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만나는 조경아 작가의 책이다. 특이한 점이라면 내가 만난 세 편의 작품의 주인공의 이름이 모두 테오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혹시나 했다. 3인칭 관찰자 시점과 복수 전자의 주인공 테오는 동일 인물이었다. 이번에도 테오였기에 혹시나 했는데, 이름만 같고 성은 달랐다. 전 작의 인물은 강테오였고,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반테오였으니 말이다. 이번에도 테오는 특이한 성향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연석동에 연달아 사건이 일어난다. 공통점이라면 사망한 사람들이 다들 지병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과 가족이 없이 홀로 지내는 독거인이나 무연고자였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자신의 집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는 것. 사건을 조사하던 형제 남제영은 이들이 사망하기 전 한 남자가 이들의 집을 다녀갔다는 사실을 제보받는다. 그리고 바로 그를 검거한다. 그의 이름은 반테오. 테오를 추궁하기 시작하는 제영은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테오가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테오가 풀려난다. 그리고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어려서부터 타인과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길 좋아했던 테오는 왕따를 당하고 학폭을 당한다. 다행이라면 테오보다 어린 여동생 반고희가 성격도 싸움도 한가락 하는 인물이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오빠 테오를 괴롭힌 아이를 찾아가 함께 운동하는 선후배들과 함께 제대로 응징한 후, 누구도 테오를 괴롭히지 않는다. 한 사건을 계기로 테오는 학교를 그만둔다. 검정고시로 학력을 인정받는다. 그리고 집안 차고에 들어앉아 자신만의 세계를 가꾸어나간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힘들어하지만, 타인에게 도움이 줄 수 있는 일까지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테오는 자신이 딸 수 있는 자격증을 취득한다. 그중 하나가 공인중개사였다.
부모님을 가게 일로 바빠서 집에 잘 들어오지 않으셨다. 동생 고희 역시 독립을 했기에 집은 테오만의 아늑한 보금자리였다. 그러던 어느 날, 독립을 선언했던 고희가 다시 집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테오의 아지트인 차고에 자신의 짐을 하나 둘 옮기기 시작했다. 테오는 불편했다. 그래서 고희를 위한 집을 찾기 시작한다. 문제는, 집을 찾아 둘러보다가 자신의 재능을 발견했다는 데 있다. 집에 발을 들인 순간, 집에 모든 것이 3D로 다가왔다. 살고 있는 사람의 생활패턴이나 직업, 나이, 성격 등이 집을 보는 순간 떠올랐다. 고희를 내보내기 위해 부동산을 찾던 중 과거 안면이 있던 임서라를 다시 만나게 되는 테오. 테오의 부모님과 서라의 부모님이 가까이 지냈기에 서라와도 어울렸던 기억이 있는데, 마지막으로 본 것은 서라의 부모님 장례식이었으니 10년이 넘었다. 그 사이 서라는 많이 변해있었다. 그리고 부동산을 경영하는 정화산업개발의 대표가 되어 있었다.
고희의 집을 알아보는 것과 별개로, 테오는 부동산 관련 상담도 하고 있었다.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 편에서 구제하는 일에 자신의 지식을 동원해서 도움을 줬다. 부동산 사기에 가담한 공인중개사를 찾아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동네의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 테오는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전에 집을 보여줬던 부동산을 찾아 집을 보러 간 날. 엄청난 악취가 진동을 했다. 처음 맡아보는 악취였다. 아무리 문을 두드리고 연락을 해도 연락이 닿지 않자 테오는 집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신을 발견한다. 이상한 우연은 테오가 보고 다니는 집마다 얼마 후, 집 주인이 사망한 채 발견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테오는 범인이 아니었다. 누군가 테오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 과연 배후에서 테오를 범인으로 몰아가는 그의 정체는 누구일까?
사건을 풀어가며 테오는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또 다른 재능도 발견한다. 바로 추리 능력이다. 집을 보는 순간 집에서 사는 사람의 모든 것이 영상으로 보이는 이상한 능력을 가진 테오. 그리고 그 능력을 토대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간다. 사실 테오는 예민한 사람이긴 했지만,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타인과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는 것이 낯설었을 뿐... 그런 테오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또 다른 감동을 맛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