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행복 -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 열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모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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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년 말 버지니아 울프의 편지를 모은 책을 읽으면서,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시 목마와 숙녀에 등장하는 이름 정도로만 알고 있던 그녀가 소설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게 얼마 되지 않았다. 여전히 내 책장에 꽂혀있는 자기만의 방은 표지만 본 새 책이다. 공식적으로 그녀가 쓴 두 번째 글을 만나게 되었다. 소설가인데, 첫 번째 만난 것은 편지 모음이었고 두 번째 만난 글도 에세이와 일기 모음집이다;;;



 그녀의 삶에 대해 잘은 모른다. 그저 지난번 책을 통해 그녀가 시대에 앞서가는 깨어있는 여성이었다는 사실만 알게 되었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 덕분에 소설가가 아닌 인간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만남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책 안에는 전쟁 중임에도 자연을 돌아보고, 주변을 마주하며 사색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참 많이 눈에 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특별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표현할 줄 아는 그녀는 자연의 다양한 풍경들에 대해 참 아름답고 긍정적인 눈으로 본 바를 글로 남긴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왠지 모르게 빨간 머리 앤이 생각났다. 평범한 풍경을 그녀 특유의 표현들로 채웠던 것처럼, 버지니아 울프의 글 역시 그렇다. 그래서인지, 한편으로 반성을 하게 되기도 한다. 매일 뻔한 일과가 똑같이 벌어지는 데 염증을 느끼고, 지루함을 느끼기에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나와 달리 버지니아 울프는 "우리가 보내는 완벽한 마지막 날이다. " 혹은 "그런 다음 나는 시골에서 놀라울 정도로 행복하다."와 같이 일상에서의  평범한 하루를 참 멋지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책 안에 모든 내용이 아름답고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의 제목에 왜 "행복"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지는 책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쟁은 겪어보진 않았지만, 끔찍한 일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전쟁 자체만 바라본다면, 평범한 일상을 빼앗긴 현실에만 집중한다면 결코 이런 표현들을 사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편, 그랬기에 버지니아 울프는 일상을 돌아보며 더 아름답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또한 해보게 되었다. 덕분에 그녀와 한 뼘 즈음 더 가까워진 기분이다. 다음에는 꼭 그녀의 소설을 읽어봐야겠다. 일상의 아름다움이 소설 속에는 어떤 식으로 묘사되고 표현되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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