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며 경제학과 회계학을 전공필수과목으로 이수했다. 현재 하고 있는 일 역시 회계분야이기에 나름 금융상식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거기다 세계사를 좋아하기에 경제사를 비롯한 관련 분야 책을 종종 읽고 있는지라, 그래도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의 상당수는 알 것이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아... 내가 참 무지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책 속 이야기 전부가 생소한 것은 아니었지만, 처음 접하는 부분이나 수박 겉핥기 식으로 아주 기본적인 개념 정도만 알고 있는 부분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금융이 이렇게나 다양하고 다채로운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고, 역시 책 제목 그대로 "하룻밤에 다 읽는" 소설처럼 빠져들어서 읽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금융 화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은행(Bank)의 역사가 1부, 투자에 관한 각종 용어가 등장하는 것이 2부, 위험관리하면 떠오르는 보험과 관련된 이야기가 3부에 등장한다. 이 책 한 권이면 금융과 돈에 관한 역사와 개념 그리고 관련 지식을 한 번에 잡을 수 있기에 금융에 관한 궁금증을 상당수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1부를 읽으며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바로 Bank의 어원에 대한 이야기와 최초의 국제금융 조직이라 할 수 있던 템플기사단에 대한 내용이었다. Bank는 어디서 나왔을까? 놀랍게도 Bank는 과거 환전 상이 업무를 보는 테이블로 쓰던 방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테이블 위에는 환전에 필요한 비품인 저울, 금고, 장부 등이 올려져 있었을 텐데 모습만 다를 뿐 현재의 은행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템플 기사단의 본업은 기독교인 보호와 성지 회복이었는데, 추후 부업인 금융업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띄게 된다. 성지의 회복과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각지에 지부가 설치되고, 이들을 돕기 위한 돈이 모이면서 이들은 환전상이자 결제 등과 같은 금융업을 겸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끝은 참 허무했다. 프랑스의 필리프 4세가 막대한 빚을 없애기 위해 템플 기사단원들에게 누명을 씌워서 화형에 처하고 조직을 와해시켰기 때문이다.
2부에서는 투자 용어를 중심으로 설명하는데, 과거나 현재나 버블이 문제가 된다. 남해회사에 투자했다가 상당한 돈을 잃은 뉴턴과 반면 버블이 꺼지기 전에 처분을 해서 막대한 이익을 얻은 헨델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뿐만 아니라 IMF 때 외환은행 사건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은 기업사냥꾼이라 불린 론스타와 관련된 PEF에 관한 이야기나 반려견 중 가장 부유한 셰퍼드 품종견 군터 6세가 가진 재산이 5억 달러라는 사실에 놀랐다. 물론 동물에게 재산을 상속할 수 없지만, 군터 6세는 어떻게 재산을 가질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내용은 신탁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3부에서는 각종 보험들이 등장하는데, 현재 건강보험의 전신인 장기려 박사가 만들었던 청십자 의료보험 조합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아픈 환자들을 무상으로 치료해 주다 보니 상당한 적자에 시달렸던 복음 병원은 그럼에도 장 박사의 신조를 거울삼아 환자들을 치료한다. 그리고 환자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청십자 의료보험 조합은 현재 국가적으로 보장되는 요긴한 보험이 되었다.
그 밖에도 기억나는 부분이 참 많지만, 내 짧은 글로는 그를 다 담을 수 없어서 마냥 아쉽기만 하다. 딱딱한 이론이나 개념이 아닌 역사적 예와 함께 그림, 도표 등을 통해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한결 이해하기 쉬웠다. 하룻밤에 다 읽는 경제 에스프레소 금융을 읽고 나면, 관련 용어들이 등장해도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금융이 뭔지 궁금하다면, 관해 해지펀드, 선물, 옵션, 스와프, 주식과 채권 등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면 일독을 권한다. 아마 이 책을 통해 흥미와 상식의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