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로 보는 오페라, 막장 드라마!
우주호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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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안타깝게도 오페라는 다른 많은 장르 중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클래식 공연이나, 연극은 접하기에 부담이 없는데, 오페라의 경우는 공연하는 곳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자주 열리는 공연이 아니다 보니 상대적으로 관람료도 상당히 비싼 편이다. 아무래도 오페라는 다른 공연들에 비해 많은 것을 갖추고 있기 때문(오페라 배우뿐 아니라 오케스트라와 무대디자인 등)이 아닐까 싶다.


  그랬기에 오페라 입문서로 읽어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관심이 많이 갔는데, 제목이 상당히 강렬하다. 오페라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던 "막장드라마"가 여기에 쓰여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소위 고전이라고 말했던 작품들을 읽으면서 우리의 아침드라마(라고 적고 막장드라마라고 읽는)와 다른게 도대체 뭘까?!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시리즈로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읽을 때마다 지금보다 더 한 막장에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떠올랐다.


 총 10편의 오페라가 담겨있는데, 제목이 익숙한 작품도 상당수 있었다. 특히, 작년에 읽었던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의 작품도 여럿 담겨있었는데 왠지 반갑기도 했다. 내가 읽었던 책은 푸치니의 생애를 그린 여행 에세이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전기였는데, 작품의 내용을 다루기는 했지만 상대적인 비중이 푸치니의 삶이었기에 아쉬움이 남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좀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사실 책의 제목에서 이미 "막장"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어서 그런지(마치 예방주사를 맞은 느낌이라서), 막상 책을 읽으면서는 '예상보다 덜 막장인 것 같은데...' 같은 생각이 들기는 했다. 우선 책의 구성 자체가 좀 특이했다. 마치 희곡처럼 두 주인공이 대화를 나누는데, 차이점이라면 두 인물 모두 현재 오페라와 관련이 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책에서 주호로 표현되는 이 책의 저자인 우주호는 현직 성악과 교수이자, 35년째 바리톤으로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인물로 책 안에 담긴 10편의 작품에 다 참여해서 공연을 한 인물이다. 주호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인물인 인태는 팬텀 싱어라는 프로그램에서 준우승을 출연했고, 듀에토라는 그룹에 소속된 팝페라 가수 백인태다.

우선은 이 책의 강점이라면 실제 오페라에 주역으로 참여했던 인물과의 대화를 통해, 오페라의 단편적인 지식뿐 아니라 실제적인 경험까지 아우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본인이 경험했던 부분을 좀 더 자세하고 특별하게 담아내기 때문에 더 피부로 와닿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두 인물 모두 음악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오페라의 내용 안에 음악적인 지식이 좀 더 진하게 담겨있다. 그래서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내용만 훑는 게 아닌 좀 더 전문적인 오페라의 내용들을 만날 수 있기에 좀 더 깊은 오페라를 맛볼 수 있겠다.

중간중간 각 오페라에서 유명한 부분들을 이야기해 주다 보니, 해당 제목을 검색해서 같이 들어보면서 읽었는데 우연히 틀었던 오페라 곡을 부른 사람이 백인태여서 놀랍기도 했다. 사실 이 한 권을 통해 오페라를 편안하게 마주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오페라의 내용과 전체적인 구성 등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푸치니의 오페라의 경우 서주 연주가 없이 곧바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니, 푸치니의 오페라를 관람하고자 한다면 꼭 늦지 않게 가야 할 것 같다. 상당수 오페라가 남녀의 사랑과 이별에 관한 내용을 품고 있다. 극의 재미를 위해 그들의 사랑을 훼방하고 괴롭히는 악역이 등장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당연히 막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책의 제목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낯선 오페라를 우선 책을 통해 마주하면서 오페라라는 장르에 대한 부담을 조금은 덜었던 시간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책에서 소개한 오페라(기왕이면 우주호 교수가 출연한 오페라면 더 반가울 것 같다.)를 마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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