가 있어서 제외되었다고 한다. 책에서는 이 모든 곳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미처 다루지 못하거나 미흡하다고 여기는 곳을 제외하고 선암사, 대흥사. 봉정사, 부석사와 북한의 두 곳과 다른 곳을 담고 있다. 답사기를 읽은 이들이라면 익숙한 글이 눈에 뜨이겠지만 이렇게  산사편으로 한데 모아두니 함께 읽기 좋아 나름 만족스럽다. 산에 가서 만나는 절이 다 같은게 아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을 때는 거기가 거기인 듯하지만 얽힌 이야기를 알고 역사를 알면 더 많은 것이 보인다. 예전이 미처 챙기지 못한 수덕사의 수덕여관, 그리고 그 곳에 있는 이응로의 암각화, 선암사에서 휘 지나쳤던 추사의 현판, 처음 본 순간부터 반해버린 내소사의 꽃창살....

 

 

 

가을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되는 산사 이야기. 유네스코에 등재되었다는 기쁜 소식과 더불어 잊고 있었던 산사의 아름다운 건축물의 모습,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산세와 어우러진 사진을 만나는 것이 행복하다. 더구나 가보지 못하는 북한의 사찰 2곳 묘향산 보현사, 금강산 표훈사에 대한 소개도 있다.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산사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번 가을에 지인들과 영주 부석사를 가기로 했는데 이만으로는 아쉽겠다. 함께 산사답사기를 꼼꼼히 읽고 아직 가보지 못한 공주의 마곡사, 법주사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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