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의 국어책 - 글쓰기가 쉬워지는 문법 공부!
이재성 지음, 이형진 그림 / 들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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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읽는 국어책이다. 국어라는 단어도 참 오랜만인데, 얼마 전 입학하는 큰아이가 받은 4권의 책 중 한 권이 바로 국어였다. 8살 이전부터 다양한 형태로 우리는 국어를 마주한다. 우리의 말, 우리의 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법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무슨 말인지 모르는 어려운 단어들과 헷갈리는 이름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왜일까? 왜 우리는 매일같이 말을 하고, 글을 쓰면서도 국어문법은 멀게 느껴지는 걸까?

5천만의 국어책이라는 제목만 보고 책을 읽고 싶어졌다.(학교에 입학하는 아이에게 도움이 되기 위한 마음이 가장 컸다.) 근데, 놓친 게 있다. "문법 공부"라는 부제였다. 아마 5천만의 국어책이 아닌, 글쓰기가 쉬워지는 문법 공부가 제목이었다면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라는 핑계가 있어도 읽지 않았을 것이다. (막상 책을 읽고 나니, 저자의 탁월한 제목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책을 읽으며 고개가 끄덕여지는 경험을 정말 오랜만에 해봤다. 이름은 들어봤지만 낯설었던 통사론, 형태론, 음운론 등에 대해서 쉽게 이해하는 것을 넘어, 익숙한 4명의 인물(춘향이, 방자, 향단, 몽룡)을 통해 그동안 헷갈리던 문법을 실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국어문법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니! 진짜 소설책보다 더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는 말로 표현이 될까?

저자는 여러 번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국어 문법은 암기가 아닌 이해를 해야 한다고 말이다. 절대 외우거나, 공부하지 않고 그저 저자가 쓴 내용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활용해 볼 수 있다. 중간중간 삽화가 담겨있기에 더 재미있게 책을 읽고 이해할 수 있었다. 내용만큼이나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각 장의 제목이다. 딱딱하게 쓸 수도 있지만, 기왕이면 재미있게 가 저자의 모토인 것 같다.(예를 들자면 주어의 경우 주어-내가 주인이야!, 주어의 계급장처럼 무슨 뜻인지 확실히 이해는 물론, 덕분에 흥미를 돋우기도 한다.) 의존명사, 관형어, 격조사, 부정부사 등 이름만 들어도 경기가 나는 단어들도 이 책 덕분에 알아갈 수 있었다. 특히 내가 헷갈리던 띄어쓰기 중 '-은,-는, -을, -던' 이 붙어 있으면 뒤에 오는 말은 무조건 뛰어 써야 한다는 원칙과 주의해야 할 '-은지(-는지)와 -을지'에 대해 예시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저자는 필요한 부분만 챙겨서 읽어도 좋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차례대로 읽는 게 이해하는데 편한 것 같다. 두꺼워 보이지만, 막상 읽게 되면 정말 순식간에 페이지가 넘어간다. 우선 익숙한 우리말에 대한 내용 이어서기도 하지만, 그만큼 저자가 쉽게 풀어썼기에 아마 한번 읽기 시작하면 계속 읽게 될 것이다. 제목 그대로 5천만 모두를 위한 국어책이라는 제목이 아깝지 않다. 국어문법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도, 우리 말이 어려운 외국인도, 문법하면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리는 누구라도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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