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해시태그 한국 민주주의사 청소년을 위한 해시태그
조한성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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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참 좋아한다. 고3 수시모집에 사학과를 넣었을 정도로 한국사를 제대로 배우고 싶었다. 물론 여차여차해서 한국사가 아닌 행정학을 전공하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한국사는 꾸준히 읽고 볼 정도로 여전히 나는 한국사를 좋아한다. 그럼에도 내가 유일하게 잘 안 보게 되는 시대는 근현대사인 것 같다. 굳이 핑계를 찾자면...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근현대사를 제대로 배운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중3, 고3 때 한국사를 배웠는데 수능을 얼마 앞둔 상황인지라 정말 근현대사는 날림으로 배웠었고, 중 3 때도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청소년을 위한"이 붙어 있는 이 책을 보자마자 이번에는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현대사라고 쓰여있지는 않지만, 책 속 한국 민주주의사는 근현대사와 기간을 같이 한다. 우선, 이 책의 제목에 등장한 한국 민주주의사의 시작은 언제일까? 나 역시 8.15 해방 이후 일 거라 생각했는데, 저자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시작을 1894년으로 보았다. 1894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바로 갑오년. 나는 갑오개혁이 떠올랐는데, 저자는 그에 한발 앞서 동학농민운동을 민주주의사의 시작으로 본다. 동학이 중요하게 주장한 만민 평등사상이 바로 민주주의의 핵심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 4부로 이루어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사는 1부에서는 동학농민운동부터 광주학생항일운동까지(일제강점기 포함)를 다루고, 2부에서는 광복 이후부터 이승만 대통령의 부정부패와 하야를 촉발시킨 4.19 혁명까지의 역사가 담겨있다. 3부에서는 박정희 독재 정권이, 4부에서는 전두환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부터 김대중 정권까지의 역사가 담겨있다. 유난히 숫자가 많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정치인이 아닌 민중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피와 땀을 흘리고 결국은 목숨으로 이루어낸 슬프지만 대단한 과거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자유가 과거 조상들의 피맺힌 노력의 성과 때문이라는 사실을 책을 읽는 내내 되새기게 된다.

어찌 보면 시작부터 잘못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금이라면 절대 말도 안 되는, 투표용지를 바꾸는 상황이 그때는 아무렇지 않게 이루어졌고,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정치깡패를 동원해 자신에게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을 구속시키는 상황이 일어나기도 한다.

다행이라면, 과거 왜곡된 역사를 이 책에서는 바로잡고 있다는 점이다. 과오는 포장을 넘어 분장을 하고 어물쩍 넘어가면서 잘한 면만 과장해서 부각시키는 역사의 왜곡이 일본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있지 않았는가? 그런 면에서 이제는 잘못을 들추어 내고, 명명백백 밝힐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도 민주주의가 이루어 낸 변화가 아닐까 싶다. 5.16을 명백한 군사정변이라고 이야기하고, 5.18을 쿠데타나 폭동이 아닌 민주화 운동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아닐까 싶다. 풀뿌리 민주주의라 일컫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한 사람의 욕심에 제대로 목소리를 내고 꾸짖었던 민중으로부터 시작되어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우리의 민주주의가 퇴보하지 않고 올곧은 길을 갈 수 있도록 깨어있는 민중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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