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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주의 라이벌로 읽는 한국사 -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한국사를 바꾼 31번의 선택
신병주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역사를 전공하고 싶을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한국사를 좋아했다. 결국 다른 전공을 삼은 것이 아쉬워서인지 성인이 된 후에도 꾸준히 역사 관련 서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TV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니었지만 늘 챙겨 보는 프로가 있었는데, 바로 이 책의 저자 신병주 교수가 전문가 패널로 출연했던 역사저널 그날이다. 매 주말만 되면 역사를 좋아하는 아버지와 본방을 사수할 정도로 좋아했던 프로그램이 단행본으로 나왔을 때도 꾸준히 읽을 정도였다.
덕분에 신병주 교수가 쓴 책은 신간이 나오면 한 번씩 찾아보게 되는데, 이번 주제는 바로 라이벌이다. 사실 라이벌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인물들이 있다. 아마 조금이라도 역사에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이 책에 등장하는 이름들을 읽으면 라이벌이 바로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마치 실과 바늘처럼 세기의 라이벌들 말이다.
올해 5월에 역사를 좋아하는 큰 아이와 함께 한능검 시험을 준비하려고 마음을 먹고 공부를 하고 있다. 나름 공시족이어서 한국사 공부는 꽤 했다고 생각했는데, 헷갈리는 내용들이 너무 많다. 물론 강의로 들어도 되고, 필수 암기노트도 있지만 자격증을 위한 시험공부로만 끝내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 차에 만나게 된 이 책은 내가 헷갈리던 역사의 사건들을 좀 더 흥미롭고 꼼꼼하게 마주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당장 삼국시대에서 중요한 연대기 중 하나인 642년이 나온다. 꽤 단골로 나오는 문제 중 하나가 이 642년을 기점으로 앞뒤의 역사적 사건을 찾는 것인데, 이 책 덕분에 이제 이 부분은 확실히 이해가 된다. 바로 642년은 훗날 태종무열왕이 되는 신라의 김춘추와 고구려의 연개소문이 만난 시기이기 때문이다. 백제로부터 공격에 의해 사랑하는 딸 부부를 잃은 김춘추는 고구려의 도움을 요청하러 가지만 이들의 만남은 좋은 결과가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고구려로부터 거절을 당한 김춘추는 당을 선택하게 되고 결국 나당 연합에 의해 백제와 고구려는 차례대로 무너진다. 물론 역사에는 만약이 없지만, 이 부분을 읽을 때마다 아쉬움이 남는다. 연개소문이 만약 김춘추와 손을 잡았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일어났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이는 뒤이어 등장하는 백제의 성왕과 신라의 진흥왕의 이야기에서도 등장한다. 오랜 기간 결속되었던 나제동맹은 한강 유역을 다 장악하고 싶었던 신라 진흥왕의 욕심으로부터 깨진다. 물론 자국의 이익이 현재도 상당히 중요하다. 고구려의 위협 앞에 혼인 동맹까지 맺을 정도로 단단했던 이들의 동맹은 또 다른 자국의 이익 앞에 헌신짝이 되어버렸다. 결국 성왕은 전사하고, 그렇게 이들의 동맹은 와해되고 만다.

역사의 상황은 다르지만 사건은 반복된다. 이는 삼국시대를 지나 고려와 조선으로 향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여인천하로 유명했던 문정왕후와 경빈 박 씨, 중종과 조광조, 이순신과 원균처럼 익숙한 인물들도 있지만 광해군과 인목대비, 김상헌과 최명길처럼 이름은 알지만 왜 이들을 라이벌로 그렸는지 떠오르지 않는 내용들을 통해 그 안의 교훈을 찾는 것도 꽤 흥미로웠다.
뿐만 아니라 사람이 아닌!! 라이벌들도 책에 등장하니 이 또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31개의 라이벌 전을 읽다 보니 나름 그들 역시 그 상황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겠지만, 훗날 후대의 눈으로 볼 때 뭔가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적어도 우리는 후대를 살아서 그들의 아쉬운 선택을 목도할 수 있으니 우리 또한 그들과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아야겠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된다. 이래서 역사 공부가 중요한 법인 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