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지식이 쌓이면 다음 단계로 나가고 싶은 것은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겨우 동물 이름만 떠듬떠듬 이야기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 순간 나보다 동물에 대한 지식이 앞서기 시작한 큰 아이가 요즘 한참 흥미로워하는 놀이는 단연 퀴즈다. 어린이집을 하원할 때마다 심심풀이로 했던 스무 고개에 관심이 생기더니, 요즘은 수시로 퀴즈놀이를 하자고 성화다. 퀴즈라는 것도 출제자가 그만큼의 지식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덕분에 내 책뿐 아니라 아이의 놀이를 위한 고민까지 늘어나던 차에 내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줄 방법을 만나게 되었다.
100개의 퀴즈가 담긴 동물 퀴즈 백과. OX 퀴즈뿐 아니라 객관식과 주관식, 퍼즐 맞추기, 줄긋기와 빈칸에 공통으로 들어갈 글자까지... 지루할 틈 없이 색다른 문제들이 계속 등장한다. 하지만 뻔한 문제라면 한두 문제 풀다가 쉽다고 식상해 할 텐데, 성인인 내가 보기에도 궁금하고 아리송한 문제들이 계속 등장한다. 덕분에 주말과 추석 연휴를 한결 편안하게 보낼 수 있었다. 내가 퀴즈를 내고, 남편과 큰 아이가 문제를 맞히는 형식으로 하다 보니 졸지에 퀴즈대회가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덕분에 지루한 시간을 흥미롭고 재미있게 보낼 수 있었다. 문제와 답만 나와있는 게 아니라, 문제에 보기로 등장하는 동물들의 생태나 생김새 등이 그림과 글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은행식 퀴즈 백과가 아니라 정말 동물에 대한 지식이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그중 우리 가족이 제일 흥미로워했던 문제 몇 가지만 이야기해 보자면... 하마의 순우리말은 무엇일까? 하는 문제였다. 사실문제를 읽으며 '하마가 우리말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번도 하마라는 이름의 뜻(?)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이 그냥 하마는 하마라고 단순히 외웠던 암기형 지식의 폐해가 이렇게 또 튀어나오는 건가? 싶을 정도였다. 하마는 한자로 강(河)+말(馬)로 물에 사는 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하마의 순우리말은 무엇이었을까? 다행히 3지 선다 객관식 문제였는데, 1. 물뚱뚱이, 2. 물뚱땡이, 3. 물뚱띠였다. 정답은 무엇일까? 그와 함께 하마의 생태와 사진이 등장해서 더욱 흥미를 돋우었다.
또 다른 문제 중에는 "토끼는 건강을 위해 자신의 똥을 먹어요"에 대한 OX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도 전혀 알지 못했던 질문이 등장했다. 과연 정답은 무엇이었을까?
어린이를 위한 퀴즈 백과지만 성인도 함께 문제를 풀면서 빠져들어가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한 손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사이즈기 때문에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읽기 좋을 정도로 보관이 간편했고, 전체가 컬러로 되어있는데다가 각 동물들에 대한 사진이나 그림이 담겨있어서 모든 연령이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100문제를 풀고 보니, 역시 예상대로 아이가 상당히 많은 문제를 맞혔다. 물론 중간중간 찍은 문제도 있었겠지만, 스스로 좋은 점수에 뿌듯해하고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어서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