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혼자 키우던 아이 한소원. 아이는 선택적 함구증을 앓고 있었다. 그저 숫기가 없거나, 낯을 많이 가리는 게 아니라 말을 하기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아이가 처음으로 큰 소리로 엄마를 부른 날. 엄마는 세상을 떠났다. 바로 아이 앞에서 말이다. 그날 이후 아이는 큰 죄책감을 갖게 된다. 유일한 가족인 엄마를 큰 소리라 불렀기에 사고가 일어났다는 죄책감 말이다. 혼자 남겨진 아이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정도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아이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알지 못한다. 열심히 공부했고, 아이는 꽤 젊은 나이에 큰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아이는 그 자리에서 내려온다. 아이에게 무슨 꿍꿍이가 있을 거라 생각한 사람들은 아이에게 색안경을 끼었지만, 그녀가 많은 것을 포기하자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을 뿐이었다. 아니는 소원을 들어주는 앱을 개발한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아이를 찾은 사람들과 아이 자신의 이야기다.
책 안에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미용실 직원, 가족을 떠나 길고양이를 키우고 사는 남자, 행복 검투사로 불리지만 췌장암 3기 진단을 받은 유명 강사, 데이트 폭력으로 하나 있는 동생을 떠나보낸 언니 등 각자의 소원은 모두가 달랐다. 그들은 광고를 보고 소원을 찾아온다. 소원은 그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준다. 하지만 모두가 만족했을까? 과연 소원은 왜 무료로 사람들의 소원을 해결해 주는 일을 하는 것일까?
기억에 남는 이야기 중 하나는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잃고 하나 남은 동생 다은과 사는 언니 다정의 이야기였다. 어떻게 보면 처절한 복수극 혹은 무시무시한 사건이라 생각할 수 있었는데, 생각지 못한 반전을 마주하면서 다행이다 싶었다. 은행에서 일하는 다정은 VIP 고객의 얼굴을 보는 순간 표정관리가 되지 않는다. 바로 그놈 김민준이었기 때문이다. 돈 있다가 유세를 떠는 그는 5년 전, 동생 다은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든 바로 그놈이었기 때문이다. 광고를 본 다정은 소원을 찾아간다. 그놈을 죽이고 싶다... 아니 그놈 또한 동생 다은처럼 똑같은 고통을 맛보게 하고 싶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다정의 이야기를 들은 소원은 그녀의 핸드폰에 앱을 깔아준다. 그리고 다정을 다시 방문한 김민준의 말도 안 되는 행동을 본 다정은 핸드폰을 켜고 그에게 전화를 건다. 얼마 후, 큰 소리가 나고 민준의 차가 가로수를 들이박는다. 그리고 그 사고로 민준은 사망한다. 민준이 사망하자, 다정은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혹시 자신이 건 전화가 남아있을까 봐라. 하지만 다행히 사건은 민준의 심장발작으로 결론지어지고, 오히려 민준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이유로 다정은 동정표까지 받게 된다. 사실 다은이 사망하기 전, 다은은 남자친구인 민준과 그의 친구 두 명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그 장면을 고스란히 찍힌다. 그 일로 다은은 자살을 하게 된다. 다정은 민준의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다은을 성폭행했던 민준의 친구들을 찾기 위해서다. 과연 다정은 복수의 성공할 수 있을까?
책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저마다의 상황과 과거, 사연을 가지고 있다. 책 중간중간 드문드문 등장하는 소원의 이야기는 각 사연과 어우러지면서 또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죄책감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소원이 여러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그녀 역시 조금씩 변한다.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된 것이다. 소원을 통해 각자의 소원을 이루어가는 사람들. 끝이 애매하게 끝나서 왠지 더 여운이 남는다. 소원성취 고객센터 2권을 만날 수 있을까? 다음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