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인간 - 인생을 단단하게 살아내는 25가지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강민지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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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명한 사람은 멈출 줄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무례한 사람 때문에 역정을 내지 않고 낙담한 사람 때문에 활기를 잃지 않도록

주의하는 중도를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나서지 않거나 대담함을 숨겨서도 안 됩니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두 번째 만나는 책이다. 사람을 얻는 지혜를 통해 그의 명성을 이미 맛보았기에 이번 책도 기대가 되었다. 특히 사람을 얻는 지혜 보다 앞서 출간된 완전한 인간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책이라고 한다. 어찌 보면 누구보다 기본적인 인간의 도리와 지혜를 이야기하지만, 그 안에는 무조건적 순응이나 순종, 도덕만을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 책에는 25가지의 완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그중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기량과 기질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기량과 기질의 차이점이 과연 무엇일까? 기질은 타고난 천성을 말하고, 기량은 후천적 지성을 말하는데 저자는 이 둘을 인간을 만드는 두 개의 축이라고 표현한다. 타고난 천성은 쉽게 바꿀 수 없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성숙한 기질을 타고난 것은 복이라 할 수 있지만 기질과 함께 기량의 발전도 중요하다. 물론 이 둘을 적절하게 맞추어가는 노력이 필요한데, 여기서도 과유불급의 의미를 맛볼 수 있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스페인 철학자이자 사제였기에 책 내용 중 성서를 인용하는 부분이나, 기독교인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등장하긴 하지만 종교적 색채가 강하게 띄는 편은 아닌지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 중 하나는 벌과 파리에 대한 이야기와 과시에 대한 이야기다. 벌은 꿀을 찾는 최고의 선택을 하지만, 같은 선택을 해도 파리는 더러운 냄새를 좇는다. 두 곤충은 둘 다 열심히 하지만 하나는 최고의 선택을, 하나는 최악의 취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다. 많은 것을 갖춘 사람들임에도 잘못된 선택으로 모든 능력을 잃는 경우를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살던 때뿐 아니라 현대를 사는 우리 또한 종종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우리 또한 삶의 많은 선택을 하면서 살고 있다. 벌과 파리의 예를 통해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의 중요성을 쉽게 마주할 수 있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책은 지극히 도덕적인 길만을 조언하지 않는다. 때론 적절한 융통성과 상황을 이용하는 지혜 또한 필요하다고 설명하는데, 그런 면에서 과시 또한 적절히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번에도 공작새와 까마귀, 백조 등의 비유를 통해 드러내는 것의 장점을 이야기한다. 물론 과시를 할 때도 때에 맞춰, 적절하게 절제하며 과시해야 한다.

신중한 위장은 칭찬할 만한 과시입니다.

능력을 숨길 때 진정으로 그 능력이 알려집니다.

보이지 않을 때 호기심을 더 자극하기 때문이지요.

과시를 적절히 활용하면 효과는 더 커집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탁월한 능력을 한 번에 드러내지 않아야 합니다.

은근히 드러내면서 상대가 눈치를 채게끔 전진해야 합니다.

이번에도 중도와 절제의 이야기가 눈에 여러 번 띄었다. 서양이든 동양이든 적절한 타이밍에 맞게 절제하며 행동하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라고 이야기한다. 17세기를 살았던 스페인 철학자의 이야기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통용되는 걸 보면, 삶의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리 다르지 않은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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