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
이동건 지음 / 델피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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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우린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다"를 흥미롭게 읽었다. 근데 끝이 뭔가 아쉬웠다. 워낙 열린 결말로 끝나는 작품들이 많으니, 아쉬움을 뒤로하고 책을 덮었다. 근데, 후속작이 등장했다. 반가웠다. 애매한 끝이 이번에는 제대로 된 결말을 맞이하겠구나! 싶어서였다.

소리 소문 없이,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고 철저히 살인을 하는 살인 병기 박종혁. 대천이라는 대기업의 회장 김필정의 아들 김태수를 죽인 것을 시작으로 그는 김필정의 사주를 받는다. 그리고 연결된 정치검사 이진수. 일개 검사가 어마어마한 일을 벌이고 있다. 킹 메이커라고 해야 할까? 평검사임에도, 그와 연결되지 않은 인사들이 없다. 그리고 그의 계획은 100%에 가까울 정도로 실행률이 좋다. 한 수 뿐 아니라 몇 달 후 이루어질 일까지 예측하고 그에 대한 방비를 해둔다. 이 정도면 점쟁이급이 아닐까? 김필정에 이어 다선 의원인 김성국까지 살해한 박종혁은 이진수에 의해 해외로 떠나게 된다. 돈도 원하는 대로 받았음에도 박종혁은 늘 불안하다. 이진수가 자신의 목숨을 노릴 때가 올 거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진수가 자신을 죽이기 전에, 자신이 먼저 나서야 한다. 한국에 들어온 박종혁은 이진수를 같이 칠 힘 있는 정치인을 찾기 시작한다. 그 시기에 이진수는 어르신이라 불리는 정치인 3인방을 감옥으로 보내버린다. 그들의 비리가 까발려지고, 당은 급속도로 힘을 일어가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다음 대통령으로 최성진을 선택한 이진수는 최성진을 조종하기 시작한다.

이진수를 쳐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최창길과 이원택을 만나는 박종혁. 협박 아닌 협박으로 우선 이진수를 가둬두라는 말을 남긴다. 이원택은 워낙 몸을 사리는 사람이기에 박종혁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발을 뺐지만, 최창길은 박종혁의 말에 넘어가서 이진수를 가둔다. 하지만, 이미 박종혁이 자신을 배신할 계획까지 생각하고 있던 이진수는 최성진을 시켜 박종혁을 협박하기 시작한다. 결국 이진수가 시킨 모든 죄는 철저히 최창길에게 뒤집어 씌워졌고, 그 일로 최창길은 구속된다. 결국 최창길은 감옥 안에서 자살까지 하게 된다. 이진수가 벌인 일이었다. 그 모든 수를 알고 있던 이원택은 최창길의 장례식장에 나타난 이진수에게 더 이상 올라오지 말라고 강하게 협박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번 편의 주인공은 박종혁이 아닌 이진수였다고 볼 수 있다. 책 속에 이루어지는 모든 이야기는 그의 계획을 넘어서는 게 없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작은 균열 하나가 결국은 모든 것을 무너뜨린다는 말이 이 작품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과연 그 균열은 무엇일까?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뭔가 또 아쉽다. 긴장하며 읽고 읽었는데, 중반부 즈음에서 주인공이 급 사라진다. 당연히 짜잔! 하고 나타날 거라 생각했는데 하하....;;;그리고 끝도 뭔가 급하게 맺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악의 축이 좀 더 철저히 망가지기를 바랐지만 말이다. 반전이라면, 어쩌면 주인공 박종혁 보다 더 주인공 같은 이진수의 과거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점?이라고 할까? 더 이상의 후속작은 없을 듯싶다. 아니, 외전 식으로나 프리퀄 식으로 이진수의 좀 더 제대로 된 과거 이야기나 진짜 이진수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도 흥미로울 듯싶다. 이 책에서 다룬 한 장의 이진수의 과거는 뭔가 아쉬우니 말이다. 끝까지 악이라 생각했던 이진수의 나름 풋풋했던 과거를 들여다보니 그 모든 시작은 복수였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물론 그 복수가 어떤 면에서는 이루어지긴 했지만, 그 복수를 위해 자신 또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으니 복수는 결국 또 다른 복수로 끝났다고 볼 수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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