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씨 나쁜 탐정은 자해 공갈범이나 마찬가지 군 그래.
정의감에 취하기 전에 자신이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게 좋아.
언젠가 똑같은 꼴을 다할 테니까."
얼핏 표지 그림을 보고 분홍색 이불에 누워있는 여인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보고 깜짝 놀랐다. 이불이 아닌 핏빛 욕조에 앉아있는 여인이라니... ㅠ 제목의 의미 또한 궁금했는데, 세상에야... 제일 마지막에 가야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첫 장면부터 무시무시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1978년 11월 18일 오후 가이아니 공화국 바리마와니 주의 작은 마을 조든 타운에서 자살 사건이 벌어진다. 그들은 교주 짐 조든에 의해 미국에서 가이아니 공화국으로 넘어와 자신들만의 타운을 구성한 종교집단이었다. 푸른빛의 청산가리를 탄 음료를 마신 아이들과 사람들은 하나 둘 끔찍한 모습으로 죽어간다. 이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간 사람들은 잡혀서 똑같은 음료를 마시고 죽는다.
한편, 이보다 앞선 10월 30일 " 명탐정에게 맡겨라"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지도가 있던 탐정 요코야부 유스케가 사망한 채 발견된다. 그는 밀실 같은 방 안에서 배에 총을 맞은 채 죽어 있었고, 민박집 토담 앞 도로에는 가슴에 총을 맞고 사망한 사체가 발견된다.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탐정 오토야 다카시는 조수이자 대학생인 아리모리 리리코와 함께 사건 현장에 도착한다. 공교롭게도 이 사건은 10년 전 연쇄살인마였지만 미제 사건으로 분류된 108호와 관련이 있었다. 바로 요코야부가 맞은 총탄이 108호가 사용했던 권총과 일치한 것이다. 밀실처럼 문이 닫혀 있었고, 사건 직후 앞에 있는 바다에 뭔가 떨어지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는 목격자 증언에 따라 오토야는 탐정 요코야부가 108호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하지만, 조수인 리리코는 그의 말에 동조하지 않는다. 탐정은 108호에게 당한 것이고, 도로에 쓰러져있던 작은 사체가 바로 108호라는 것이다. 10년 전 사건 당시 10대로 확인된 그가 1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아이의 몸을 하고 있는 것은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과연 이 둘 중 누구의 추리가 정확했을까?
오토야가 탐정이 되기로 한 이유는 어린 시절 삼촌과의 기억 때문이다. 아름답게 포장되긴 했지만, 그는 탐정이 된다. 살인사건을 추리하는 탐정이 아닌, 불륜 사건을 파헤치는 탐정 말이다. 우연히 그를 찾아온 아리모리 리리코를 만난 후 그의 탐정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리리코는 당시 문제가 되었던 사기 기업과 종교단체와 연관된 대형 사기 사건을 파헤쳤기 때문이다. 탐정 보다 더 능력 있는 조수라니...!
리리코는 학교에서 주관하는 종교 세미나의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다는 사실을 탐정 오토야에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돌아오기로 한 날이 지나도 리리코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리리코의 집을 찾아온 한 남학생으로부터 학부생은 종교 세미나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분명히 리리코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하다. 결국 소꿉친구인이 자 기자인 노기 노비루의 도움으로 리리코를 찾아 나선다. 종교단체기 때문에, 일본에서 온 열광 신자라는 가면을 쓰고 조든 타운에 입성한 둘은 실수로 가지고 있던 신문이 발각되면서 노기는 총에 맞아 사망하게 되고, 오토야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과연 그를 도운 사람은 누구이고, 오토야는 리리코를 무사히 구해낼 수 있을까?
초반부터 인물들이 사망해서 무척 당황스러웠다. 요코야부 탐정뿐 아니라 노기 기자 그리고...
마지막까지 긴장하면서 읽게 되는 건, 뭔가 끝나지 않은 것 같은 이야기 때문이다. 흘려듣게 되었던 어떤 이야기가 생각보다 중요한 이야기였다는 사실도 말미에 되어서야 아! 하면서 놀라게 된다. (후일담에서 언급을 했기에 그마저도 기억난 거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그동안의 작품들과는 선이 다르다. 주인공이라고 뭐 어떻게 되지는 않으니 말이다. 과연 내가 생각한 인물이 주인공이 맞을까? 싶기도 할 정도다. 타인의 입을 통해 주인공의 이야기가 들려지니 말이다. 더 이상은 스포가 될 것 같아서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