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감성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
제인 오스틴 지음, 김선형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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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만과 편견』, 『에마』에 이어 세 번째 만나는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다. 세 권의 공통점이라면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놀랍게도 이번에 읽게 된 『이성과 감성』이 가장 먼저 쓰인 데뷔작이라는 것!  앞에 읽었던 작품과 독립적으로 읽고 싶지만, 자꾸 두 작품이 떠오르는 면면이 있기도 하다.


 책 속에는 두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성적인 언니 엘리너 대시우드와 감성적인 동생 메리앤 대시우드가 바로 제목에 등장한 두 축을 담당한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내 모습과 비교가 되었는데, 엘리너와 메리앤처럼 나도 여동생이 있다. 거기에 나 역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친정엄마는 어린 시절 우리 자매를 보고, 한 배에서 나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다른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종종 하셨다. (근데 이 말은 요즘 내가 우리 두 아이를 보면서 남편과 주고받고 있다.) 성향만 가지고 본다면 나는 이성적(ISTJ다)인 편인 데 비해, 동생은 감성적(동생은 FP다)인 편이다. 우리 두 아이를 봐도, 큰 아이는 내 성향을 많이 닮은데 비해, 작은 아이는 하루에도 열두 번 울고 웃는다. 대부분의 집의 자매들이 이렇게 성향이 정반대로 보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집을 보자면 이성과 감성 속 두 자매의 모습과 엇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아버지 헨리 대시우드가 사망한 후, 집안의 대부분의 재산은 아들 존 대시우드에게 넘어간다. 부유했던 어머니의 재산을 이미 받았던 존은 결국 놀랜드 영지까지 상속받게 된다. 헨리는 재혼한 부인과 세 딸에게 남긴 재산이라곤 1인당 천 파운드 밖에는 되지 않았다. 헨리가 사망한 후, 존의 아내인 패니는 바로 새어머니의 집으로 쳐들어온다. 사실 시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영지와 저택 역시 자신들의 것이라고는 하지만 막막한 네 여자를 그렇게 쫓아낼 정도로 패니는 악독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존은 새어머니와 세 여동생을 돌봐주겠다는 약속을 했기에 3천 파운드를 추가로 지원하고자 하지만 욕심 많은 아내 패니는 그런 존을 막는다. 너무 큰돈인데다가, 쓸 곳도 없을 거라는 논리에다 자신의 아들이 훗날 힘들어지면 어쩔 거냐는 이유를 대면서 남편을 구워삶는데 성공한다. 


 그렇게 집에서 쫓겨나 친척인 존 미들턴 경이 마련해 준 집으로 거처를 옮기게 된 대시우드 부인과 세 딸. 패니의 남동생인 에드워드 페라스와 서로 마음을 나누게 되고, 그 사실을 대시우드 부인도 알게 된다. 하지만 떠나야 했기에 그녀는 그런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지 않는다. 


코티지에서 반 마일 떨어진 바턴 파크의 집에 살게 된 엘리너 가족을 마중나온 존의 친구 브랜던 대령은 첫눈에 메리앤에게 반하게 된다. 하지만 나이도 많고, 이미 한 번 결혼한 적이 있는 브랜던 대령은 그런 자신의 마음을 대놓고 메리앤에게 말할 수 없었다. 





존 미들턴 경의 장모인 제닝스 부인은 주변의 결혼을 성사시키는 일에 상당히 적극적인 사람이었다. 브랜던 대령을 메리앤과 연결시키고자 하지만, 메리앤은 자신의 엄마보다 5살 적은 아버지뻘의 남자와의 연애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 와중에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다리를 다친 메리앤을 우연히 구해준 존 윌러비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메리앤. 결혼을 약속한 사이가 아님에도 이 둘은 서로에게 푹 빠져 애정행각을 벌인다. 그런 동생이 걱정되는 엘리너가 메리앤을 말리지만, 메리앤은 그런 언니가 답답하기만 하다. (사실 이들이 벌이는 애정행각은 지금의 눈으로 볼 때는 겨우 썸 타는 정도 밖에는 안 보이는데, 당시의 사회적 통념상(?) 메리앤은 물론 엘리너의 혼삿길까지 막을 정도로 결코 적절한 행동은 아니었다.) 


 두 자매의 성향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건이 여럿 있지만 그중 하나가 윌러비가 메리앤에게 선물하기로 한 말에 대한 것이었다. 


 말을 선물받게 된다면... 

1. 하인이 필요하다.(당시 통념상 여성 혼자 말을 탈 수 없었다고 한다.) 

2. 하인이 같이 탈 말 또한 필요하다. 

3. 말을 보살필 마구간과 여물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대시우드 가의 형편상 그런데 쓸만한 돈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성적으로 판단한 언니 엘리너의 말에 메리앤은 윌러비의 선물을 받고 싶었기에 그런 언니의 반응이 답답하기만 하다. 다행히, 어머니에 대한 애정(?)을 핑계로 말 사건은 넘어가게 되긴 했지만 엘리너와 메리앤이 이렇게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부분이다.  





하지만 윌러비가 갑자기 런던으로 떠나게 된다. 이유는 스미스 부인이 자신을 런던으로 보냈기 때문이란다.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함께 언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남기고 갑자기 사라진 윌러비와의 이별은 메리앤에게는 큰 상처가 된다. 하루 종일 울고 다니는 메리앤. 이번에는 에드워드가 등장한다. 오랜만에 재회한 에드워드 앞에서 엘리너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에드워드의 반응만을 살핀다. 근데 이 남자 뭐지? 자꾸 밀당을 하는 것 같다. 


 런던으로 엘리너 가족을 초대하는 제닝스 부인의 둘째 딸 파머 부부의 말을 들은 메리앤은 "런던"이라는 말에 가족들을 설득한다. 그곳에는 자신의 연인인 윌러비가 분명히 있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재회한 윌러비는 오히려 메리앤과 엘리너를 모른 척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윌러비의 이야기에 메리앤은 큰 상처를 받고 사경을 헤맬 지경이 되고 마는데...


 두 자매의 사랑 이야기가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자매가 어떻게 접근하고 반응하는지를 비교하면서 읽는 것도 참 흥미롭다. 이별 앞에서의 반응, 사랑 앞에서의 반응이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책 안에는 처음부터 감성보다 이성을 좋은 것이라고 표현한다. 메리앤과 대시우드 부인에 비해 엘리너를 높이 사는 부분이 처음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감정을 죽이고 냉철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엘리너의 모습이 긍정적으로 묘사되긴 하지만, 자신의 감정의 솔직한 메리앤의 모습 또한 내 눈에는 예쁘게 보였다. 오히려 엘리너는 감성이 메말라 보이기도 했다. 이성적 판단이 중요하긴 하지만, 세상은 이성만 가지고는 살 수 없는 것 아닌가! 물론 장녀기에 누구보다 냉철한 판단력을 지녀야 하는 상황들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나도 장녀다!)


  처음 만나는 번역가의 작품이었는데, 각주를 통해 당시의 통념이나 상황들, 배경지식을 꼼꼼하게 설명해 줘서 정말 이해가 쉬웠다. (마치 해설을 읽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이미 읽었던 오만과 편견도 김선형 번역가의 번역으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기회가 된다면 오만과 편견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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