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과 유적으로 보는 한국사 이야기 1 - 선사 시대부터 통일신라 시대까지
지호진 글, 이혁 그림 / 웅진씽크하우스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아는 만큼 보이는 우리의 조상의 얼]
 
내년이면 초등 3학년이 될 자녀를 두고 올해부터 역사책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 접근이라 하면 엄마의 공부보다는 자녀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역사책이 무엇인가를 찾는 작업일 것이다. 그런데 아이가 좋아할 만한 역사책을 찾다보니 얼마나 그 종류와 짜임새가 다양한지 그 책 찾기 재미에 아이보다 엄마인 내가 먼저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자랄 당시는 딱딱한 교과서 외에는 그렇다할 역사책을 만나지 못한 탓이 책의 다양함에 더 흥분하게 된다.
 
이번에 만난 [유물과 유적으로 보는 한국사 이야기]시리즈는 유물과 유적에 국한한 한국사의 흐름을 엿볼 수 있기에 나름대로의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유물이나 유적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이보다는 사회적 흐름을 잡아주는 것이 대부분의 역사서가 갖는 특징이기 때문이다. 흐르듯 지나치는 유물에 대해서 좀더 세세한 설명이 항상 아쉬웠기에 의미있는 도서로 자리잡을 것 같다.
모두 2권의 책으로 된 이 시리즈의 1권은 선사 시대부터 통일신라 시대까지의 유물과 유적을 다루고 있다. 목차는 한 눈에 시대의 유물을 알아 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시대 구분을 해서 그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로 정했는데 이때 유물의 이름 앞에는 그 유물의 쓰임새나 특징을 담고 있어서 목차만으로도 시대별 유물정리가 되는 것이다.
 
빗살무늬 토기를 보고 왜 빗살무늬가 있는지 왜 밑이 세워지지도 않게 뾰족하게 생겼는지 그 궁금증도 모두 풀린다. 빗살무늬는 농사를 짓는데 꼭 필요한 비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것이고 끝이 뾰족한 것은 불에 데우거나 흙모래 바닥에 그릇을 세우기 편리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유물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간간이 나오는 만화 또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집약해서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 아이들은 특히 이 만화로 집약 정리된 부분을 아주 좋아한다.
커다란 고인돌을 세우는 과정이나 거푸집을 이용해서 청동칼을 만드는 과정도 만화부분으로 접할 수 있다.
유물이나 유적이라는 부분에 집중해서 설명을 들으니 평소에 궁금했던 부분이나 혹은 모르고 대충 지나쳤던 부분에 대한 지식이 생겨서 박물관에 가도 대충 지나치지는 않을 것 같다.
건물에서 암기와와 숫기와 그리고 암막새와 수막새가 어떤 것을 가리키는 지도 책에서 배울 수 있었다.
아이가 제일 흥미로워 한 부분은 올 여름에 보았던 다보탑의 사자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보탑에는 모두 4개의 사자상이 있었는데 일본인들에 의해서 모두 약탈된 것으로 추정되고 지금은 하나만 남았다고 한다. 10원짜리 동전에는 이 다보탑이 새겨져 있는데 1983년 이전에 만들어진 동전에는 다보탑의 사자상이 나타나 있지 않다고 한다. 문화재의 중요성을 뒤늦게야 인지하고 사자상을 동전에 표현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당연히 아이와 집안에 있는 10원짜리 동전을 모두 뒤져서 비교해 보는 재미도 느꼈다.
 
책을 읽으면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세부적으로 유물 하나하나의 명칭을 자세히 가르쳐 주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비파형청동검과 세형청동검의 구분이나 구석기 시대의 찍개, 끌개같은 것은 구분히 모호해서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교과서에서 너무나 많이 보아서 혹은 박물관에서 흥미롭지 않게 만나서 그런지 그 가치를 너무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작은 이야기를 하나하나 모아 귀담아 들으니 이제는 그냥 박물관이나 유적지에서 보는 그렇고 그런 유물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우리 조상의 얼이 됨을 알게 된다. 아는 것만큼 느낄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 혹은 박물관에서 수박 겉핥기로 다녀오는 아이들을 위해서 엄마롸 자녀가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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