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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ㅣ 소담 클래식 2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유혜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개츠비는 그 초록 불빛을 믿었다.
해가 갈수록 우리 앞에서 멀어져 가는 미래, 극도의 흥분이 넘치는 미래가 있다고 믿었다.
그 당시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일이 되면 우리는 더 빨리 달릴 것이다.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은 게 2021년이니까, 벌써 4년이 지났다. 사실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었는데, 다른 번역본으로 마주하니 또 다른 느낌이 든다. 아마 그 사이 내가 나이를 먹었고, 또 그때와 다른 상황 속에서 책을 읽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읽을 때마다 처음에 마주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들어온다. 역시 고전소설은 끓이고 또 끓어도 계속 우러나는 사골(?)처럼 계속 읽어봐야 하나보다. 한 번 읽었을 때와 다시 읽었을 때 와닿는 포인트가 미묘하게 달라지니 말이다.
처음 읽었을 때는 제이 개츠비가 참 무모해 보였다. 사랑밖에 모르는 남자! 이미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된 데이지를 왜 포기하지 못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마주한 제이 개츠비는 어떨까? 우선 이 책의 화자를 먼저 살펴봐야겠다. 어쩌면 닉 때문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봐야 할까? 전에는 그랬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사실을 마주했다. 개츠비가 닉에게 일부러 접근했다는 사실 말이다. 닉이 데이지의 친척이라는 것도, 데이지와 꽤 오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이미 개츠비는 간파한 것이다. 물론 그러면서 우연은 가장한 만남도 꽤 오랫동안 준비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돈 낭비처럼 보이기만 하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렇게 쓸 정도로 데이지에게 진심이었던 것일까? 남자는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래서였을까? 하는 여러 생각이 든다.
오래전 연인이었던 데이지와 개츠비. 둘은 진심으로 사랑했다. 군인인 개츠비를 마중 나가려다 엄마에게 들켜 결국 마중 나가지 못한 데이지가 많이 슬퍼하는 걸 보면, 당시의 데이지의 사랑은 진심같이 보인다. 그렇게 전쟁을 위해 떠난 개츠비를 기다리는 곰신은 아니었던 데이지는 오래지 않아 톰 부캐넌이라는 이름의 부자와 결혼을 한다. 목숨을 건 전쟁에서 돌아온 개츠비 앞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사랑했던 연인 데이지는 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때 개츠비에게 데이지가 자신을 떠난 이유가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돈! 그래서 개츠비는 그녀를 되찾기 위한 방법(?)을 몰두하게 되고 부자가 된다. 이제 그녀에게 부를 내보이고 싶다. 그럼 그녀는 자신에게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래서 데이지의 집 맞은편에 큰 저택을 지었고, 매일 밤마다 파티를 연다. 자그마치 5년이나 말이다. 우연을 가장한 데이지의 친척 닉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그리고 닉을 통해 드디어 꿈에 그리던 데이지를 만나게 되는 개츠비. 하지만 이들의 만남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만남이었다. 이들이 만나지 않았다면 개츠비의 이후의 삶은 달랐을 텐데 말이다.
목표를 가지고 아메리칸드림을 이뤄 낸 개츠비에게 유일은 목표는 데이지와의 사랑을 되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연 데이지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이용만 당하고, 결국은 버려진 개츠비의 모습이 너무 서글프다. 그런 데이지의 모습에 실망을 하고 떠나는 닉의 마음은 또 어땠을까? 시간이 더 지나면 데이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직은 이해되지 않는(이미 자신의 남편 톰은 바람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왜 그에게 계속 매달리는 걸까?) 데이지의 모습을 보며, 또 이번에도 안타깝기만 한 개츠비의 모습을 보며 다음번에 만날 위대한 개츠비를 기대해 본다.
개츠비는 그 초록 불빛을 믿었다.
해가 갈수록 우리 앞에서 멀어져 가는 미래, 극도의 흥분이 넘치는 미래가 있다고 믿었다.
그 당시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일이 되면 우리는 더 빨리 달릴 것이다.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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