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눈 April Snow K-픽션 21
손원평 지음, 제이미 챙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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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지 않은 그러나 있을 수 있는 상처에 대해>

 

 

손원평이라는 이름만 보고 덥썩 읽고자 한 책이다. 손원평의 첫 장편인 <아몬드>를 읽고 청소년기 자라는 남다른 그 소년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는지 모른다. 있을 수도 있는 그러나 흔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는 한 소년, 그리고 그 소년의 주위에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그렇다고 다수를 차지 않는 소년이 인상적이었다.

 

그녀의 작품으로는 두 번째로 읽게 되는 <4월의 눈> 제목에서부터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4월이면 봄인데 눈이 온단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설마 했겠지만 올해만 해도 봄에 눈이 내리고 강원도에는 4월에도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었으니 그리 이상할 일도 아니다. 그렇지만 분명 흔한 일은 아니다. 4월에 눈이 내리면 누구나 한 마디씩 거들게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봄에 눈이 내리다니. 날씨가 미쳤군."하면서 말이다.

 

손원평은 이번 <4월의 눈>이라는 작품에서 있을 법하지는 않으니 있을 수도 있는 그래서 갸웃할 수도 있는 일들을 그려내고 있다. 한마디로 있을 수는 있으나 흔하지 않은 상처를 다룬다는 말이 되겠다. 부부가 살면서 서로에 대해서 권태를 느끼고  혹은 경멸하는 순간은 언제든 찾아온다. 이유가 무엇이든 사춘기처럼 분명 앓고 지나가는 일이다. 여기 한 부부도 헤어짐은 운운하는 부부가 있다. 삶의 권태를 벗어나고자 외국인을 상대로 게스트하우스처럼 받는 변화를 꽤하기도 하지만 이내 아내는 다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감정의 늪에 빠져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있다.

 

이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나는 아무 이유를 찾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생각도 했다. 그처럼 부부에게 이혼은 늘 지나가는 홍역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아내가 결혼생활에 부재하는 이유를 알고는 힘들겠다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된다. 남편의 권유로 원치 않은 검사를 해서 아이가 사산되었다고 생각하는 아내의 생각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10달 품은 아이를 품에 안을 수 없는 엄마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낟. 그래서 그녀는 결혼생활에 스스로를 부재 시키고 남편은 그런 아내와 헤어질 수 없음을 알면서도 괴로워하는 나날을 보낸다.

 

그리고 그들 앞에 불현듯 방문을 취소하고 그리고 불현듯 오겠다고 나타난 먼 나라에서 온 여인 마리. 마리는 왜 갑자기 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다시 왔을까?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은 나타나지 않지만 이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 역시 4월의 눈처럼 있으면 이상하지만 있을 수도 있는 아픔을 겪었겠구나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원치 않는 상황의 아픔을 경험할 수 있다. 인생은 예측할 수 없으니 말이다. 나의 4월의 눈은 왔던가? 아니면 올것인가? 그때 평범하지 못한 경우의 슬픔이 나만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주저앉을 필요는 없다. 누구나에게 이상하고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그 아픔이 사실은 누구에게나 특별하게 오고 있으니 말이다. 작가가 말하고자 한 것은 바로 그것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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