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표지만 보고는 사실 아동용 책인줄 알았다. 옷투정하는 아이의 일 정도로 여겼는데..
책을 읽다보니 대상 연령이 분명 청소년이다. 책표지에 작게 올려진 반올림이라는 의미를 그제서야 눈치챘다.
제목은 [옷이 나를 입은 어느 날]
등장인물은 날개옷(옷 사러 갈 때 펄펄 나는 애의 애칭)/요원K(나의 멋쟁이 패션 요원 K)/애정과다(남자 친구 있는 애 )/리더(리더형 인간)..등장인물을 부르는 말부터 익숙치가 않다.
내용은 교복을 입는 여학생들의 옷을 사기 위한 하룻 동안의 동대문 상가 나들이기
그렇지만 옷이 나를 입어버렸다고 말해버리는 이들의 감성을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가 있단말인가? 길에서 흔하게 보는 중고생들의 대화와 이들이 관심이 이 소설 속에는 고스란히 담긴 듯 했다. 독서실에 다니면서 입퇴실 시간을 쉽게 바꿀 수도 있고 이런저런 핑계로 용돈을 타내는 기술도 익히고 있고 거추장스러운 교복 대신 준비한 옷을 입고 세일러문처럼 변신을 하고 도도하게 거리를 거닐기도 한다. 너무 특별한가? 아니다 너무도 평범한 요즘 아이들일거라고 생각된다. 이들이 옷을 사기 위해서 상가를 거닐면서 나는 묘한 경험을 한다.
바로 내가 아닌 옷들이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다. 네모진 머리를 거부하는 모자면 자신을 사달라고 간절히 말하는 샌들이면..나에게는 이 모든 옷들이 말을 거는 듯하고 옷이 아닌 내가 옷에 입힌 듯한 착각까지 드는데..
가끔은 일상에서 뭔가 틀어진 듯 일상이 낯설게 다가오는 재미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더군다나 변화가득한 심성을 가진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는 말이다. 그들의 감수성으로 읽어본 일상에 눈높이를 조금 달리해서 그들의 시선에 맞추어 보게 된다.
나도 틀어지고 싶은 날에는 세일러문 변신 주문을 외워 볼까나?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