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수준이다 세계철학전집 7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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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그의 철학이 무엇인 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책을 펼쳐들었다. 시리즈를 계속 읽어오고 있기도 하지만, 표지 가득 담긴 제목이 돌직구같이 느껴져서 더 궁금했다. 이번에도 된통 혼나겠다 싶을 정도의 제목이었다. 이 제목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의 수준이 파악된다."였다.  이 말은 또 꼬리를 물고 내가 쓰는 단어나 말투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데에까지 미쳤다.  한편으로 비트겐슈타인이 철학자가 아니라 언어학자였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을 읽어나가는 와중에 "언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2026년이 시작된 지 일주일 남짓이 지났다. 새해가 되면 새로운 다짐을 하며, 설레는 마음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몇 년째 기대는 사라진 상황이다. 마치 매일매일의 연장선상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새해도 날짜만 바뀔 뿐 그저 뻔한 하루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다 보니 설렘이 사라지게 된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모를 묘한 안도감과 위로를 받았다. 의외였다. 내가 이 책에서 받았던 위로는 바로 이것이었다.


분명, 우리가 인생을 열심히 살면 살수록 세상은 당신을 무너뜨리기라도 하듯 역경과 고난을 겪게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좌절 속에서 그 이유를 기어코 찾으려 하거나, 

혹은 그것을 해결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한다면 결국 손해 보는 것은 자신일 것이다.

그러니 때때로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은 자연의 법칙이라 생각하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라.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대학 1학년 교양수업의 과제 중 하나가 "나는 누구인가?"로 리포트를 내는 것이었다. 청소년기에도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던 주제를 마주하며 정말 고민 또 고민했던 것 같다. 물론 뭐라고 썼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해답 없는 해답을 찾아내기 위해 참 치열하게 고민했었다. 여전히 그에 대한 해답은 찾지 못한 채, 어느덧 앞자리가 두 번이나 바뀌었다. 


 이만큼 나이를 먹으면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와 무색하게 여전히 나는 참 많은 질문 앞에서 답을 찾지 못하며 매일을 살고 있다. 그런 나에게 비트겐슈타인은 그런 답이 나오지 않은 질문을 부여잡고 고민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어쩌면 이는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을 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보기에는 대단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이 질문은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그 이상의 문제기 때문에 누구도 그 답을 쉽게 낼 수 없다고 말한다. 내가 가진 어떤 단어로도 해답을 끌어낼 수 없는 문제 앞에서 왜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물론 깊이 있는 사색과 고민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찾지 못하는 해답에 매몰되어 진짜 중요한 지금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 보라는 뜻이다.


 그러고 보면 그동안 참 답을 찾지 못하는 문제들 속에 파묻혀 마음 한 쪽을 잃어버리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덕분에 조금은 답답하고 막막했던 문제가 풀려나간 기분이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는 저자의 유명한 문장이 바로 이런 뜻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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