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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유용주 지음 / 솔출판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2000년 MBC!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 선정 도서였다. 손에 잡는 순간 분명 읽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달 만에 한 번 만나보자 하고 펼쳤는데 왜 이리 생경한가. 특히 자랑할 것 없는 강릉 유劉씨라니.
산수와 수학이 어두우니 종친의 건너건너 먼 친척뻘이겠지. 가족사에 거기서 거기.
문학을 논하는 톤이 잔뜩 술 냄새가 난다. 그럼에도 곧추세워 새겨들을 말들이 중간중간 살을 애에게 한다. 한 주가 행복했다. 그리고 나에게, 내가 생각하는 문학을 밀고 갈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으니 두 번째 인생도 부딪치고 깨져보리라. 그것이 무섭고 겁이 났다면 시작도 안 했을 터. 깎아 세운 말들이 힘과 용기를 얻었다. 그놈에 술 냄새와 시인이 꼬아놓은 산문만 빼 논다면.

○ 나뭇가지는 아무것도 쥐려 하지 않는다. 오직 공기가 하늘을 호흡하고 있을 뿐._P17
○ 살얼음 살짝 얼었다. 살짝 얼었다면 살얼음은 살이 살짝 얼었다고 살얼음이다. 살 바깥 공기고 살 안쪽은 물이다. 물의 혈관이 보이고 마알간 뼈와 내장이 보인다. 꽃은 그 안쪽에서 꽃대를 밀고 올라온다._P24
○ 앓을 만큼 충분히 앓아야 봄이 온다. 치를 것은 충분히 치러야 비로소 봄은 온 천지에 내려앉는다._P29
○ 사람이란 얼마나 독한 짐승이냐. 사람이 다닌 길에는 잡초 한 포기 제대로 자리지 못한다. 그러니 풀 한 포기를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존재가 사람이다. 독하면서도 슬픈 짐승, 죽이는 것보다 살리는 동물이 되자._P35
○ 시멘트 옹벽은 죽음이다. 생명이 깃들어 살 수가 없다. 금이 가야 생명이 온다. 문학도 마찬가지다. 돌 틈의 문학, 돌담의 문학, 흙의 문학을 하자. 들고 넘나드는 데 아무런 문제가 는 통 큰 문학을 하자. 돌담은 바람과 햇살과 눈과 비를 다 통과시킨다. 통과시키면서도 원형은 그대로 보존하는 것! 돌담은 도道다._P40
○ 무릇 분노하고 저항하지 않는 작가는 진정한 작가가 아니다. 문학은 잠들게 하는 기능이 없다. 오직 후려쳐 깨어나게 하는 기능만 있을 뿐. 더욱 믿음직스러운 모습은 서두르지 않는 그의 보폭이다. 오래 헤엄칠 자세가 되어 있다는 말이다. 문학이 점점 왜소해지고, 자본에 속절없이 투항하고, 화학비료 뿌리고 성장 호르몬 넣어 속성 재배되는 요즈음, 언제든지 잊힐 수 있고 포기할 수 있고 그 틈새를 땀 흘려 일하는 것으로 메울 수 있는 당당한 자세, 한창훈은 오래 참고 견딘다. (…) 한창훈 소설의 미덕은 오래 참고 견딘, 견딜 수 없을 때까지 버틴, 직전의 힘이다. 직전에 터져 나오는 함성, 직전의 아름다움이다._P119
○ 좋은 사를 쓰려면, 세상에 대해, 자기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물어보아야 한다. 질문하는 서정이다. 시는 냉정하기 때문에 왜냐고 묻지 않으면 절대 대답이 없다._P135
○ 활자는 한 번 인쇄되어 나오면 정말 고질 덩어리 아닙니까. 죽은 뒤에도 책임을 져야 하고._P165
○ 문학은 어제도 위기였고 오늘도 어렵고 앞으로도 계속 위태로울 것입니다. 문학은 위태롭기 때문에 지켜야 하고 돈이 안 되기 때문에 지켜야 하고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지켜야 합니다._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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