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무임술차 좀 할게요 - 방구석 혼술 유튜버의 인생 해장 에세이
이다정 지음 / 북라이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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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성공은 한 세트다. 둘 중 하나만 있으면 서운한 짜장면과 짬뽕처럼.

그래서 세상은 공평하게 짬짜면이라는 것을 만들었지.

역시 사람은 행복의 밭 몇 개가 비워져 있어야 머리가 잘 돌아간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많이 웃었던 것 같다. 저자의 필력에 한 번, 허심탄회하게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 솔직함에 한 번, 왠지 모를 공감에 또 한 번. 유튜브를 안보지만, 이 정도로 흥미롭다면 인기가 있을만하다 싶기도 했다.

술을 즐겨서 회식마저 즐거운(나는 술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어서 회식이 즐겁지 않은 것일까?) 저자는 의외로 우울할 때는 금주를 한다고 한다. 보통의 경우는 우울할 때 술을 마시지 않나? 이렇게 자신만의 색이 뚜렷한 저자이기에 지금껏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고수해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올 6월부터 만 나이로 바뀌어서 상당수가 나이가 줄었다고 좋아하지만, 저자는 어떻게 먹은 나이인데 순식간에 빼앗기냐며 반대적 의견을 내뱉는다. 그와 함께 다시 사는 36세이기에 선물 받은 기분으로 잘 살고 싶다는 예상치 못한 답도 내놓는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참 많고 상상의 나래를 펴지만, 정작 현재 남자친구조차 없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비혼 주의가 아니기에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의연함과 아직은 중매라는 말보다 소개팅이라는 말로 이성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모습도 귀여웠다. 나이가 들수록 소개팅이 덜 들어온다고 넋두리를 하지만, 누구와의 만남이건 술안주가 맛있는 곳으로 약속 장소를 잡고 첫 만남에서부터 소주를 시키는 대범함은 절대 쉽게 가질 수 없다는 사실. (본인은 자만추라 하지만, 글쎄요.... 아무리 열린 마음의 소유자라도 첫 만남부터 술잔을 기울이면 저자의 경험대로 애프터가 들어올 수 없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엔조이보다는 결혼을 염두에 둔 만남일 테니까...)

책 속에는 직장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수 등장한다. 입. 퇴사 경력만 놓고 보자면 한참 선임인지라(나는 두 번째 직장에서 14년째 근무 중이다.),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흥미 또한 마주할 수 있었다. 직장과 가족 이야기에서 저자는 정말 긍정적인 생각의 소유자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일 년에 두 번씩 결혼에 대한 잔소리 타임(명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직장을 다니길 포기한다는 센스는 아무나 범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 말이다.

비록 대기업을 다니지 않아도, 멋진 남친이 없어도,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없어도 내 삶을 내 스스로 만족한다면 그걸로 ㅇㅋ 아닐까?의 자세는 참 부러웠다. 수시로 주변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끌어내리는 성격을 가진 나로서는 저자의 무한 긍정의 자세를 얻고 싶었기 때문이다. 저자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착각 속에서 책 한 장 한 장을 넘기다 보면 눈물이 핑 도는 이야기도, 배꼽 빠지게 웃픈 이야기도 있다. 비하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상황(?)들도 특유의 건강함으로 가볍게 넘기는 자세는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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