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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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글쎄, 지금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너와 젬이 어른이 되면 어쩌면 조금은 연민을 느끼면서, 

내가 너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 이 문제를 되돌아볼 거라는 사실이야.

이 사건, 톰 로빈슨 사건은 말이다, 아주 중요한 한 인간의 양심과 관계있는 문제야......


 드디어 앵무새 죽이기를 만났다. 사실 내가 이 책이 궁금했던 이유는 단 하나다. 이 책의 후속작인 파수꾼을 먼저 읽었기 때문이다. 사실 앵무새 죽이기의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파수꾼을 읽었을 때, '그냥 그런가 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용 면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앵무새 죽이기를 읽은 후 파수꾼을 읽었다면 정말 여느 소설 못지않은 충격과 반전을 맛보게 되었을 거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내용이 무척 궁금했다. 사실 파수꾼은 앵무새 죽이기보다 먼저 쓰인 책이라고 한다. 하지만 후속작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하퍼 리가 타계하기 7개월 전에 발표되었기에 먼저 쓰이긴 했지만, 후속작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이다. 물론 책의 내용 역시 앵무새 죽이기가 먼저긴 하다.


 책의 주인공은 진 루이즈 핀치(스카웃)라는 어린 소녀다. 스카웃은 오빠 제러미 애티커스 핀치(젬)와 변호사인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와 함께 살고 있다. 스카웃이 어릴 때 엄마는 심장마비로 돌아가셨기에, 스카웃은 엄마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대신 흑인 가정부 캘퍼니아 아줌마가  핀치 가문의 살림을 도와주고 있다.  어느 날, 마을에 찰스 베이커 해리스(딜)이 이모 레이철 아줌마 집에 여름을 맞아 놀러 온다. 그렇게 셋은 여름 동안 함께 다니며 친해진다. 이들의 최대의 관심사는 마을에서 이상한 소문이 퍼진 부 래들리 집안에 관한 것이었다. 부 래들리(아서 래들리)가 지나가는 아버지의 허벅지를 가위로 찔렀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미치광이 부 래들리가 과연 살아있는가?'를 비롯하여 각가지 소문들이 마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와중에 이 세 악동은 진실이 궁금해졌다. 정말 부 래들리는 미치광이일까?


 책의 주된 내용은 스카웃이 성장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세상이다. 아버지 애티커스는 흑인 청년 톰 로빈슨의 변호를 맡고 있었다. 애티커스의 주장대로 톰 로빈슨은 죄를 짓지 않았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배심원들에게 사형선고를 받는다. 또한 흑인을 변호했다는 이유로 애티커스와 그의 자녀들은 목숨의 위협을 겪고 욕을 먹기도 한다. 이 책은 단순하게 보자면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 같이 보였지만, 마을에서 불리한 소문에 휩싸인 래들리 가를 비롯하여 일상에서 지나치는 차별의 문제들이 스카웃이라는 소녀의 눈을 통해 드러난다. 내 생각과 기준으로 타인에 대한 판단과 강요를 한 적은 없는가? 내 기준을 가지고 타인을 재단질 하는 경우도 꽤 많다. 적어도 앵무새 죽이기 속의 애티커스 변호사는 그런 소수자를 옹호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자신이 피해를 입더라도 지켜낼 줄 아는 양심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스카웃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삶의 기준점과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다시 파수꾼을 읽어봐야겠다. 이제 좀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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