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사고력 - 인류 진보의 핵심적인 역할
마르크 가스콘 지음, 에두아르드 알타리바 그림, 손성화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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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의 동화와 드레퓌스 사건은 진실은

일시적으로 가릴 수 있지만 끝내 밝혀지기에

권력에 맞서 비겁함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진실을 말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고 있어요.

학창 시절 나는 극도의 FM인 학생이었다. 선생님이 하는 말은 죽는 시늉까지 한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하라는 것만 따라가는, 어찌 보면 다루기 쉬운 학생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런 내 성향에 대해 나름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튀는 행동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향이 아주 강하다. 지금은 달라졌을 거라 생각하지만, 내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질문을 하는 아이를 선생님도, 친구들도 썩 좋게 보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수업이 끝나기 얼마 전에 하는 질문은 정말 눈으로 하는 욕을 먹을 정도였다. 모두가 Yes라고 하는데, No라고 말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광고도 있었지만... 글쎄...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근데, 변화는 바로 그 반대와 비판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 불편한 걸 참지 않고 왜 불편한 건지, 바꿀 수는 없는지 고민한 사람만이 변화를 이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역시 그동안 많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No라는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No라고 표현하는 게 나쁘거나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이다. 더 나아가 아이들과 비판적 사고력의 필요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세계사 속 비판적 사고력이 없어서 실패한 사례와 비판적 사고력이 끼친 긍정적 사례들을 책 한 권을 통해 마주할 수 있다. 한 파트의 이야기가 아닌 역사와 경제, 과학, 정치 등 다양한 내용들이 책 속에 등장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사건 속에 담긴 문제들, 여성의 참정권을 놓고 벌어진 운동들, 트로이 목마나 공룡 멸종과 같은 이야기들뿐 아니라 넷플릭스나 제너럴 모터스 파산 사건도 다룬다. 과거의 이야기뿐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이거나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과 온라인 조작 등의 내용들을 통해 앞으로의 우리 삶에 대해서 역시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한다.

전체적으로 글 밥이 많지도 않고, 그림과 부연 설명 등을 통해 다양한 주제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고학년 아이라면 아이 혼자 읽거나 친구들과 함께 읽고 토론을 할 수도 있겠다 싶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며 당연하게 넘겼던 사건들 속에도 비판적 사고를 갖췄을 때 미연에 막을 수 있는 일들이나 사고를 통해 변화된 상황들을 보며 인간의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똑같은 사고를 가진 사람들의 사회는 통제는 쉽지만, 변화와 진보를 이뤄낼 수 없다. 고인 물을 썩게 마련이듯, 생각의 변화는 어디서든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생각의 반경을 넓히는 데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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