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걸작은 만들어진다
톰 행크스 지음, 홍지로 옮김 / 리드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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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나라도 연예인들이 쓴 책을 종종 만날 수 있는데, 그중 대부분이 에세이집이다. 배우 차인표가 쓴 장편소설이 한동안 화제가 되었는데, 이 책 역시 배우 톰 행크스가 쓴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영화를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톰 행크스 하면 떠오르는 작품이 하나밖에 없다. 꽤 오래전에 나온 영화였는데, 아마 나 말고도 톰 행크스 하면 떠오르는 영화로 꼽는 포레스트 검프다. 


 이 책을 읽으며 한 번 더 영화를 찾아봤는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책의 표지에 벤치에 앉아있는 남자와 그 옆에 가방 그림이 바로 포레스트 검프의 공식 포스터였다는 사실이다! 실제 원작의 표지도 같은 것인지, 우리나라만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꽤나 흥미로웠다.


  처음 쓴 소설이 이렇게 두꺼운 벽돌 책이라니! 아무래도 본인이 실제 겪은 영화판의 이야기이기에, 더 실제적으로 그리고 있다 보니 책의 두께가 이렇게 두꺼워진 것이 아닐까 하는 뇌피셜을 해본다. 유명한 영화감독 빌 존슨과 그가 이번에 만들게 된 작품의 원작자이자 강의도 하고 있는 로버트 앤더슨(로비)의 이야기가 초반에 등장한다. 사실 책이 시간 순서대로 가 아니다 보니 처음에는 헷갈렸다. 마치 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했다가 다시 현실로 복귀해서의 순서라고 이해하면 빠를 것 같다. 로비의 작품을 여럿 보았던 빌 존슨은 직원인 얼 맥티어를 통해 로비에게 연락을 하게 된다. 에덴 시리즈 3편을 성공으로 이끈 유명 영화감독 빌 존슨과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된다. 여전히 타자기를 사용해 답변을 하는 괴짜 감독 빌 존슨과 그의 편지에 대한 답장으로 늘 만년필을 고수하는 만화가 로비(다른 이름은 트레브 보르). 로비가 그린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위해 이들은 로비가 태어나기 전, 부모들의 연애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상당히 장황한 과거를 설명하는데 앞 페이지를 투자한다. 처음에는 뭔가 싶었는데, 로비가 만화가로 살아가게 된 계기가 된 외삼촌 밥 폴스의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어서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겪어내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이야기가 이 책 안에 담겨있다.


  그저 멋지게만 봤던 영화감독의 애환이 특히나 눈에 띄는데, 그저 멋진 영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수고에만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작품의 성공(실제로는 흥행을 통한 상당한 수익)에 대한 압박을 받으면서, 각본을 좀 더 디테일하게 만들기 위한 밑 작업, 각본에 등장한 장소를 실제 영상으로 표현해 내기 위한 섭외, 작품과 찰떡인 배우 섭외 그리고 예산을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찍어야 할 날짜까지 하나하나 나열하는 것만 해도 머리가 아픈데, 책 안에는 바로 그 부분을 각 작업별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장편소설이라 하지만, 어찌 보면 영화 한 편의 제작을 위한 다큐로 보이기도 하는 건(물론 이 책의 저자가 톰 행크스이기 때문에 더 그렇긴 하다.) 내 착각이 아닐 것이다.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면서부터 영화에 대한 평이 구구절절 나오는데,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안에 감춰져있던 많은 제작진들의 수고와 땀을 한번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 것 같다. 책 초반에 로비가 한 표현은 톰 행크스를 비롯한 영화인들이 하고 싶은 말이었던 것 같다. 


난 어떤 영화도 싫어하지 않습니다. 

싫다는 감정을 합리화하기에는 영화는 너무 만들기 어려운 법이거든요.

제아무리 형편없는 실패작이라고 해도요.

 

  책 중간중간 곁들여져 있는 만화를 보는 재미도 나름 쏠쏠했다. 책 안에 등장했던 내용들에 대한 만화기에 몰입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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