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연가 문학고을시선 30
신기순 지음 / 문학고을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기순 시인의 시집반딧불이 연가을 만나는 순간 표지에 반딧불이를 보고 반가웠다. 실제 반딧불이를 보고 만지고 놀고 했던 기억 저편의 추억들이 스멀스멀 다가오는 것 같았다. 한마디로 나는 아주 촌사람인지라 어린 시절 참으로 반딧불이를 많이 보아왔다. 특히 신기순 시인의 반딧불이에 표현 중, ‘호박꽃 속에 넣어 초롱 만들어/밤길 내딛는 당신 앞에라는 표현은 가히 시인의 상상력과 순수함의 복합적 표현이라는 생각이다.

또한 시인의 시어들에는 지난 시절의 아픔을 사랑과 그리움으로 잘 승화한 작품들이라고 생각한다.

어디 누구 하나 살면서 아픔이 없겠는가. 어디 같은 사연 없는 사람이 있겠는가 싶다. 그러나 그 사연들이 모두 한결같이 같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신기순 시인처럼 시인의 언어를 통해 그 사연을 반추하고 우리 스스로 치료하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신기순 시인의 시에는 그런 의학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치료의 마법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확신으로 굳어졌다.

나는 시를 만나는 사이사이 신기순 시인의 시에 대해 메모한 글들이 있다. 신기순 시인의 시는 눈이 소복이 쌓인 첫 새벽길에 처음 내딛는 발자국 같은 느낌을 지니고 있다. 굳이 기교나 가꾸려는 시어를 떠나, 있는 그대로를 꾸밈없이 바라보게 하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시 사이로 함께 끌어들여 눈 위를 걷게 한다.

그건 신기순 시인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지 이미 함께 눈 위를 걷는 기분이 들게 한다. 시에 묘한 매력이 있어 수수한 서정의 세계로 포근하면서도 시인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따스한 온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 한 편을 통해 나의 어린 시절 때 묻지 않은 설원에 고향마을을 한 바퀴 다녀온 느낌을 준다. 짧지만 그 시간 동안 시인의 시를 아껴가며 따뜻한 온기를 함께 하는 시간이 참으로 행복했다. 그리고 감사하다.


 

[반딧불이]

날이 저물어야 너를 만날 수 있을까/호박꽃 속에 넣어 꽃 초롱 만들어/밤길 내딛는 당신 앞에/길 안내하는 꿈이라도 꾸어 볼까 () 그 별들을 주워 담으며/사랑 노래 부를 수 있다면_P49

 

[들꽃 하소연]

() 바람이 가고자 하면 가야지/나는 그래도 기다릴 거야//나지막한 키를 보아줄/사랑하는 임이 오실 때까지_P73

 


#반딧불이연가 

#신기순 

#문학고을 

#원주시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문 없는 집 달아실 기획시집 47
정우연 지음 / 달아실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문 없는 집_정우연

 

정우연 시인이 함께한다는 동인의 시화전을 다녀왔다. 아직 일면식이 없으나 시화전에 인상 깊은 시어들에 각인되었다. 그리고 시인의 시집을 주문했다. 대문 없는 집이다. 시를 전부 만나고 시인의 시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기승전결을 갖추고 이야기를 품은 향기로운 라고 생각한다. 시 한 편마다 스토리가 담겨 있다. 꼭 시라는 가면 속에 각각에 이야기의 진한 향기가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시집의 첫 시는개소리는 참으로 압권이다. 시인의 의도 속에 사랑과 애정이 묻어있다. 또한 시인의 선하고 엉뚱한 소년 같은 이미지가 전해지는 듯한 발칙한 생각을 해본다. 그 의도에.

정우연 시인의 시는 만나는 중간중간 가슴이 먹먹했다. 그리고 울렁이는 영혼의 소리에 함께 흔들렸다. 이것이 진정 시가 주는 따뜻하고 포근함 임을 나는 인정한다. 여기 시인의 인상 깊은 시를 세 개를 소개한다.

더불어 시인의 시집 출간기념회에 마가렛보호작업장에 500만 원을 후원했다고 한다. 시인에게 삶의 커다란 이정표 앞에 기부라는 결심과 시인의 선한 영향력에 박수를 보낸다. 이것만 봐도 시를 통한 시인의 진심과 진정성이 느껴진다. 이제 시인은 영원한 한 명의 팬을 얻은 셈이다. 엄지손가락을 들어 정우연 시인을 응원한다.





눈 녹아 촉촉한 문전옥답에/잘 익은 거름 내어 뿌린 날/지긋이 깔리는 저녁연기에 묻어/온 동네 덮어버린/봄날 두엄 냄새//여름방학 끝날 무렵/ 집 앞 도랑가 항아리 속/찰랑찰랑 물 채우고/못난이 감자 한가득 품고/지나는 사람 코를 쥐게 하는 감자 삭는 냄새//노랗게 가을이 익을 때/도롯가를 뒹굴며/이 사람 저 사람에게 밟힌 상처로/씨알을 지키려 요동치는/은행알 냄새//추운 겨울 사랑방 한구석/낡은 홑이불에 꼭꼭 쌓여/벽에 걸린 외투에 배어들고/후각을 마비시켜도/맛있는 반찬이 되어줄/청국장 띄우는 냄새_P44계절 익는 냄새

 

여보/인생은 살짝 미쳐야 즐겁대/하고 싶은 것 하고/당신 말대로 활짝 꽃피워봐//수레너미재 우체통에서/한참을 머문 듯/곰팡이꽃 피고/귀퉁이 좀이 슨 채/가을 끝/색 바랜 낙엽 되어//기다리지 않은 엽서 한 장이 왔다_P49 느린 우체통

 

한쪽 다리를 힘겹게 거둬 겨드랑이에 맡겼다/체온이 오른다/바람이 불어 한족이 얼기 전에 다른 쪽으로 바뀌/기대어 선다/그렇게 겨울을 난다//다리 하나를 잠시 병원에 맡겼다/나머지 한쪽에 온몸을 기대고 섰다/평소 신경 쓰지 않던 한쪽이 나에게 물었다/하나로 살 만하냐고,/녹록하지 않다//차가운 바람이 오기 전/홀로 서는 연습을 해야겠다/내 짝과 영원히 함께한다는 믿음도/버리는 연습을 하자/외다리로 서본다/한쪽이 시려온다_P103왜가리

 


#대문없는집 

#정우연 

#달아실출판사

#달아실기획시집 

#시집 

#신간시집






접힌 부분 펼치기 ▼

 

여기에 접힐 내용을 입력해주세요.

 

펼친 부분 접기 ▲

접힌 부분 펼치기 ▼

 

여기에 접힐 내용을 입력해주세요.

 

펼친 부분 접기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왕의 창녀 온우주 단편선 3
정도경 지음 / 온우주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주토끼정보라 작가님의 작품을 접하고 관심을 두게 되었다. 그리고 이어서왕의 창녀정도경 작가의 책을 주문했다. 알고 보니 정도경 작가는 정보라 작가의 필명이라고 한다.

다소 자극적인 소설작품집의 제목과 작가의 저돌적인? 사회 이유를 바라보며 참, 정보라 작가답다는 앙큼한 생각을 했다. 특히 이 작품집은 단편마다 작가가 글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좋았다. 물론 작가는 작품으로 다양한 본인의 입장을 소설 작품에 남겨 놓는다. 그런데 작품 뒤 남긴 후담은 살짝 내면을 보이는 것 같아 작가의 용기와 결심에 놀랐다. 그래도 다양한 해석과 오해에서 그 폭을 줄여주고 작품의 선명성을 담보한 것은 배울 만하다. 특히 정보라 작가를 주목하는 이유는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면 차기 작가로 거론되기 때문이다. 꼭 노벨문학상 때문은 아니지만 작가만이 갖고 있는 정신세계와 색깔을 탐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른 작품도 만나봐야겠다.

접힌 부분 펼치기 ▼

 

여기에 접힐 내용을 입력해주세요.

 

펼친 부분 접기 ▲





 

왕의 창녀 : 탐욕과 욕정의 왕을 암살 사주. 용병 친구()가 왕을 암살하고 남은 비서 겸 나는 왕의 시체 옆에서 용병에게 죽여달라고 한다. 그녀는 총총히 사라진다. 남은 나는 왕의 창녀가 되어.

 

어두운 입맞춤 : 피해자_김인혁(, 32) 죽음에 이른다. 그녀의 아내와 운전사는 드라큘라. 벙어리 삼용이 와 꿈, 전설의 고향이 혼합된 썰.

 

휘파람 : 독재로부터 비행정으로 탈출, 추락으로 다친 몸을 치료하는 아마존 밀림의 의사. 휘파람 언어로 외딴 그 세계에서 안식과 행복을 얻는다. 왜 나는 자꾸 영화 아바타를 한편, 본 것 같은 느낌일까.

 

방문 : 만화로 동봉(소설과 함께 온) 된 이야기. 아버지를 돌보던 동생의 갑작스러운 방문과 속사정. 동생의 죽음으로 화장하고 돌아와 삶을 갈망하는 형의 내면 이야기

 

사흘 : 상형+혜진_마약중독 엄마의 장례를 치르며 상실에 대해 묘사한다. 작가의 말처럼 다시 읽어도 춥다정말 냉랭한 이야기(호러 단편)

 

아이를 안고 있었다 : (약간 호러물) 남자의 두 번 결혼과 아이의 지문을 열심히 닦는 남자. 그의 눈에 보이는, 그와 함께 있는 5개월 아이. 무섭다.

 

Nessun Sapra : 대조국수호전쟁 60주년 다큐(레닌그라드포위전 900), 다니일바실례비치 아바쵸프(대문호)와 아르카디예브나(생존자)의 이야기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 역사서(중세 러시아)의 연대기가 작가 가족역사를 두 가지 버전으로 전개되는 소설

 

달 아래 칼 : 칼 만드는 장인과 욕정에 미친 성주의 달과의 치정_민담을 빙자한 소설

칼 월()에서 영감받아 소설로 섰다능

 

초혼 : 동성애 남남(男男)과 아내 사이. 남편의 묘비 앞에서 회상. 사랑과 결혼에 대한 고뇌. 이건 뭐지?

 

타인의 친절 : 프레즐 가게 채용된 직원. 사장과 인연, 채용 시기 자식의 사망 신고한 날 혼자 남아 자식의 사랑을 담은 물그릇이 엎어진다. 그리고 인정한다.

 

내 친구 존비 : 대학 친구 셋. 엄마와 연결된 선이를 둘러싼 묘한 냉기들. 인생 표류, 약간 호러

 

내일의 어스름 :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생각게 한다. 세대를 이어 자식에게 반추되는 사이비 종교

 

#왕의창녀 #정도경 #정보라 #소설집 #한국소설 #노벨문학상차기작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기로운 마음 생활 - 어른이에서 진짜 ‘어른’이 되는
배우는 시인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슬기로운 마음 생활_배우는 시인(박지수)




 

문우의 시집 소식에 얼른 주문을 넣었다. 슬기로운 마음 생활시집은 한 마디로 마음 돌봄의 시집이다. 일전에 웰니스 관련 벤치마킹을 다닌 적이 있었고 명상 심리 전문가를 만나 냇가에서 명상의 경험이 있다. 그리고 다양한 워크숍에 참여해서 강의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이 시집을 만나 깊은 숲속에 명상하는 기분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챕터를 시작하며 QR을 스캔하여 음악을 감상하며 시와 접목된 시간을 즐겨본다. 박지수 시인의 시와 마음 챙김을 접목한 시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인의 말고 청초한 이슬 같은 마음을 엿보는 맑은 시집이라는 생각이다. 우리 딸들에게 선물해야겠다. 앞으로도 시인의 다양한 도전을 응원한다.

 

 




#슬기로운마음생활 

#박지수 

#배우는시인

#미다스북스

#시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 하루종일 맑음 1
강해랑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 사랑, 하루종일 맑음_강해랑

 

강해랑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었다. 나중에 인터넷에 로맨스 소설임을 알게 되었다. 한동안 활력을 잃고 많이 힘들었는데 그 끝단에 강해랑 소설을 만나면서부터 몸도 마음도 회복기에 들어섰다. 왜 이렇게 몸이 아픈가 생각했더니, 계절이 바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진미우와 박인욱의 사랑이 꽃피우면서 나도 모르게 지난 청춘의 신혼 때를 떠올리게 되었다. 한때는 나도 그런 시기가 있었음을 상기하며 잔잔한 웃음이 남았다. 한편으론 소설가 입장에서 뜨거워진 그 시간과 장면에 묘사에 대해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잘 갈무리해서 한번 적용해볼 만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모처럼의 로맨스 소설을 제대로 만난 것 같다.

 

늘 믿음의 문제다. 의부증이나 의처증 같은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나 자신감의 결여도 큰 문제지만, 사실 스스로가 고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이상 치료는 요원한 경우가 많다. _P15

 

후회가 인간의 영역이라면,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다. 되도록 후회하지 않는 것, 돌아보지 않는 것, 앞으로 나아가는 것. 신처럼 완벽해지려는 게 아니라, 완벽한 신은 이해할 수 없는 불완전한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 _P125

 

정화는 빙그레 웃고 말았다. 저 얼음장 같던 놈이 빠지긴 진짜 단단히 빠졌구나. 도대체 어떤 여자이기에 저놈을 저토록 눈 돌아가게 만들어 놨을까. 아이구, 궁금해라. 정화는 시어머니의 입장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호기심에 휩싸이고 말았다. _P145

 



 

#사랑하루종일맑음 

#강해랑 

#장편소설 

#조은세상 

#로맨스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