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생태놀이 (양장) 사계절 생태놀이
붉나무 글.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은 자연물을 이용해서 어떻게 놀아야 하는 지 깜깜하다. 우선 논다는 것보다 어떻게 대하고 알아보아야 할 지부터가 난감하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보여주고 알려주고싶은 마음에 들꽃에 하나씩 관심을 기울이면서 자연을 조금씩 느끼게 된 초보엄마에게 이 책은 자연을 알고 자연과 함께 놀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고마운 책이다.

봄에는 봄에 피는 나물과 꽃을 알아보고 먹을 수 있는 나물은 나물무침을 하고 봄꽃으로는 화전을 부쳐먹는 놀이도 소개된다. 봄나물은 대개 새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길가에서 보던 그 흔한 나물이 바로 이거였구나..하면서 그림을 보고서야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세밀화가 아니기도 하고 꽃이 그려있지 않아서 긴가민가 하는 것도 있었지만 나물별로 한데 모아놓은 사진을 보고 잎을 비교해보니 알 것 같았다. 화전을 하거나 식물 표본을 만드는 방법을 보고는 내년을 꼭 기약하면서 아이들이 즐겁게 책을 읽기도 했다.

여름에는 푸르르게 자라는 나무와 냇물에 사는 벌레와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나뭇잎을 이용해서 탁본뜨기, 나뭇잎 물감찍기, 나뭇잎 도감 만들기까지...아직까지 해보지 못한 놀이가 이렇게 많다니...나뭇잎들이 모두 모여있는 페이지를 보면서는 여름에 보았던 나뭇잎들을 기억하면서 요것조것 찾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냇물에 사는 벌레나 물고기에 대한 것은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지만 조릿대를 이용해서 나뭇잎 배를 만드는 것을 보고는 여름에 만들었던 나뭇잎 배를 떠올리기도 했다. 조릿대 배만 만들 줄 알았는데 나뭇잎 마다 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서 아이들이 흥미롭게 놀잇법을 배울 수 있다.

가을에는 역시 가을 벌레와 열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귀뚜라미를 사육하는 방법을 보고는 얼마전에 키우다가 죽은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기억하고 울기도 했다. 땅 속에서 가을 준비를 하는 많은 벌레들이 그려져 있는데 이 벌레들을 사진이나 세밀화로 만나지 못하기에 이름만 알게되는 아쉬움이 남는다. 땅강아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보려면 다시 도감을 뒤져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지금과 맞는 겨울..이 겨울에는 나무의 겨울눈을 살피거나 나무껍질 탁본뜨기 같은 생태놀이가 소개된다. 겨울눈의 그림과 나무 껍질 사진이 잘 나와서 당장 아이와 책을 들고 아파트를 한 바퀴 다 돌았다. 나무의 눈이 있는데 왜 생길까 평소에 너무 궁금하던 차였는데 이것은 바로 잔가지가 떨어져 나간 자리란다. 잔가지가 떨어져 나가고 남은 아픔이 눈이 되었나 보다고 했다.

처음에는 책을 통해서 모르던 자연물의 명칭을 많이 알겠지 하면서 세밀한 도감을 기대했다. 물론 자연물에 대해서 많이 알기는 하지만 세밀화 도감하고는 분명히 다르다. 이 책은 모르는 식물이나 곤충의 이름도 알려주지만 주는 아이들에게 생태를 이용해서 어떤 놀이를 즐기고 자연과 함께 할 것인지 알려주는데 더 많은 부분을 담고 있다. 일반도감에서는 찾을 수 없는 자연과 함께 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나면 내내 아이에게 "엄마, 아빠, 함께 공원에 가요~~"라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될 것이다. 
컴퓨터 게임을 한다는 소리보다 얼마나 좋은가? 자연을 즐기자고 조르는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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