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불행 - 사람은 누구나 얇게 불행하다
김현주 지음 / 읽고싶은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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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랑보다 우정이 더 중요하지 않아?

사랑은 끝나면 그만이지만 그래도 우정은 영원하잖아."

"그렇지만 사랑은 멈출 수 없잖아. 마음은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평생을 꽃길만 걷는 행복만 경험하는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 행복한 순간 속에서도 종종 불안하고, 기분이 상하기도 하니 말이다. 그렇다면 그런 시간들은 불행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의아했다. 불행이면 불행이지, 얇은 불행은 과연 뭐란 말인가? 평범한 일상 속에 한 번씩 뒤엉키는 감정과 상하는 기분들을 저자는 얇게 불행하다는 말로 표현한다. 사람은 누구나 얇게 불행하다는 말의 의미가 곱씹어진다.

주인공 소영은 봄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20대 동안 4번의 사랑을 경험한다. 20살의 풋풋한 짝사랑, 23살의 뜨겁고도 무서운 사랑, 26살의 떠나버린 사랑, 그리고 29살의 어른의 사랑까지... 소영이 만났던 사랑의 모습은 제각기 다르다. 그런 그녀는 사랑의 시간들을 통해 어떤 행복과 얇은 불행을 경험했을까?

20살의 소영은 같은 수업을 듣는 사랑과 친구가 된다. 늘 웃는 소영과 달리 사랑은 자신의 주장이 있는 아이였다. 그리고 또 한사람 하늘. 늘이 어디에 있건, 소영은 늘을 의식한다. 그의 목소리, 그의 움직임까지 다 느껴지고 자꾸 집중된다. 하지만 늘은 사랑을 향해 마음을 연다. 하지만 사랑은 늘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이 없다. 사랑과 하늘 그리고 소영. 어긋난 사랑의 모습은 소영에게 우정과 사랑의 다른 점을 선명하게 알려준다. 늘의 옆에 남고 싶어 애써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소영은 그래서 아프다. 늘과 함께 하고 싶지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순간 늘과 함께 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소영은 늘과의 우정을 택한다.

대학 졸업반 즈음 소영은 학원에 취업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학원에서 만난 수학 선생님이 이상하다. 처음에는 관심이고 호의였다. 하지만 소영이 이야기해 주지 않은 것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 무서웠다. 그래서 자꾸 그 사람을 피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제자인 고등학생과 건과 사랑에 빠진 소영. 호감과 스토킹 사이의 사랑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가을과 겨울을 거치며 소영은 또 사랑을 한다. 마음이 먼저 갔던 20살의 사랑과 달리 20대의 마지막 사랑은 겉보기에는 완벽했다. 누구보다 잘 맞는 현과의 사랑은 튀지 않았고, 소영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랑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와 사랑을 할수록 소영은 점점 사라져간다. 잘 웃는 소영의 모습이 사랑을 닮아가려고 하면서 사라진 것처럼 그렇게 소영은 점점 자신을 놓친다.

네 번의 사랑은 소영에게 어떤 그림자를 남겼을까?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 시간들이 쉽지 않다. 그의 두 배가 되는 나이가 된 나 역시 과거의 사랑을 추억하면 아쉬움도 아픔도, 씁쓸함도 동시에 떠오르니 말이다. 깊은 행복의 아래에는 얇은 불행이 도사리고 있다. 어떤 사랑도 100%의 행복만을 가지고 있을 수 없으니 말이다.

그래도 사랑보다 우정이 더 중요하지 않아?

사랑은 끝나면 그만이지만 그래도 우정은 영원하잖아."

"그렇지만 사랑은 멈출 수 없잖아. 마음은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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