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 클래식 리이매진드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올림피아 자그놀리 그림, 윤영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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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나이를 먹어서 오즈의 마법사를 읽었다. 그래서인지 오즈의 마법사는 다른 책보다 감상적이지 않고 비판적이었던 것 같다. 기존에 읽었던 책들은 예쁜 삽화와 둥글둥글한 그림들에 빠져 들어서 읽었던 그림책 느낌이었다면, 소소의 책에서 나온 버전은 한결 더 세련되고 좀 더 현대적이다. 책 표지 가득한 초록색은 바로 위대한 마법사인 오즈를 상징하는 에메랄드 시를 떠오르게 만든다. 그리고 안경은 오즈를 만나기 전 문지기로부터 받은 녹색 안경을 떠올리면 될 듯하다. 깨알같이 안경이 OZ가 적혀있다. 표지 가득 센스가 넘친다.

오즈의 마법사의 이야기는 아마 누구나 알 것이다. 부모 없이 헨리 삼촌과 엠 숙모 밑에서 자란 도로시는 캔자스 대평원에 살고 있던 중, 회오리바람에 의해 집채로 하늘로 날아간다. 회오리바람 속에서도 안정적인 기분을 느낀 도로시는 토토와 함께 침대에 누워서 잠이 들었다 깬다. 깨어난 그녀를 먼치킨의 나라 사람들은 큰 소리로 환영한다. 바로 도로시(정확히는 회오리바람에 날아간 도로시의 집)가 동쪽나라 마녀를 죽였기 때문이다. 죽은 마녀의 발에 신겨진 은색 구두를 받은 도로시는 그저 캔자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다. 회색빛이 가득한 캔자스지만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삼촌 내외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북쪽 나라 마녀는 도로시에게 에메랄드 시의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찾아가면 캔자스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와 함께 키스를 받고 길을 떠난다. 길을 가다가 까마귀를 쫓으라고 세워둔 뇌를 갖고 싶은 지푸라기 허수아비, 나쁜 마녀에게 온몸을 잃고 심장까지 잃어버린 양철나무꾼, 겁이 많아 용기를 갖고 싶은 사자를 만나 오즈를 만나기 위한 여행을 계속한다. 과연 이들은 오즈를 만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오즈의 마법사의 큰 반전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읽을 때마다 놀랄 따름이다. 사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에, 이들의 서로를 도우며 여행을 떠나면서 이들이 정말 갖고 싶어 하는 것들이 이미 그들 안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발견하게 되었다. 늘 위기의 순간마다 지혜를 발휘해 무리를 어려움에서 구해내는 브레인 허수아비, 작은 벌레를 밟았다는 것에 큰 죄책감을 느끼며 매 순간 주위에 생물들에게 상처를 줄까 봐 전전 긍긍하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 양철나무꾼, 용기가 없다 하지만 어려움의 순간마다 주저하지 않고 친구들을 지켜내는 겁쟁이 사자까지 이들의 여정의 순간순간마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발휘한다. 오즈를 만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는 생각과 달리 그들이 만난 오즈는 위대한 마법사가 아니었다. 그리고 도로시를 제외한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었지만, 도로시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꿈은 실패할 것 같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랬다면 모든 아이들이 슬퍼하지 않았을까?

여러 번 읽었기에 내용은 다 알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며 기대가 되었던 것은 바로 일러스트 때문이었다. 게임 속에 들어간 것 같은 일러스트와 녹색과 금색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오즈의 마법사 속 삽화들은 새로운 감각으로 책을 마주할 수 있도록, 깊이 빠져들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렇기에 어린이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고 감히 표현하고 싶다. 새로운 일러스트와 함께 한 오즈의 마법사를 통해 익숙함과 새로움의 두 가지를 맛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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