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왕관 - 유럽 왕실을 뒤흔든 병의 연대기
여지현 지음 / 히스토리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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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 공주나 왕자 혹은 여왕이나 왕의 꿈을 한 번도 꾸어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왕이 되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 때문이었다. 마치 어린 시절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과 같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동화 속 공주는, 드라마 속 왕자는 작품 속에서만 그런 모습일 뿐이라는 것. 현실과 상상은 다르다는 것 역시 우리는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여기에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이 과연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세계사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왕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그들의 삶 역시 우리의 삶만큼 녹록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유럽 여러 나라의 왕실의 경우, 가장 유명한 질병이자 가족력은 바로 혈우병일 것이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에게서 시작된 혈우병은 스페인과 독일을 거쳐 결국 러시아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X 염색체 이상으로 나타나는 혈우병은 여성은 X 염색체가 두 개인지라 보인자여도 병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남성의 경우는 X 염색체가 하나이기에 혈우병을 야기한다. 결국 혈우병은 러시아 왕실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실 책 안에는 혈우병 뿐 아니라 주걱턱에 관한 내용과 함께 부자의 질병으로 유명한 통풍에 대한 내용도 등장한다. 근대에 알려진 질병일 거라는 내 예상과 달리 통풍은 기원전 2640년 경 이집트에서 처음 확인되었다고 한다. 히포크라테스 때도 통풍의 임상에 관한 내용들이 등장한다니 놀랍기만 하다. 지금도 통풍은 무척 고통스럽다고 알려졌는데,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그 당시의 이야기는 무척 당혹스럽고 안타깝기만 하다. 통풍과 납중독에 연관성에 대한 부분도 책 안에 등장하는데, 고대 로마는 포도 시럽을 납으로 코팅된 용기에 넣고 끓여서 와인과 섞어 보존했다고 한다. 결국 납은 통풍과 만성 신장질환 등을 일으켰다고 하니 왜 통풍이 부자의 질병이라 불렸는지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 밖에도 온갖 질병(이 정도면 70대까지 살아남은 게 용할 정도다)에 시달렸던 루이 14세는 평생 2,000번이 넘는 관장을 했다고 하는데 그가 앓았던 병만 가지고도 책 몇십 권은 나올 정도로 다양한 질병을 앓은 종합병원이었고, 메리 1세가 앓았던 질병으로 책에 소개된 내용에는 상상임신도 있다. 


 근친상간이나 왕실혼 정략결혼에 의해 만들어진 질병도 있지만, 어쩌면 그들이 앓았던 질병들은 왕국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면서 겪어야 했던 각종 스트레스도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질병은 결국 유럽의 왕실 곳곳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만들어냈고, 그 일로 왕조의 역사와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에도 영향을 미친 걸 보면 과거나 현재나 고통의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사실 또한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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