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 정신병원의 속 이야기
임시욱 지음 / 보민출판사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울타리_임시욱

 

정신병원을 주제로 한 장편소설에 이끌려 임시욱 작가의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삼인칭 관찰자 시점의 소설이다. 나는 있지만 남자라고 표현하며 제삼자의 시선에서 이끌어가는 소설이다. 조금은 낯설지만, 심리와 세밀한 필체가 마음을 확대경으로 해부하는 백미를 지닌 장편소설이다. 자칫 난해하며 난독에 빠져 무안한 인내심을 요구하기도 한다.

임시욱 작가가 시인의 문체로 제삼자의 관점에서 내밀하고 치밀하게 써 내려간 장편소설이다. 다소 어지럽고 복잡하며 수렁에 빠져드는 느낌이 든다. 시적 감각과 표현이 혼재되어 있다. 그런데도 하나하나 뜯어보고 해부하며 감정의 기복을 느껴보는 재미가 있다.

일반 소설을 읽듯이 소설을 대하면 당혹스럽고 당황할 수 있다. 그러나 문체에 묻어나는 심리적인 충돌과 내면의 소리를 집중하면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고 만다. 처음 100페이지 고비를 넘어 속도감 있게 새로운 소설의 형태와 진면을 보여주는 장편소설이다.

같은 톤의 목소리와 서술법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기에 작가의 필법에 놀랐다.

참으로 신선한 소설이었다. 내면에 고뇌를 엿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남자는 고향을 떠나 살고 싶다는 소망을 지니게도 됐다. 어디라도 상관없이 그저 아는 사람만 없으면 됐다. 집이 팔리지 않아 실행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솔직히 두려움을 갖기도 했다. 어쨌든 맘은 늘 타향을 동경했다. -P22

 

다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알았다. 처지를 말하지 않았으나 포기하기에는 부족되지 않았다. 보내기 싫다며 아쉬워했다. 다시 나오라고도 했다. 대답은 했다. () 엎어지게 만들고 잦혀지게 해야 한다는 충고도 받았다. 체질이 아니라고도 했다. 훈수를 들으며 이어왔어도 성과는 내지 못했다. -P29

 

아침부터 책을 읽다 서쪽 햇빛을 받을 때의 느낌과도 다르지 않았다. 남자는 친구에게 빌린 삼국지가 좋아 고픈 줄도 몰랐다. 오줌만을 누고는 들어가기도 했다. -P78

 

희경이는 육 개월을 채우지 않고 딸과 같이 돌아왔다. 다른 이는 오지 못했다. 알려 하지도 않았다. 어서 오라고만 했을 뿐이다. 물론 기다렸다고도 했다. 버리지 않은 편지를 보면서도 그 맘을 헤아려보기도 했다. 고맙다는 인사도 했다. 유골은 바다에 뿌렸다. 딸은 엄마의 뜻에 따라 떠나지 않았다. -P349

 

 


 

 

 

#울타리

#임시욱

#장편소설

#보민출판사

#정신병원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포옹
필립 빌랭 지음, 이재룡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포옹_필립 빌랭

 

단순한 열정아니 에르노의 여성판 장편소설에서 그의 독자이자 애인인 필립 빌랭의 포옹남성판 소설이라고 한다. 아니 에르노의 필체로 써 내려간 남성판 단순한 열정인 셈이다.

20대 대학생인 필립 빌랭과 33세의 나이 차이인 아니 에르노의 50대 애정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조금은 직선적이고 직관적인 소설이다. 그런데 모두 사실에 입각한 소설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모든 것은 독자의 못일 것이다. 서산에 걸린 태양에 하늘이 온통 붉다.

 

왜냐하면 그것은 공적인 인물과의 만남이었고 나한테서 그녀와 나의 관계를 듣는 모든 사람은 한결같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났는지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열정의 일개 독자에서 작가의 애인으로 변했으니 그 과정에 관해 이야기를 해야만 할 것이다. -P17

 

종업원이 계산서를 얹어 접시를 내 앞에 내밀 때면 나는 불편했다. 그러면 그녀는 재빨리 계산서를 낚아채면서 비자카드를 꺼냈다. 그녀는 페미니즘이 할 일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군이라고 했다. -P34

 

나의 질투심은 처음에는 시도 때도 없이 툭툭 불거졌다. 그녀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 행동 하나만으로도 그녀의 책을 다시 읽은 뒤에 야기된 고통이 되살아났다. 단순한 열정에 묘사된 것과 똑같은 것들을 그녀가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P45

 

A에 대한 그녀의 숭배를 떠오르게 했다. 그녀의 방도 우리들이 지낸 사랑의 밤만을 생각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남자를 닮았다는 점 때문에 그 대체물로 사용되는 비현실적인 시간과, 내가 아닌 다른 존재의 역할을 하면서 그녀의 욕망에 매춘하는 그 신화적 공간 속으로 나를 끌어들여 그들의 격정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P52

 

진실은 내 글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 질투심으로 인한 내 고통의 심장부에 있다는 확신이 든다 P60

 

나는 A. E.를 가까이할 기회가 있었던 모든 사람들, 그러니까 그녀에게 만남을 요청했던 독자들, 그녀가 우리의 성교 횟수까지 털어놓던 그녀의 여자친구, 그녀를 진찰했던 의사를 질투했다. 이름이나 속내 이야기, 억양, 혹은 닮은 표정 등을 통해서 A의 그림자가 다시 튀어나올 수 있는 모든 존재를 질투했다. -P82

 

나는 그녀를 좀 더 내 곁에 간직하고 우리가 함께했던 모든 것, 우리가 가보았던 모든 장소, 우리가 사랑을 나누었던 모든 호텔 방들을 회상하고자 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면 틀림없이 이 책과는 전혀 다른 책을 썼을 것이다. -P102

 

#포옹

#필립빌랭

#문학동네

#단순한열정

#아니에르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년의 고독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민음사 / 200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년의 고독_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많은 사람의 찬사와 꼭 읽어보라는 말에 시작했다. 참으로 인내심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특히 문화적인 배경과 다양한 이름이 혼란스럽게 한다. 역시 단순한 것 같지만 가족사에 얽히고 얽힌 근친상간의 관계가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다. 1권을 넘어 2권에 중반부에 이런 생각에 확신이 들었다. ‘백년의 고독이 결국 돼지 꼬리의 자녀 출산으로 시작해서 돼지 꼬리 자녀 출산으로 끝이 난다. 과연 가족 간의 근친상간과 스스로 몰락이 고독과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가. 특히 요즘 들어 난독증에 걸린 것 같은 내가 오히려 비이상적으로 느껴진다. 너무 쉬운 문장인데 도대체 텅 빈 머릿속을 생각하며 나의 지금을 자문해 본다. 난해하지만 단순함 속에 정말 이거 뭐지이렇게 나의 인내심을 시험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백년의고독

#가브리엘가르시아마르케스

#민음사

#1982노벨문학상수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순한 열정 (무선)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순한 열정_아니 에르노

 

책은 다른 책을 소개해 준다. 그래서 나는 독서는 연결이라고 생각한다.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화제작이다. 짧은 서평들을 읽어보니 호불호가 확실한 것 같았다.

한 마디로 자신의 불륜을 팔았다. 뭐 뻔뻔한 것 아니냐. 혹은 자신의 사생활을 사실에 근거해 감정과 고뇌로 예술적 문학의 경지로 승화시켰다. 등으로 나누어졌다. 결국 평론은 독자의 몫이 아닐까 한다. 더욱이 놀란 것은 책의 두께다. 너무 얇아서 잘못 주문했는지 알고 한참을 확인해야 했다.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평론가가 작성한 글의 양도 작가의 글 밥에 못지않다는 사실이다. 정말 노벨문학상이 이렇게 위대하단 말인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평론가들이 언제나 대단하고 부러운 것이 사실이다. 더 이상의 서평은 필요 없다. 그냥 읽어보고 판단하면 될 듯싶다.

 

나는 그 사람이 내게 남겨놓은 정액을 하루라도 더 품고 있기 위해 다음 날까지 샤워를 하지 않았다. 우리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랑을 나누었는지 헤아려보았다. -P16

 

내가 그 사람을 떠올리는 행위와 환각 사이에,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한 나의 기억과 광기 사이에는 차이점이 전혀 없는 듯했다. -P47

 

그 필요성의 극에 다다른 지금, 써놓은 글을 찬찬히 읽어보니, 놀랍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열정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갈 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감정들이다. 그것은 출판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세인들의 정상적인가치 기준과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P59

 

나는 그 사람에 대한 책도, 나에 대한 책도 쓰지 않았다. 단지 그 사람의 존재 그 자체로 인해 내게로 온 단어들을 글로 표현했을 뿐이다. ()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바로 사치가 아닐까.-P66

 

운동과 책 읽기와 쓰기는 매일 반복되는 일이지만 나에게 기쁨을 주는 일상적 루틴으로 자리 잡은 습관이다. -P225

 

작가는 어쩌면 글쓰기라는 행위를 통해 잊힐 수밖에 없는 사랑의 기억을 영원히 붙잡아두려 했던 것은 아닐까. 옮긴이의 말_최정수 -P89

 

 

 

#단순한열정

#아니에르노

#문학동네

#2022노벨문학상수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분의 1 - 인생 반전을 일으키는 절반의 철학
유영만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분의 1_유영만

 

인생의 절반, 50대로 산다는 것은 생경하다. 그 이유는 나도 50대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나름 인생의 절반을 살았으니 이젠 세상살이에도 사리가 밝고 이치를 꾀어야 하겠지만 여전히 세상살이는 힘이 든다. 유영만 교수님의 혜안처럼 적어도 아직 가진 것을 움켜쥐고 내려놓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기득권을 놓아 버리는 순간 내 앞에 어떤 고난과 역경이 올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나는 유영만 교수님의 2분의 1을 선 듯 손에 쥐었을 것이다. 사실 내 동생도 유영만이다. 왠지 이름으로도 끌렸기 때문일 거다.

50대를 살아와 이젠 2분의 1로 줄이고, 더불어 2배로 늘려야 할 그것들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다소 글 밥이 글로서 풀어 놓은 것처럼 딱딱한 면이 있다. 조금은 지루해지다가 어떻게 내 마음을 꽤 틀어보았을까 깜짝 놀라기도 한다. 왜 살다 보면 그런 경우를 겪지 않는가. 오래 씹을수록 고소하고 풍미를 느끼는 것처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것들처럼. 유영만 교수님의 2분의 1딱 그렇다. 아주 느리게 꼼꼼 곱씹어 보듯 글을 읽으니 인생철학에 혜안과 그 맛이 저절로 전해진다. 소설책처럼 뚝딱 속도를 내어 읽으려다가 진정성으로 느껴지는 교수님의 철학이 하나도 틀린 것들이 없다. 줄을 긋고 색칠해서 오래도록 간직하고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인생에 막다른 골목에 닿았을 때 책을 펼쳐 본다면 인생의 탈출구가 되어줄 것이다.

특히 교수님의 철학이 딱히 어렵거나 형이 사학적이지도 않다. 알기 쉬운 말로 풀에 해석해 놓았다. 그렇게 인생을 살면서 겪었던 것들을 50가지로 정반으로 줄이고 두 배로 늘려가는 공식을 인생철학을 실어 풀어 놓았다.

한 번을 다 읽고 중간중간 마음에 와닿는 부분을 갈무리해 놓아 언제든 펼쳐 볼 수 있게 가까운데 두었다. 이 책을 통해 유영만 교수님의 50년 인생철학이 내게로 차근차근 독학처럼 가르침을 받는듯하다. 짧지만 함께하는 동안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리가 떨리지 않고 심장 뛰는 일을 찾아 재미있게 하다 보면 의미가 생기는 일이 나답게 살아가는 일이다. 남보다 잘하기보다 전보다 잘하려는 애쓰기가 나다운 필살기를 낳는다. -P7

 

빠르게는 속도전이지만 이르게는 의미전쟁이다. 빠른 사람은 효율을 추구하지만 이른 사람은 효과를 추구한다. -P35

 

근육은 오로지 땀과 노력의 산물이다. -P74

 

검색은 절반으로 사색은 두 배로. -P132

 

운동과 책 읽기와 쓰기는 매일 반복되는 일이지만 나에게 기쁨을 주는 일상적 루틴으로 자리 잡은 습관이다. -P225

 

꼰대는 가방을, 리더는 보자기를 갖고 다닌다. -P227

 

몸을 쓰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몸과 마음과 정신이 혼연일체가 되는 열반의 경지를 경험한다. -P330

 






#유영만

#절반의철학

#2분의1

#인생설계

#동기부여

#자기계발

#인생오십

#인생절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