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학집요 - 교양으로 읽는 율곡의 성리학 청소년 철학창고 15
이이 지음, 최영갑 옮김 / 풀빛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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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가장 흥미로운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어려운 말로 어렵게 가르치기에 아이들이 철학의 참맛을 모른다...고 어느 작가분의 강연에서 들은 말이다. 이미 성인이 된 나에게도 철학과 사상이라는 말은 친근하지도 않고 게다가 부담감을 주는 말이기는 하다.
풀빛의 청소년 철학창고를 만나면서 우선은 철학이라는 말보다는 청소년이라는 말에 솔깃했다. 그만큼 어렵지 않은 말로써 풀었겠거니 하는 기대감에 슬며시 철학이라는 분야에 발을 담그고자 하는 맘에서였다.

율곡 이이의 [성학집요]를 접하면서 가장 먼저 자신에게 솔직하고자 했다. 내가 이 책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상식을 총동원하여 드러내고자 했지만 드러낼 것이 없었다. 지은이와 책이름 외에는 달리 꺼낼 것이 없다는 점에 얼굴을 붉혔다. 입시교육을 통해서 남은 거라고는 저자와 저서명 혹은 그분의 중요한 업적을 달달 암기한 흔적만이 남았다.
아무 것도 담지 않은 백지 상태에서 율곡 이이의 [성학집요]를 만나면서 본문보다는 책에 대한 해설과 배경에 대한 지식을 먼저 습득하는 것이 순서였다.
가치를 알고 접하자는 마음과 더불어 익숙하지 않은 내용을 무작정 읽기보다는 틀을 잡고 읽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책을 읽게 되는 청소년들이나 어른들에게 본문의 내용보다 가이드 내용이 더 확실하게 익혀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율곡이 [성학집요]를 만들게 된 배경을 살피면 단순히 자신의 저서로 남기자는 의도에서가 아니라 성군으로 보다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도록 임금인 선조에게 바치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래서 [성학십도]는 성현의 길로 이르기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유학경전과 역사서를 참고하여 구성되었다. 큰 줄기는 [대학]의 체제를 따라 수기(자신을 수양하라), 정가(집안을 바르게 하라),위정(정치를 잘 하라)의 순으로 내용을 담고 있다.그리고 마지막에는 성현도통이라 하여 도를 전하는 성현의 계통을 담았다.
율곡은 성리학의 기본이 되는 성현의 모습을 이루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에 대한 수양이 이루어지고 다음에는 가정을 평안하게 다스리고 마지막으로 온 백성을 위한 성군으로써의 정치를 하여야 함을 말하고 있다. 성현이 되어야 성군으로서의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기인한 것이었으리라.

[성학집요]를 읽으면서 말로만 듣던 [대학][논어][중용][공자]등 많은 고전의 참맛을 조금이나마 느끼며  무엇보다 율곡이 이 책을 선조에게 바치고자 했던 그 마음을 생각하면서 글을 읽으니 성현들의 말을 통해서 임금이 성현으로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자 당부하는 충심을 알 수 있었다. [성학집요]가 무엇보다 가치있는 저서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성리학을 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성리학 모음집의 의미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글모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율곡 자신의 생각이 함께 하고 우리 조선에 필요한 수용을 하고자 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임금이 성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바친 책이라고는 하지만 이는 모든 사람이 바라는 사람됨의 길잡이가 될 만한 책이라 여겨지기에 누구의 손에나 들려지기를 원하는 책이다.
이론보다는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실천적인 측면을 강조했던 율곡의 사상을 [성학집요]를 통해서도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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