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시작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새로운 해마다 세우던 목표들이 나이가 들수록 힘을 일어간다. 어차피 안될 텐데...라는 생각이 자꾸 내 마음에 들어와서 인 것 같다. 그럼에도 매년 성경 1독은 목표이자 생활이 되려고 노력한다. 문제는 출근하는 주 5일만 성경을 읽는다는 함정이 있지만 말이다. 로마서는 사실 내게는 기피 대상인 말씀이다. 구약의 레위기나 민수기처럼 신약의 로마서 역시 이해가 쉽지 않고 어렵다. 그래서 늘 로마서를 읽게 되면 초반에는 뜻을 헤아리려 노력하지만 중반부에 이르면 자연스레 포기(?) 하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랬기에 2024년 시작을 로마서 365와 함께한다는 사실에 부담감과 기대감 양쪽을 다 마주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로마서 365의 첫 번째 권으로, 1월부터 4월까지 약 4개월간 로마서를 묵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다시 말하자면 앞으로 2권의 로마서 365가 더 등장한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우선 로마서에 대한 개괄을 통해 로마서가 어떤 말씀이며, 로마서 안에는 어떤 말씀이 담겨있는지를 설명해 준다. 매일 한 절씩 읽어나가는 것도 좋지만, 기왕이면 로마서가 어떤 말씀인 지를 알고 읽으면 더 깊이 묵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로마서를 설명하면서 저자는 성 어거스틴을 비롯한 마틴 루터, 장 칼뱅, 존 웨슬리 등의 인물들을 이야기한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로마서를 읽고 회심하거나 삶의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로마서를 읽은 그들을 통해 기독교는 탄탄하게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저자는 살리는 로마서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현대인들에게 신앙생활을 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 무엇일까? 나는 바쁨이라고 생각한다. 성경을 읽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없어서"라고 답을 한다. 물론 그 이면에 마음이 없어서라는 좀 더 솔직한 대답이 있겠지만 매일 분주히 살아가는 삶에서 시간을 떼어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를 하는 삶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매일 출근길 성경을 3장씩 읽고 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로마서 365는 그런 부담감을 조금은 덜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매일 로마서의 한 절이 오늘의 말씀으로 주어진다. 그리고 말씀과 그에 대한 묵상과 해설이 두 페이지 분량이다. 이 안에는 말씀과 말씀에 대한 해석과 기도와 오늘의 목표까지 담겨있다. 덕분에 하루 두 페이지 분량의 글을 여러 번 읽으며 곱씹을 수 있다. 그날의 말씀을 읽으며 어느 하루도 마음에 박히는 내용이 없던 날이 없었다. 때론 전 날 읽었던 말씀을 다시 읽어보기도 했다. 1년 1독이 아니더라도, 1년 동안 로마서를 깊이 있게 묵상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은혜가 아닐까 싶다. 덕분에 올해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1권뿐 아니라 2권, 3권을 통해 올해는 꼭 로마서를 제대로 맛보고 싶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말씀을 읽는 것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통해 살아내는 것 아닐까? 로마서를 통해 올 한 해 좀 더 장성한 분량에 이르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