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마물의 탑 모토로이 하야타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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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의 모토로이 하야타 시리즈 두 번째 권은 등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실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인 검은 얼굴의 여우는 읽지 못했지만, 하얀 마물의 탑 중간중간에 앞 이야기가 살짝 등장했던지라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대신 궁금증이 쌓였을 뿐^^)

만주 건국대학에 진학한 하야타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전쟁에서 진 조국 일본을 다시 세우는 데 도움이 되고자 탄광 광부가 되지만, 괴이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 이후 등대 관리 양성소에 들어가 이번에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등대 관리 업무에 배치된다. 말이 등대관리지, 그에게는 등대를 관리하는 일뿐 아니라, 자살을 막고 자살하려는 사람을 구해내는 업무까지 추가된다. 첫 부임지에서 자살하려는 소녀는 구해냈지만, 소녀가 한 이야기는 이해할 수 없었다.

새로운 곳으로 배치되어 길을 나선 하야타는 부임하는 날부터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등대까지 하야타를 데려다주기로 한 고깃배 성장이 선뜻 그곳에 가는 것을 주저하는 것이다. 파도가 심하다는 핑계를 댔지만, 하야타는 뭔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든다. 결국 한 민박집에 머물게 된 하야타에게 민박집 주인 여자는 이상한 말을 하며 하루를 더 묵고 가라고 이야기한다. 등대까지 가려면 산을 넘어야 하는데, 등대까지 하야타를 데려다주기로 한 사람에게 품삯을 많이 주기로 하지만, 약속한 날 나타나지 않는다. 더 이상 지체될 수 없기에 길을 나서는 하야타에게 도시락을 싸주며 하얀 집에 머물지 말라는 이야기를 건네는 주인. 그려준 지도를 가지고 산길을 가는데, 소름 끼치는 소리가 하야타를 따라온다. 결국 길을 잃고 곤란한 처지에 놓이는 가운데 공포감이 엄습한 순간, 그의 앞에 불빛과 함께 한 여인이 나타난다. 그녀의 이름은 하쿠호로 백녀라고 불리는 시라쿠모의 손녀였다. 하쿠호에 의해 집에 머물게 되는 하야타는 가면과 같은 얼굴을 가진 할머니 시라쿠모를 마주하자 두려움이 배로 커진다. 민박집 주인이 싸준 도시락을 열자, 그 안에는 "절대 하얀 집에 머물지 마세요"라는 쪽지가 나온다. 하야타는 길을 나서고자 하지만, 하쿠호는 목욕물을 데워주고 목욕을 도와주는 듯 선의를 베푼다. 그녀 몰래 길을 나서려다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하야타는 하얀 괴물이라는 뜻의 시라몬코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다음 날 길을 나서는 하야타에게 할머니가 만든 부적을 건네는 하쿠호. 겨우 등대에 도착한 하쿠호는 등대장인 이사카 고조로부터 자신이 머물렀던 하얀 집과 민박집 주인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20년이 지난 그때 이사카 고조가 경험한 일이 자신에게도 되풀이되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과연 하야타가 등대를 찾아 나서면서 겪었던 그 공포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이사카 고조와 하야타가 구했던 그 여인은 동일 인물일까?

책의 표지부터 해서 책 내용 내내 떠오르는 것은 "흰색"이다. 무슨 존재인 지조차 알 수 없는 하얀 물체(하얀 마물) 때문에 공포가 배가 된다. 도대체 그 존재가 누구길래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실제 얼굴을 대놓고 드러내지 않은 체 주위를 도는 것일까 싶은 생각에 책을 읽는 내내 소름이 돋는다. 평범한 도시가 아니라, 외떨어진 곳 바다 한가운데 우뚝 선 등대라는 장소가 주는 두려움이다. 검은 바다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적막한 곳에서 벌어지기에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 없는, 그렇기에 더 외롭고 두려울 수 있는 등대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사건이기에 다른 어떤 작품보다 더 공포스러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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