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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중용 필사책
공자.자사 지음, 최종엽 편저 / 유노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에도 소위 유행이 있다.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는 일력이 한참 유행을 했었다.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데 오랜 시간을 들이기 보다 3분 내외의 시간 동안 꾸준히 매일 하나의 일력을 통해 해당 주제를 공부하다 보면 무엇이든 한 분야의 365개의 지식을 늘일 수 있는 방법이다 보니 꽤 만족스러웠다. 아이들의 학습과 관련된 일력(사자성어, 한자, 속담 등의 문해력 키우기)을 비롯하여 성인들을 위한 교훈과 위로의 말, 그림과 곁들여진 시 등을 만날 수 있었다.
2025년 하반기부터 유달리 자주 보이는 책이 있었는데, 바로 필사 책이다. 관심이 없었는데, 자주 보이다 보니 슬쩍 나도 숟가락은 얹고 싶었다. 기왕이면 교훈이 될만한, 좀 오래 남을만한 문장을 필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난히 2025년은 내게 힘겨운 해였던 것 같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서 마음이 자주 가라앉았고, 조금 회복될 만하면 일어나는 사건들에 마음을 다잡기가 힘들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올해처럼 지워버리고 싶은 해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였다. 2025년의 막바지에 다다른 요즘 떠오르는 생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버텼구나!'였다.
그리고 새로운 2026년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루틴과 마음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필사를 하고 싶었다. 책 안에는 논어의 50문장과 중용의 50문장이 담겨있다.
사실 매일매일 쓸 수 있도록 365개의 문장이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그러지 않아서 고마웠다. 만약 365개의 문장이 있었다면, 매일매일 꾸준히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부담스럽고 힘들었을 것 같다. 합해도 100페이지 정도의 글을 필사하는 것이니, 3~4일의 한 페이지씩, 일주일에 두 번만 쓴다고 생각해도 한 권의 책을 완성할 수 있겠다 싶다.
한편으로는, 2026년은 좀 더 편안하게 한 해를 꾸려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잘 겹쳐진다는 생각도 들었다. 좋은 문장을 더 오래 기억에 남기는 방법은 읽는 것보다 직접 써보는 것이다. 길지 않은 문장과 그 뜻을 눈으로 읽으며 손으로 써본다면 하루를 논어 혹은 중용으로 꽉 채울 수 있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안에 꾸준히 필사를 통해 2026년의 말미에 내 글씨로 가득한 논어와 중용 필사 노트를 보면 뿌듯함이 또 남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생긴다.
꼭 차례대로 아니어도, 읽다가 마음에 담기는 글을 필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읽다 보니, 학창 시절 열심히 외웠던 문장들도 더러 보였다. 아무것도 모르고 외우기만 했던 문장의 깊이가 필사를 하면서 다르게 와닿는다. 문장은 그대로인데, 읽는 내가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필사를 위해 제본 자체가 180도로 펼쳐지는 사철 제본으로 되어있어서 한결 쓰기가 편했다. 중간중간 편역자의 에세이 글이 더해지니 더 깊이 와닿았다. 오랜만에 쓰는 글씨가 낯설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써보니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도 들었다. 마음이 고요할 때도 좋지만, 복잡할 때 필사를 해보는 것도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