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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은 태도가 아니라 인생을 탓하는가 - 아침과 저녁, 나를 위한 철학 30day ㅣ 고윤(페이서스코리아)의 첫 생각 시리즈 3부작 4
고윤(페이서스 코리아)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슬픈 진실은 대부분의 악이 선인이 되거나 악인이 되겠다고 결심하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다는 것이다.
“The sad truth is that most evilis done by people who never make up their mind stone good or evil.”
우연히 철학에 관한 책 두 권을 병렬 독서하게 되었다. 아침에는 칸트 수업, 밤에는 바로 이 책 『왜 당신은 태도가 아니라 인생을 탓하는가』다. 꾸준히 읽어오는 시리즈였기에,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들다가 제목에 베었다. 찔렸다는 표현보다는 좀 더 강했다. 첫 장부터 이 책은 철학을 논하지만, 실생활에 지극히 도움을 주는 철학을 이야기한다는 저자의 말이 의아하게 다가왔다.
솔직히 철학에 대한 책을 자주 읽지만, 글쎄... 실생활에 관련이 있는 철학이라는 말은 좀 낯설었기 때문이다. 병렬 독서 중인 책의 저자 역시 철학의 쓸모라는 표현을 쓰면서, 예쁘지만 쓸모없는 것들의 예를 들어준다. 아마 시간을 두고 읽었다면 둘 다 끄덕였겠지만, 같은 시기에 읽는데 이렇게 반대되는 이야기가 등장하니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저자는 이 중 3명의 철학자의 이야기만 기억해도 성공이라고 했는데, 그 이상이 기억에 남았으니 나는 대 성공인 것 같다. 우선 낯익은 이름들이 여럿 등장한다. 물론 이름만 아는 철학자들도 여럿이긴 하다. 그중 기억에 남는 철학자는 세네카다. 올해 세네카의 책을 한 권 읽긴 했지만, 그가 그 유명한 피의 군주 네로 황제의 스승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다. 그런 면에서 누구보다 세네카는 누구보다 잘 참아야 하는 사람이었을 것 같다. 그가 말한 분노를 가라앉히는 법은 의외로 이성을 찾고 상황을 이해하는 눈을 가지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을 읽기 직전 남편과 큰소리가 오고 갔었다. 가시가 박힌 듯한 말투 때문에 결국은 서로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통화를 끝냈다. '나는 왜 그 말이 유난히 거슬렸을까?' 예전이었으면 틀어진 감정을 고스란히 쌓아두고 말았을 텐데, 이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된 내용이 있다.
우리가 상처를 받는 이유는 그 말 자체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곱씹고 확대 해석하는 반응 때문이다.
사실 고개가 끄덕여졌다. 어떤 의미 없이 한 말이 내 귀에는 곡해되어 들릴 때가 많다. 그렇게 곡해해서 해석을 하다 보면 결국은 안 좋은 쪽으로 해석이 되기 마련인 것 같다. 세네카는 더 힘들지 않았을까? 만약 세네카가 네로의 말을 나처럼 들었다면 그는 오랜 시간 네로 황제 곁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아마 얼마 안 돼서 바로 죽음을 맞이하지 않았을까?

책 안에는 정말 다양한 철학자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서양철학자 뿐 아니라 동양 철학자, 기원전부터 그리 오래지 않은 현대의 철학자까지 다양한 철학자들의 삶에 대한 조언을 건넨다. 그뿐만 아니라 철학자보다는 시인으로 알고 있는 윤동주, 사실 철학자라고 할 수 있으나 우리에게는 철학자로 느껴지지 않는 율곡 이이나 퇴계 이황, 독립운동가 안창호와 안중근, 김구에 이르기까지 익숙하지만 낯선 그들의 삶의 이야기가 책 안에 짧지만 굵게 담겨있다.
사실 철학은 삶과 전혀 관련이 없지...라는 생각을 품고 있었기에, 저자의 말에 동조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만큼 실제적인 방향성과 지혜를 내뿜는 이야기들이라면 철학도 삶의 한 척도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지만 여러 번 읽으며 곱씹으면 좋을 내용들이 많아서 좋았다. 세네카, 한나 아렌트, 노자, 볼테르... 3명 이상의 철학을 통해 공감했으니 이만하면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