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세계사 2 - 전쟁과 혁명의 시대 선명한 세계사 2
댄 존스.마리나 아마랄 지음, 김지혜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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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침략전쟁, 즉 자기 나라의 방어를 의미하지 않는 전쟁은 집단범죄다.......

차코전쟁에서 평화조약을 중재한 아르헨티나 정치인 카를로스 사베드라라마스, 1936년

역사의 순간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긴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인류가 문명이라는 것을 가지기 시작한 이래로 사진이 등장한 것은 200년이 채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 또한 상당 기간은 흑백사진에 머물러 있었고, 현재 우리의 눈으로 보는 그대로의 색을 가진 사진이 나온 것은 그로부터 또 시간이 흘렀을 때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꽤 흥미로웠다. 제목처럼 선명한 세계사의 각 장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흑백 사진에 원래의 색을 입히는 작업과 함께 1만 장의 사진 중 200장을 뽑아내는 작업에 2년여가 걸렸다고 한다. 덕분에 좀 더 생동감 있게 역사의 순간을 마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1권이 1850년대부터 1900년대까지를 다루었고, 2권은 190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를 다루고 있다. 1권을 보지 못해서겠지만, 개인적으로 2권이 좀 더 우리가 떠올리는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던 것 같다. 당장 세계 1,2차대전을 비롯하여 히틀러와 레닌, 스탈린, 마오쩌둥 등의 인물들이 등장한 시기가 바로 2권이 서술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우선 책을 넘기며 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이 바뀌고, 제목이 바뀌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의 대부분은 전쟁 이야기였다. 누가 누군가를 죽이고, 빼앗고, 어떤 위해를 가하는 그런 역사가 책의 2/3를 차지한다. 전투와 전투 그리고 또 전쟁. 이번에는 동양에서, 이번에는 서양에서, 이번에는 서부에서, 이번에는 인도에서, 이번에는 러시아에서, 이번에는 오스트리아에서, 이번에는 일본에서... 장소만 달라질 뿐 참혹한 전쟁의 이야기는 책 어느 페이지를 펴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혹시나 싶어서 펼쳐본 1950년대에서 우리나라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싸우는 것은 단지 한국에서만 일어난 역사는 아니다. 또한 전쟁터에 나가있는 남자들을 대신해서 남아있는 여자들이 전쟁 군수품을 만들기 위해 공장에 동원되기도 한다. 이 덕분에 여성의 참정권이 인정되었다는 이야기가 참 씁쓸하기만 하다. 쓸모가 있어야 권리를 인정받는다는 뜻일까?

전쟁의 이야기가 빠지고 난 곳에는 스페인 독감과 대기근, 공황이 차지한다. 설상가상인 걸까? 이보다 더 참혹할 수 있을까? 싶었던 상황에 재를 뿌린다. 끔찍한 사진들도 있다. 뼈밖에 남지 않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누워있고, 목이 잘린 시체가 길에 놓여있다. 이 모든 것이 역사의 한 장면이라니! 끔찍하기도 하다. 물론 그 와중에 연예인인 루이 암스트롱과 마릴린 먼로도 등장한다. 끔찍한 시기에 음악으로, 영상으로 위로를 주었던 인물들이어서 담겨있나 보다. 전쟁과 혁명과 쿠데타로 이곳저곳으로 역사의 장은 옮겨간다. 이 중에는 당시에는 환호를 받았지만, 후에는 끔찍한 욕을 먹은 역사도 있다.

이제는 누구나 주머니에 사진기를 넣고 다니는 시대가 되었다. 사진을 넘어 동영상까지 아무렇지 않게 찍을 수 있을 정도로 발전된 사회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역사를 100년 후 혹은 50년 후 돌아봤을 때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적어도 얼굴을 찌푸리는 역사의 주인공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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