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참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책이 좋았고, 지금도 출근 가방 안에는 언제나 책이 한 권 이상 들어있다. 물론 핸드폰에 전자책도 있어서 어디서든 남는 시간에는 늘 책을 읽는다. 이 책의 서평을 쓰며 블로그를 둘러보니, 서평을 작성한 책이 50여권 빠진 2천 권이다. 읽고 서평을 쓰지 않은 책도 상당하니 참 많은 책을 읽었구나 싶다. 문제는... 그렇게 열심히 읽었지만, 읽은 지 얼마 안 되는 책임에도 내용이 헷갈리거나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리즈로 이어지는 작품들의 경우, 시간이 흐르면 앞 이야기가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면 내가 쓴 서평의 도움을 받는다. 흥미롭게 읽었음에도 왜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는 걸까? 그래서 저자의 이 제목이 부럽기도 하고, 과장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떻게 한번 읽은 책을 절대 잊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인가?
이 책에는 GC카드 활용법을 중심으로 자신의 독서법을 만든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일주일의 한 권의 책을 읽는 저자는 1년에 50권을 읽는다고 한다. 사실 나는 한 달에 20권 정도의 책을 읽는 편인데, 다독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살짝 들긴 했다. 책을 읽는 이유 때문이다. 책을 왜 읽는가? 나 역시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타인의 경험을 간접이나마 체험해서 지식과 지혜를 얻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독서를 위한 독서를 할 때도 많다는 사실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내가 부러웠던 것은, 제목 그대로 한번 읽은 책을 다시 되새김할 수 있는 저자만의 방법이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이는 이 방법을 통해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니! 놀라웠다. 내 경우는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기는 작업이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다. 나 역시 서평을 남기는 이유가 내가 읽은 책을 다시 기억하기 위해 서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평과 함께 GC(Gain & Change) 카드라는 이름으로 특허까지 출원한 자신만의 독서법을 소개한다. 보통 문구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 손바닥 크기의 단어장(왼쪽 위에 구멍이 뚫려 있고 고리로 연결하는 형태의 카드)을 이용하여 한 권의 책을 읽고 얻게 된 것을 적는다. 제일 위 칸에는 책의 제목과 저자(옮긴이) 그리고 책을 읽은 날짜를 쓴 후,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문장을 적는다. 두 번째 칸에는 책의 내용을 요약하여 적는다. 뒷장에는 책을 읽으며 얻게 된 것들(정보나 지식, 위로, 힐링 등) 그리고 마지막 칸에는 행동 또는 생각의 변화를 적는다. 그리고 이 카드를 개인이 구분한 카테고리별로 보관한다.
책 표지에 담긴 한 권 읽으면 3배를 남기는 독서의 기술은 과연 무슨 뜻일까? 우선 일주일 동안 책 한 권을 읽는다. 읽으며 기억에 남는 문장에 표시를 한다. 그리고 마지막 날 GC카드를 작성한다. 일주일에 거쳐 1권을 읽고(1독), GC카드에 기억에 남는 문장과 내용 등을 적고(2독), 카드를 분류해놓는다. 비슷한 내용의 책을 마주하거나, 책이 필요할 때 자신이 적은 내용을 다시 한번 마주한다(3독). 이렇게 한다면 정말 저자의 말대로 잊기가 힘들 것 같다. 이미 1독과 2독을 통해 책의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바꾸었기에 확실히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에서 특히 김정운 교수의 에디톨로지를 여러 번 언급한다. 나 역시 에디톨로지를 읽었다. 참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기에 제목이 기억난다. 그런데, 내용은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같은 책을 읽었지만, 저자는 그 책을 통해 GC카드 활용법을 고안해냈는데, 나는 글쎄...
이 책에는 자신이 책을 가까이하면서 겪게 된 변화와 GC카드 활용법, 그 외에도 어떻게 하면 독서를 꾸준히 할 수 있을지 등의 경험담이 담겨있다. 새해가 시작되었다. 매년 독서의 목표를 세우고 있다면, 저자의 책을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분명 독서의 시작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