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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픽사 인사이드 아웃 2 - 소설
테니 넬슨 지음, 김민정 옮김 / 아르누보 / 2024년 6월
평점 :
인사이드 아웃 영화를 두 편 다 못 봤다. 사실 인사이드 아웃이 애니메이션인 것조차 몰랐다. 같은 회사 직원이 주말에 영화를 보고 왔는데, 너무 감동적이어서 꼭 보라는 말을 했었다. 당연히 성인이기에, 새로 나온 영화(당연히 배우들이 등장하는)일 거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애니메이션이라서 당황스러웠다. 사실 2편이라는 말에, "1편을 안 봐도 이해가 될까요?"라는 내 질문에 "아마 보면 바로 이해가 되실걸요?"라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큰 아이 역시 이 영화를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결국은 영화관에서는 내려간 후여서 아쉬움만 가득하던 차에 책으로 먼저 만나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원작을 먼저 읽는 걸 좋아한다. 영화를 먼저 보게 되면, 상상을 방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에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책으로 만나보니 또 다른 감동이 있었던 것 같다.
주인공인 라일리 앤더슨은 아이스하키 선수다. 그리고 그녀는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있다. 사춘기에 접어든 라일리의 감정의 주 컨트롤러는 기쁨이다. 여러 감정들이 라일리의 제어판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중요한 시합에서 반칙을 한 라일리는 2분 동안 자리를 떠나야 했다. 점수는 3 대 3 동점. 하지만 마지막 시간을 앞두고, 라일리와 그레이스, 브리의 3인방은 결정적인 순간 합심하여 1점을 따내고 경기는 라일리의 팀의 우승으로 마무리가 된다. 기쁨의 도취되어 있던 중, 고등학교 하키 감독이 이들을 찾아온다. 바로 이들이 꼭 가고 싶었던 파이어 호크 팀의 감독 로버츠였다. 감독은 이들을 기술캠프에 초청하기로 한다. 기쁨을 필두로 라일리의 감정들은 무척 행복해한다. 감정들도 함께 기쁨에 도취되어 자축하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리고 기쁨은 라일리의 기억 중 잊길 원하는 나쁜 기억을 따로 모아 신념 저장소로 보내기로 한다. 슬픔에게 같이 동행을 요구하지만, 슬픔은 주저한다. 하지만 기쁨은 신념 저장소에 안 가본 감정은 슬픔밖에 없다는 말로 슬픔을 설득하고, 둘은 신념 저장소로 향한다. 나쁜 기억이 사라지고, 라일리는 한 번 더 성공을 경험하며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더욱 자라나게 된다.
약속한 캠프의 날 아침. 갑작스러운 지진과 같은 공격에 감정들은 당황한다. 제어판이 부서지고 만다. 갑작스러운 공사가 시작되어서다. 그리고 그동안 마주하지 않았던 여러 감정들이 하나 둘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한다. 공사 전에 라일리의 끔찍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한다. 바로 사춘기에 접어들었다는 경고다. 공사로 기쁨을 비롯한 감정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만, 그때마다 고장 난 제어판 덕분에 라일리는 극도의 감정의 널을 뛰기 시작한다. 모든 게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 엄마와 아침부터 여러 가지 얽힌 감정을 주고받으며 캠프에 도착하게 된 라일리. 그곳에서 롤 모델로 삼았던 파이어 호크스 팀의 주장인 발렌티나 오르티스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새로운 감정들이 라일리의 주 감정 컨트롤러를 지배하고, 기쁨을 비롯한 슬픔과 버럭 등의 감정들은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마는데...
우선 감정의 변화가 심해지기 시작하는 사춘기를 시점에서 감정들과 라일리는 서로 상황을 주고받는다. 라일리의 감정이 영향을 받으며 일어나는 상황들이 참 섬세하면서도 흥미로웠다. 이런 감정이 제어판을 만지면, 라일리의 이런 모습이 표현된다는 상상 자체가 무척 흥미롭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책을 읽으며 내 감정에 대해 객관화가 되는 느낌이었다. 가령 내가 버럭의 감정에 휩싸였을 때, 그 상황 자체를 객관화해서 내가 지금 버럭의 컨트롤을 받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불쾌했던 감정이 조금은 내려앉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춘기를 통해 점점 풍부해지는 감정선을 이런 방식으로 표현했다는 게 참 신선했고, 영화로 만나보면 좀 더 디테일한 감정들의 모습과 그 안에서 행동하는 라일리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 참고로 인사이트 아웃 2 아트북도 시중에 나와 있으니 영화를 봤다면 아트북을 통해 더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