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 노트
양원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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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6년을 앞두고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던 또 하나의 취미가 생겼다. 바로 필사하기다. 요 근래 자주 보이는 필사 책 덕분에, 나 역시 2025년의 말부터 필사를 하기 시작했다. 


 과거에 비해 손 글씨를 자주 쓰지 않다 보니, 글씨를 쓰는 것 자체가 만히 어색해지기도 했다. 편지를 써본 게 언젠가 싶을 정도다. 필사를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어떤 문장을 쓰면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기왕이면 그리 길지 않은 문장이면 좋겠고, 또 기왕이면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것보다 더 오래 기억하는 방법은 쓰는 것이라는 자기 계발서의 문장들이 연거푸 떠올랐기에 새해를 시작하면서 의지를 북돋아 주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문장들을 써보고 싶었다.



 이미 이 책 전에 필사 책을 한 권 쓰고 있었기에 쓰기만 하는 책도 좋지만, 중간중간 생각해 볼 내용들이 같이 담겨있는 책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쁜 그림과 함께 여러 유명한 사람들의 명언들이 담긴 책 중간중간 저자의 글이 담겨있다. 그저 문장을 따라 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적어볼 수 있는 페이지도 들어있다. 

 72개의 문장과 그 문장을 좀 더 깊이 있게 만들어주는 작가의 시선이라는 페이지가 한 세트다. 빼곡하게 매일을 쓰지 않아도 되도록 구성된 것도 좋았다. TJ인 나는 만약 365개의 문장이 담겨있었다면, 호기롭게 시작했다가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매일을 채워가려고(아픈 날도, 슬픈 날도, 바쁜 날도) 부단히 애를 쓰며 끙끙거렸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매일을 꾸준히 하는 것도 좋지만, 여백처럼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서 필사를 하면 더 진하게 마음에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일주일에 하루 혹은 이틀을 정해서 필사를 하면 1년 안에 이 책에 담긴 72개의 문장과 글을 다 마주할 수 있겠다 싶다. 


 처음에는 그냥 볼펜으로 끼적여보다가, 전에 사두었던 켈리그라피 펜이 떠올랐다. 기왕이면 한 문장은 눈에 들어오게 색다른 펜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 더 선명하고 색다른 필사 노트가 되어 가는 것 같아서 왠지 뿌듯해진다.  





원래는 첫 장부터 차분하게 쓰고 싶었는데, 쓰다 보니 그냥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글을 읽는 방법도 좋겠다 싶었다. 신기하게 내가 그냥 막 펼친 그 문장이 오히려 더 와닿는 것 같기도 하다. 말의 상처를 받아서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을 때 만난 문장 '침묵은 때로 가장 좋은 대답이다.'은 평소와는 다른 깊이를 주었던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하는데, 나는 자꾸 반대가 되려는 조짐이 보인다. 그래서 요즘은 입을 닫는 연습을 부단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때론 대답하지 않고, 말하지 않는 게 더 진한 무언가를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 또한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에서 연결된 또 한 문장이 기억난다. "우리는 매일같이 우리가 하는 말로 평가받는다."라는 데일 카네기의 글이다. 


 필사를 하면서 한 번 더 그 뜻을 곱씹게 되어서 좋았고, 또 그 문장을 풀어내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필사하기 편하게 펼쳐지는 제본도 만족스럽고 특별했다. 빼곡히 내 글씨로 채운 필사 노트의 마지막 장에 다다르면 또 다른 뿌듯함이 생길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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