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도 신사 아르센 뤼팽 - 오리지널 완역 일러스트 에디션
모리스 르블랑 지음, 벵상 말리에 그림, 권은미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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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는 3년 전, 정확히 알려진 어떤 과거 행적도 없이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대뜸 아르센 뤼팽이라 밝혔는데,

지능은 뛰어나지만 부패한, 부도덕하지만 관대한, 이상한 조합의 인물이죠.

드디어 만났다. 괴도 신사 아르센 뤼팽. 탐정계의 조상님인 아르센 뤼팽과 셜록 홈즈. 아쉽게도, 셜록 홈즈는 책으로 몇 번 만나본 데 비해 아르센 뤼팽은 이번이 초면이었다. 하지만 이름은 무척 낯익은 그와의 만남은 신선했고, 흥미로웠고, 놀랍기도 했다. 신출귀몰한 그의 능력은 정말 눈앞에 있으면서도 그가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였는데, 100년 도 더 된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세련됨을 간직하고 있다. (1905년 당시에는 얼마나 놀라웠을까?!)

이 책 역시 셜록 홈즈의 시작과 같다. 등장하자마자 잡히다니... 물론 그렇게 끝났다면 절대 괴도 신사가 아닐 테지만... 좀 더 극적인 장치를 위해 저자가 이런 분위기를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셜록 홈즈에게는 대놓고 돕는 왓슨이라는 인물이 있었는데, 아르센 뤼팽에게는 그를 돕는 무리들이 있다. 그들의 도움으로 아르센 뤼팽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자신의 계획대로 수행할 수 있다. 대신 아르센 뤼팽에는 그와 파트너 격인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가니마르 형사다. 늘 뤼팽의 뒤를 쫓는, 뤼팽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보는 인물이다. 그렇게 보자면 정적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지만, 둘의 케미 역시 은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뤼팽에게 당하고(?) 눈물짓는 그를 위로하는 뤼팽이라니... 이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과연 있을까?

뤼팽은 신출귀몰하다는 표현보다는 여러 문명의 이기를 사용할 줄 아는 똑똑함을 가진 인물이라고 평하고 싶다. 감옥에서 탈출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 특히 그랬다. 법정에 선 뤼팽을 보고 뤼팽이 아니라고 선언하는 가니마르 형사. 그리고 그 조차 자신을 데지레 보드뤼라고 이야기한다. 조사한 결과, 정말 데지레 보드뤼란 걸 알고 법정은 패닉 상태가 된다. 하지만 그는 정말 뤼팽이 맞았다. 어떻게 된 걸까? 아무리 봐도 그는 뤼팽이 아니었다. 외모가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그런 뤼팽은 가니마르를 만나 그 비법(?)을 설명한다. 그런 장면이 작품 속에서 여럿 있었다. 이런 걸 눈앞에서 코 베어간다고 하는 걸까? 앞에 두고도 당할 정도니 정말 대단할 뿐이다. 거기에 유창한 언변은 서비스다.

뤼팽에도 역시 로맨스가 존재한다. 첫 번째 장에서 등장하는 넬리 양 말이다. 과연 이들의 썸은 계속될 것인가?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은 바로 양대 산맥인 헐록 숌즈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오타가 아니다. 헐록 숌즈가 맞다. 무슨 나훈하 처럼 셜록 홈즈를 그럴듯하게 흉내 내는 인물일까? 궁금하다면 일러스트까지 곁들여진 괴도 신사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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