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오후에는 적보다 친구가 필요하다 - 데일 카네기 에센스 DALE CARNEGIE ESSENCE
김범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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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생각이나 욕구에 공감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상대방은 나와 다른 누군가이기 때문입니다.

p. 59

데일리 카네기라는 이름은 인간관계에 관한 자기 계발서를 읽게 되면 무조건 마주치게 되는 이름인 것 같다. 우리 집에도 그의 책 3권이 있다.(안타깝게도 아직 읽어보진 못했다.) 언젠가 읽어봐야지!라는 생각으로 꽂아놓은 지 십수 년이 되었는데, 그보다 먼저 그의 책의 엑기스(?)만 모아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사실 데일 카네기 에센스라는 부제보다 "인생의 오후에는 적보다 친구가 필요하다"라는 제목이 더 끌렸다. 내 나이가 이제 전반전으로 끝내고 후반전에 돌입한 중년이 되었기 때문이다.

20대 시절 40대가 되면 삶이 좀 편해질 거라 생각했다. 힘든 관계 속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거라, 어떤 말에도 넉살 좋게 웃어넘길 수 있을 거라, 타인의 행동을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인간관계는 쉽지 않다. 새로운 직장에 들어갔다. 모두와 잘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래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와 생각이 다른, 맞물리지 못하는 부분들이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했다. 대놓고 평행성을 달리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올렸던 것은 데일 카네기가 말을 참 예쁘게 한다는 생각이었다. 같은 상황에 다른 두 언어가 종종 등장하는데, 듣는 사람 입장이라면 좀 순화시켜서, 돌려서 말하는 것이 듣기 좋았기 때문이다. 내가 거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때론 강조해서) 말하는 편이라서 그런지, 같은 상황에서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고?!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물론 상황을 유연하고 긍정적으로 볼 줄 아는 것 또한 훈련이 필요한 일이겠지만, 확실히 온도차는 클 것 같다. 특히 낯선 사람과의 대화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첫 번째 물음의 대답이 "예"여야 한다는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특히 2장에는 나와 같은 완벽주의자를 위한 조언이 담겨있어서 그런지 더 피부에 와닿았던 것 같다. 나 역시 늘 부정적인 상황을 떠올리거나, 버릇처럼 과거의 실수에 얽매이고 곱씹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이런 사람에게 주는 저자의 조언은 오히려 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라는 것이었다. 오히려 최악에 대비하면서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면, 대부분의 상황은 최악보다는 낫기 때문에 더 수월하게 방법을 찾아갈 수 있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데일 카네기의 저서를 읽어본 적은 없지만, 인간관계에 흔들릴 때마다 관련 자기 계발 서적을 많이 접했던 터라 혹시 뻔한 이야기가 담겨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오히려 실제적이고 팁이라 생각되는 부분들이 상당했다. 실제 상황 속에 대입해서 풀어내서 그런지, 이해하기도 쉬웠고 재미도 있었다. 조만간 집에 묵혀두었던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에 관한 책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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