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 이덕무 청언소품
정민 지음 / 열림원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 쉼표를 찍어줄 간서치 이덕무의 청언소품>

 

 

이덕무 하면 우리집에서는 책만 읽는 바보 간서치로 통한다. 간서치라는 말을 이덕무를 통해서 처음 알았던 거 같다. 책을 읽으면 좋지? 왜 바보라고 하냐면서 어린 아이들이 너무나 궁금해했었던 기억은 벌써 10년이 훌쩍 지나버린 과거의 일이 되었다. 지금은 대학생이 된 딸아이에 아직도 간서치 이덕무에 대한 기억이 남았을까?

 

 

 

열림원에서 이번에 나온 이덕무 청언소품 <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이 책은 초판된지 20년이 지나서 새롭게 단장을 하고 나왔다. 강산이 바뀌어도 두 어번은 바뀔만한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다시 새옷을 입고 책이 나온다는 것은 오래도록 그 책을 다시금 기억하고 다시 보고싶어 하는 이가 있다는 뜻이 아닐까?

 

 

 

요즘 이덕무를 모르는 이는 없을 듯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 도서 중에도 있지 않았나  싶은데 여하튼 이덕무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이는 아니다. 18세기 서얼출신이라 하면 능력이 있어도 관직에 나갈 수 없는 이들, 유독 서얼 중에서 뛰어난 인물이 많은 것은 그만큼 자신의 처지에서 한탄하는 대신 공부를 하고 세상에 관심을 가졌던 이들이 많은 탓일까? 이덕무는 삶이 그리 평탄하지 않았다. 늘 가난과 함께 하면서 힘든 생활을 해야 헸고 36이라는 늦은 나이에 정조의 규장각의 초대 검서관으로 발탁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늦은 나이인데 과거 36이면 얼마나 늦은 나이일까? 책을 줄곧 읽고 글을 쓰는 그의 모습을 잘 아는 이들이 그를 추천했다고 하니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독서와 글쓰기가 아니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은 이덕무의 『선귤당농소蟬橘堂濃笑』 전문과『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 일부를 우리말로 옮기고 평설을 보탠 책이다. 저자 정민 선생은 이덕무의 글을 읽다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워서 책을 내고자 했다는데 무엇이 그의 마음을 그리 움직였을까? 이덕무를 맑은 영혼의 소유자라 칭한 이유는 그의 글에서 찾을 수 있다.

 

 

 

말투나 세상을 보는 관점은 다를지 모르나 세상을 대하는 태도는 동서고금이 일맥하는 면이 있는 듯하다. 원문은 한자이기에 읽을 엄두도 못내겠지만 한글로 풀어쓴 글도 지금의 정서로 이해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에 저자 정민 선생의 평설이 이덕무의 글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너름 바위에 몸을 누이고 자연의 일부가 되고 싶은 마음, 폐병에 걸린 어머니의 기침소리에 마음 아파 어머니 병이 낫기를 기원하는 아들의 마음, 사물에 대한 세상에 대한 그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바쁘고 쉼없는 요즘 시대에 잠시 생각의 여유와 깊이를 느낄 시간이 주어진다. 그래서 이덕무의 글에 쉼표를 붙일 수 있는 느낌이 든다. 글 하나씩 마음이 여유로울때 혹은 여유롭고자 한 때에 읽으면 좋음직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