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의 괴로움
김지하 지음 / 솔출판사 / 199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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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에게 얼마나 고문을 했기에 사람의 정신에 분열증이 생길까? 시인의 못산다라는 표현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 말하는 것이 이렇게도 어려운 일일까?

아픔과 고통의 극한에 고문을 통해 얻어 내려던 정보가 그들의 일이라면. 그렇다면 어딘가 그런 고문을 한 사람이 있다는 거다. 지금 모두 다 고문을 한 사람들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지하 시인은 시를 썼다.

더욱이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들의 화해의 손을 잡기도 했다. 나 같았으면 어림도 없는 씨알 먹히지 않는 소리다. 모두 숨죽이고 찍소리 못할 때, 김지하 시인은 우리를 대변한 사람이다. 그리고 아픔을 못산다라는 시를 쓰며 이젠 그 소리 못산다라는 말로 산단다. 그래서 예술은 위대한가 보다. 김지하 시인의 영면을 기원한다.




 

이젠

더는 못산다

 

나는

띠끌

 

또 나는

한바다 천지

 

한끝 상해도 못사는 걸

 

더는 못산다

온통 죽음

 

내 속을

귀기울여

듣는다

 

못산다 못산다 소리

들끓는 소리

 

그 소리 듣느라

산다

이젠 그 소리로 산다._P65. 소리

 

 


늦가을

잎새 떠난 뒤

아무것도 남김 없고

내 마음 빈 하늘에

천둥소리만 은은하다._P86. 늦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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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 - 개정판
조영래 지음 / 돌베개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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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태일 평전_조영래

 

마음이 먹먹해진다. 노동운동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에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노동운동 10년간 내가 목도한 것들은 투쟁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불의를 보고 나섰고 앞장섰기에 단 한 번의 후회는 없다.

직장 생활에서 얻어지는 당연한 것들이 열사의 사후 20년이 지난 그 당시에도 처절했다.

이후 전태일 열사의 인근에 묻힌 김태환 열사를 생각하면 형이었고, 동료였으며, 노동조합 위원장이었으며, 한국노총 충북 충주시 의장이었다.

요즘 남들이 당연히 생각하는 연차, 월차, 생리휴가, 연장수당, 야간수당 등등 우리는 당연한 것들을 쟁취하기 위해 파견근무와 해고를 견뎌야 했다. 껄끄러운 눈총과 업무 배제를 매일 마주해야 했다. 그리고 해고 노동자의 복권을 추진하고 파견근무를 견뎌야 했다. 세상이 야속했다.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위원장을 돕는데, 한계에 다다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의지와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그런 의지와 변함없는 투지가 오늘을 만든 것이다. 노동운동 그리 녹록지 않다. 그래서 지금도 붉은 띠를 보면 가슴이 뛴다. 더불어 김태환 민주열사의 영면을 기원한다.

 

인간선언. 가난과 질병과 무교육의 룰레 속에 묶여 버림받은 목숨들에게도, 저임금으로 혹사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도, 먼지 구덩이 속에서 햇빛 한번 못 보고 하루 열여섯 시간을 노동해야 하는 어린 여공들에게도,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요구가 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하여 그는 죽었다._P19

 

나라의 법으로까지 보장되어 있는 보다 나은 근로조건을 쟁취하지 못하고 죽은 듯이 혹사당하고만 있는 평화시장 일대의 모든 노동자들이 다 바보라고 생각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그 바보들의 모임인 바보회를 만든다._P155

 

남들은 다 밸이 없어서 죽어 지내고 있는 줄 아니. 즈이들이 무슨 통뼈라고 중뿔나게 나서서 노동운동이니 뮈니 하고 설쳐? 그런다고 뭐가 될 줄 아니. 결국 신세 조지고 피 보는 건 즈이들뿐이라고, 어리석은 것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까지 말할지도 모른다. _P165

 

전태일 사상 : 밑바닥 인간사상, 각성된 밑바닥 인간사상, 완전한 거부_완전한 부정 사상, 근본적인 개혁 사상, 행동 사상_P205

 

삶의 문제는 결국 죽음의 문제이며, 죽음의 문제는 결국 삶의 문제이다. 비인간의 삶에 미련을 갖는 자는 결코 인간으로서 죽을 수 없고, 따라서 결코 인간으로서 살 수 없다. 전태일의 죽음을 각오한 투쟁을 결단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비인간의 삶에 대한 온갖 미련을 떨쳐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_P242

 

데모란 상대편에 대한 대항하는 자의 당당한 선전포고이며, 요구조건이 관철될 때까지 끊임없이, 갈수록 더욱 격렬하게, 위협적인 도전을 감행하겠다는 경고인 것이다._P273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불꽃은 모든 사람의 눈에 빛을 던진다. 불꽃이 아니면 침묵의 밤을 밝힐 수 없다. 허덕이며 고통의 길로 끌려가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삶의 길을 비추어 보이는 것은 오직 불꽃뿐, 불타는 노동자의 육탄뿐._P288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19701113일 낮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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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으로 창비시선 33
김지하 지음 / 창비 / 199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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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선생(김영일 金英一)이 태어난 곳은 전남 목표지만, 삶과 기거, 영면은 강원도 원주다. 특히 토지 박경리 선생의 사위로 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과 함께 원주에서 영면에 드셨다.

그러고 보면 원주에서 글 자랑하지 말라는 말도 과언이 아닌 듯싶다.

매번 김지하 선생의 시집에 관심이 있다가 우연한 기회 선생의 타는 목마름으로를 만났다.

선생의 글은 내가 태어나 한 살에서 두 살 경에 쓰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더 아팠다.

고문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으셨다는데. 엽기적이긴 하지만 고문한 사람도 있을 것인데 그들의 정의와 민족을 위한 행위로 치부한 삶은 온전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그것에 대해 장편소설로 언급할 날이 올 것이다. 그렇게 아픈 마음을 달래본다.

또한 한 시대의 아픔을 시인이 시인으로서 살아내는 것이 녹록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 그 당시 다른 목소리를 냈기에 지금의 온전한 우리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싶다. 더불어 평생 딸을 일구신 나의 부친과 오버랩됨 마음이 위로와 다시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 두 손 모아 영면을 기도한다.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노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내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 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_(타는 목마름으로 전문_P8)

 

 

가슴에

개 짖는 소리 붉게 녹슬고

노을은

차디차게

서편으로 스러져가고

단 한마디

가난한 벗에게

빈 약속조차 지키지 못한 채

손목에 패인 사슬자욱 자취 감추고

남은 것은 긴

비린내나는 悔恨회한_(나팔소리 _P30)

 

새라면 좋겠네

물이라면 혹시는 바람이라면_(푸른 옷 _P74)

종종 나의 부친께서는 마당에 남쪽을 내다보시며 같은 말씀 하셨다.

시인과의 환경이나 입장은 다르겠지만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아버지가 되고 할아버지가 돼야 작게라도 그 마음이 헤아려지는가 보다.

 

 

#타는목마름으로

#김지하

#창작과비평사

#서정시인

#저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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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하나님 나라 - 세상의 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김지희 지음 / 햇살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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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하나님 나라_김지희

 

책을 읽다가 화장실을 가기 위해 지나다가 안방에서 책을 읽는 그분을 발견했다. 그것도 상당히 집중하고 있는 그분. 퇴근해 책상에 올려져 있는 거꾸로 가는 하나님 나라였다. 인스타그램에서 홍보 영상을 본 것 같기도 하고. 이제야 책장을 열었는데, 기독교 간증 도서? 매번 같은 것 같으면서도 책을 받쳐 든 손이 떨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에게도 비슷한 연배의 딸이 있기에 남 일이 아니었다. 잘나가던 저자가 하느님의 좁은 길을 선택하여 이루어낸 기적들을 보면서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 짐을 느낀다.

책을 덮고 그녀의 인스타그램을 타고 들어갔다. 최근 다행히 순산하신 것 같다. 꼭 종교적인 시각으로 시야를 좁혀 이 도서를 접할 것은 아닌 것 같다. 문득 삶을 대하는 태도와 삶의 방향성에 대해 깊이 질문을 남기는 도서라고 생각한다. 태도, 방향성, 질문. 이 도서를 통해 좀 더 멀리 보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이 순간 삶의 방향을 잃었다면, 스스로 질문에 해답을 찾지 못했다면 곡 한 번 종교를 넘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나는 이 도서를 통해 태도, 방향, 질문이라는 세 가지 단어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 땅에서의 그 자체를 위해 준비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준비하며 사는 것이 지혜라는 사실을. () 오직 중음을 묵상할 때 비로소 삶이 삶다워짐을 알게 되었다._P36

 

순종은 결과가 아니라 태도다. 말씀을 이해했기 때문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이해되지 않아도 그 말씀을 내 생각보다 앞에 두는 태도, 거기에서 순종의 한 걸음이 시작된다._P70

 

기대하고, 비교하고, 욕심내기 시작하면 기쁨은 없다. 늘 채워지지 않는 갈망만이 남게 된다. 그러나 전부 버리고 나면, 비로소 모든 것에 만족할 수 있게 된다._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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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리커버)
온다 리쿠 지음, 이지수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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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_온다 리쿠

 

일본 장편소설이다. 꼭 순정 만화를 보는 것 같은 그런 스타일이다.

작은 딸이 대학원을 다니며 발레 학원에 다닌다. 물론 스스로 벌어 대학원도 발레도 배우니 뭐라 할 것은 없다.

발레가 체형을 바로 잡아주고, 무엇보다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많은 것이다. 물론 온다 리쿠의 발레 소설도 그렇게 나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다소 책이 두껍다. 물 흘러가듯 읽고 싶었지만, 다양한 인물과 발레의 고유한 언어로 살짝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래도 발레에 대한 디테일한 서사와 발레와 연관된 환경을 경험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작은 딸을 이해하는 작은 계기가 되었다. 생소한 발레를 접하면서 나름의 환상을 키워볼 생각이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본다. 바라본다. 꿰뚫어 본다, 살펴본다. () 그렇게 생각하면서 머릿속으로 체크할 때였다._P12

 

클래식 발레는 꽃다발이에요.”_P47

 

클래식 발레는 기본적으로 웃는 얼굴로 춰야 하는 모양인데, 춤이 어려운 것인지 불안한 것인지 미소가 딱딱하게 굳어 있는 무용수도 이따금 본다. 그와 춤추는 파트너는 웃는 얼굴이 자연스러워서 보는 쪽도 마음 놓고 감상할 수 있다._P135

 

미시오는 하루와 춤추기 시작하자마자 코앞에서 꽃향기를 느꼈다고 한다. 어머 뭘까. 이 향기는 장미일까. ()꽃이 만발하고 그윽한 향기가 가득했다. 미려하고 관능적인, 터질듯한 꽃잎의 무게로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꽃 더미에 둘러싸여 있는 느낌._P187

 

이 세계는 넓어 보여도 사실은 좁다._P211

 

 

 

#스프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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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발레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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