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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1 - '사건'전후
신정아 지음 / 사월의책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4001’이라는 숫자는 신정아의 수의(囚衣_죄수복) 번호라고 한다.
요즘 세상이 하도 수상하고 미심쩍어 인터넷 검색 중에 내로남불과 함께 불쑥 4001이 소환되었다. 그저 세상을 뒤흔들었던 ‘신정아 사건’, ‘학력 위조 사건’ 등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적으로 내 기억에 왜 희미할까? 2007년 내게 무슨 일이 있었지, 되돌아보니 신정아처럼 끝이 보이지 않은 터널(죽음의 문턱)에서 헤매고 있었다. 내게는 꽁꽁 언 겨울처럼 혹독한 인생의 계절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때의 기억이 희미하거나 잊으려 애를 썼기에 부유한 기억에 접혀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다시 지금. 그녀를 소환하고 있는 많은 언론이 반성하고 있을까? 그러나 지금 시국의 해설자로 나선 그들은 여전히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도 나는 ‘4001’이 ‘신정아’가 자신을 위해 굳건히 살기를 기원한다. 나 또한 그 시절 죽음의 문턱에서 온몸에 품었던 휘발유(증오와 격멸)를 내려놓았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지도 모른다.
(말은 쉽다. 생각보다 나는 뒤 끝이 작열인 사람이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고 부관참시라도 하고 싶은 마음. 언젠가, 아니 조만간)
그녀에게 용서하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단순히 넘어졌으니 일어나 넌지를 털고 다시 걸으면 될 일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잊지 않고 지금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가길 바란다.
단순한 호기심과 관음증 시각이 아니었다면 거짓이지만 적어도 말이 아닌 글로서 그녀의 변명, 또는 해명은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해하려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자는 심사였다.
그러나 이젠 단순함을 넘어 지난 것은 지난 데로, 그리고 앞으로 남은 스스로 인생은 별개이니 그녀의 제2막을 뚜벅뚜벅 걷기를 응원한다.
Ⓑ 사회와 미술의 흐름을 파악해 전시주제를 만들고, 거기에 맞는 작가를 섭외해 작품을 선정하는 일, 그리고 그것을 전시로 엮어내는 사회와 소통시키는 일에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십이다. 그리고 기획은 곧 경영이기도 하다. -P45
Ⓑ “야, 변호사고 뭐고 여자는 무조건 첫 빤스를 잘 벗어야 한다. 첫 빤스를 잘못 벗으면 엄마처럼 된다. 누가 뭐라카든 빤스 끈만 꽉 잡고 있어라잉!” -P182
Ⓑ 시간이 흐르자 이제 나도 사람들의 시선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바로 ‘나’였다. -P419
Ⓑ 내가 예전의 나로 고스란히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나는 어쨌건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나의 삶을 기대감으로 맞으려 한다. 나는 이 말이 하고 싶었다. -P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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