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가진 자가 권력을 가진다.
과로로 인한 사고사로 아버지를 잃고 김지섭. 지애 남매는 아버지의 보험금으로 어머니와 함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암으로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두 남매는 서로를 의지하며 일상을 이어간다. 하지만 큰돈 앞에서 욕심이 생긴 지섭은 주변 직원들의 말을 듣고 가상 코인과 주식에 투자를 했다가 반을 잃는다. 여동생의 등록금마저 대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씁쓸했지만 여기서 팔기에는 뭔가 아쉬웠다. 지섭과 싸운 지애는 그날로 집을 나간다. 전에도 종종 한 번씩 가출을 한 적이 있는지라, 이번에도 그럴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도 지애는 돌아오지 않는다. 지애와 친했던 친구 역시 지애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
지섭은 손해사정사다. 손해 사정회사는 고객이 고액의 보험금을 청구했을 경우, 보험약관에 해당되는 사고인지를 조사하는 일을 한다. 다드림 보험에서 지섭의 회사로 위임된 사건은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20대 중반 여성 박연정의 사건 조사에 대한 것이었다. 이불을 털다 9층 아파트에서 떨어져 하반신 마비가 된 연정을 찾아간 지섭.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가 입원한 병원을 비롯하여 조사가 이루어진 경찰서까지 다니면서 자료를 수집한다. 근데, 의무 기록 사본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는 지섭. 연정이 의식을 차린 후, 누군가가 뛰어내리라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적혀있었다. 다시 연정을 만나는 지섭은 연정으로부터 자신을 돌봐준 언니 조은희로부터 사주를 받았다고 한다. 근데 조은희는 연정의 보험설계사였다. 은희는 연정에게 아이를 데리고 오려면(연정은 장현성이라는 남자와 애인 사이였는데, 임신을 알리기 직전 현성과 헤어졌고 혼자 아이를 낳았다.)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 집으로 찾아온 은희가 나가고 10분 후 연정은 9층에서 뛰어내린다. 하지만 조사를 한 결과, 은희는 연정 사건이 있기 한 달 전 사망했고 은희 앞으로 나온 사망보험금의 수익자가 연정이었기에, 이미 지급까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도대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캐면 캘수록 실종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꼬리를 물고 드러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조은희가 있었다. 조은희가 낯이 익은 지섭. 과연 그는 은희를 어디서 만난 것일까? 사라진 동생 지애는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 말은 사실일까? 돈 앞에 노예가 된 세상, 돈만 준다면 뭐라도 하는 사람들이 널려있는 사회. 소설 속 이야기라지만, 현실이 반영되어 있기에 씁쓸하기만 하다. 애써 이건 소설일 뿐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보험금을 타려고 아들의 손가락을 자르고, 만삭인 아내 이름으로 거액의 보험에 들었다가 사고사로 위장하여 보험금을 타내려는 이야기를 이미 뉴스에서 접했던 터라 그저 상상 속 이야기라고 치부하기에는 답답했다. 한참 문제가 된 백내장 수술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었는데, 실손보험에 가입되어 있냐는 의사에 물음에 있다고 대답했더니 고액의 수술을 해야 한다길래 의사에 말대로 했는데 결국 보험금을 받을 수 없게 된 주부와 같은 상황에서 금감원에 신고를 해서 보험금을 받게 된 이야기가 비교되며 등장하는데 정말 기가 막혔다. 그런 면에서 몰입해서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밤을 꼬박 새우며 새벽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