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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탄생 - 우리가 찍은 낙인의 역사
수레카 데이비스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괴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가? 머리에 뿔이 나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무시무시하게 생긴 모습이 떠오른다. 괴물도 조기교육이 있는지, 우리는 어려서부터 동화나 그림책을 통해 참 무수히도 많은 괴물을 마주하고 살아왔다. 공주 이야기에는 야수나 마녀, 때론 사람이지만 괴물만큼이나 못된 누군가가 등장한다.
근데 괴물은 늘 나쁘고 못되었을까? 괴물은 누구 입장에서 괴물이라고 낙인찍은 걸까? 당연히 괴물은 나쁘고, 괴물을 무섭고, 괴물은 옳지 못하다는 편견이 어려서부터 우리 안에 쌓여있기에 괴물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아닐까?

사실 이 책에 등장하는 괴물은 역사 속에서 임의로 괴물로 낙인찍은, 사회적 괴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내 주장에 설득력을 싣기 위해 일방적으로 괴물이라는 존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우리가 만든 범주를 벗어난다면 바로 그 즉시 괴물이 된다. 분만 중 아이가 죽었을 때, 산파는 마녀가 되었다. (16세기 낙후된 의료환경 속에서도 말이다.) 노예가 탈출을 시도했을 때도 괴물 취급을 당하고, 주인에 의해 죽을 수도 있었다.
각종 신화 속에 등장하는 반인반수의 모습을 지닌 존재만 괴물이 아니라 머리색이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고, 눈동자 색이 달라도 괴물이 되었다. 책 안에 등장하는 한 부부의 이야기 역시 그렇다. 유난히 털이 많은 페트루스 곤살부스와 결혼한 카트린 곤살부스.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1명을 제외하고는 얼굴과 온몸에 털이 가득했다. 책에 초반에 등장한 도판에는 그들의 딸인 앙투아네트 곤살부스의 초상화가 등장한다. 사람이라기보다는 얼굴만 봤을 때는 침팬지나 원숭이처럼 유난히 털이 많이 보인다. 곤살부스 가족을 만난 의사와 박물학자, 예술가들은 이들에 대해 인간과 다른 부류로 낙인찍고 관찰한다. 오히려 동물들은 동물이라고 인정하고 별도의 부류로 놓지만, 곤살부스 가족들은 그보다 더한 대우를 받은 걸 보면 씁쓸하기만 하다.

문제는 이 괴물의 낙인이 현대는 더 교묘하고 악랄하게 바뀌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편견을 넘어서 나와 다른 부류에 대한 적대적인 언행과 행동들을 서슴지 않는 모습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소위 소수자라 말하는 사람들을 향한 횡포 역시 그중 하나다. 도대체 누가 어떤 기준으로 괴물을 규정하는 걸까?
우리가 가진 편견들과 잣대는 지금도 우리 주변에 나와 조금만 다른 모습을 취하더라도 괴물로 낙인찍고 분리시킨다. 인간과 괴물. 과연 이 둘은 명확히 구별이 되는 걸까에 대해 고민을 하게 한다. 나 역시 이 낙인에서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답답함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생각의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다행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